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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토‘클레임’빈발 품질보증이 필요하다

[테마기획]5년새 2배 성장‘1600억 시장’

김진삼 기자  2008.07.18 15: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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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은 지난 5월 6일 예년보다 일교차가 심해 벼 못자리의 뜸묘와 입고병 발생이 우려된다며 철저한 예방을 당부했다. 공교롭게도 이 당부가 나간 후 전국 각지에서는 뜸묘와 모가 말라죽는 현상이 빈발했다.

지금까지도 피해 원인을 놓고 상토라는 주장과 상토만의 문제이기 보다는 일교차가 크고 고온에 의해 발생했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 다. 이 사건을 계기로 상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지만 상토시장은 안개 속에 가려져 있 다는 지적이다.

# 수도용 상토 거래량 ‘1243억’
상토는 1979년 일본에서 못자리용 상토가 시판된 후 우리나라에선 1984년 (주)부농에 의해 상용화됐다. 그러나 처음 통일계 벼의 육묘용 상토가 공급됐지만 시장진입까지는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좋은 상토가 개발되고 실용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상토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 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농촌의 고령화 및 노동력 절감을 위해 육묘시장과 함께 상 토시장이 커지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그동안 시장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처음으로 공식적인 통계가 공개된 것은 지난달 24일. 이날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에서는 최근 빈발 한 뜸묘와 말라죽는 현상을 놓고‘못자리육묘 진단·평 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농진청은 국내 상토시장은 2002년 760억원에서 2007년 1613억원으로 114.6%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불과 5년 사이에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이 가운데 벼농사용 이 1200억원 수준이고 원예용은 400억원 시장에 달한다.

-상토시장 - 2002년 760억원→2007년 1613억원(114.6% 증가)
-수도용 상토 거래량-1243억원(2760만포×4500원) 수준

생산업체로는 농협 계통공급 21개 업체와 상토제조협 회 소속 회원 9개업체 등 30개 업체에 달한다. 대규모 투 자가 필요없다는 점에서 비료업체가 대부분 생산에 참여 해 풍농과 동부하이텍 등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주원료 수입의존, 가격도 천차만별
상토는 양질묘 생산에 적합한 물리, 화학, 생물성을 갖 춘 자재로 농작물을 기계적으로 지지해 주고 각종 양분과수분을 공급해 주는 활성화된 물질이다.
 
수도용과 원예용, 기타로 구분되고 수도용은 중량, 경량, 초경량, 매트로 분류된다. 원예용 은 채소육묘용과 화훼용, 기타는 조경용과 특 수작물용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전년도 10월 중순부터 당해 연도 6월까지 생산·판매하게 된다.

특히 수도용 중량 상토는 25일에서 30일 키 워내는 바닥 모 육묘에 적당하지만 무게 때문 에 20ℓ씩 포장된다. 경량 상토는 8일 모, 15일 모를 키워내기에 적합하고 가벼워서 40ℓ로 포 장돼 공급된다. 최근 경량 상토가 빠르게 늘고 있다.

상토의 주원료는 자연광물질, 일반 지원과 부산물로 이뤄진다. 가격은 재료에 따라서, 같 은 재료라도 품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자연 광물질로는 제오라이트, 규조토, 적토, 마사토 등이 있다. 일반 자원은 피트모스와 질석(버이 큐라이트), 펄라이트. 부산물은 코코피트가 가 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들 상토 원료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코피트와 피트머스는 전량 수입하고 질석은 국내에서 생산되지만 균일하 지 않고 가격도 비싸다는 지적이다.

# 기후·날씨에 민감, 불안요소 높은 아이템
상토시장이 비약적으로 늘어났지만 수도용은 포화상태, 원예용은 정체기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특수화훼 분야는 앞으로 더욱 성장 하고 약액재배시스템으로의 전환에 따라 배지 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덜란드와 같이 포트와 상토, 종자가 포함 된 맞춤형 제품 등 다양한 제품도 개발될 것으 로 보인다. 또 부가가치는 낮지만 사용처와 공 급량이 분명한 농자재라는 점에서 상토시장은 안정적 발전을 거듭할 것이 관련업계와 전문 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그러나 시장이 커지면서 그동안 나타나지 않 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바이오분야 로서의 상토는 작물에 맞는 산성도(pH)와 염 도(EC)를 유지해야 하고 재고보관 등 조금만 방심해도 위험률이 높은 제품이다. 이는 상토 가 날씨와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불안요 소가 높은 아이템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실제 올 들어 이 같은 불안요소는 전국 각지 에서 발생되면서 민원문제가 발생했다. 못자 리가 뜨는 뜸묘 현상에 이어 모가 노랗게 타들 어 가는 등의 클레임이 발생했다.

▶ 클레임 사례 1) 경기 평택시 포승읍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지역 100여명 농민들 은 상토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다며 해당회사 에 지난 5월부터 3억원 규모의 피해보상을 요 구해 왔다. 이들은“모가 노랗게 타들어가고 못자리가 뜨는 등 뜸묘가 발생했다”며 포승읍 상토피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위원회가 제시한 피해규모는 모판으로 10만 여장. 이는 모판 1장을 33㎡(10평 규모)정도로 계산할 때 330만여㎡로 330ha(100만평)에 달 한다. 위원회는 7월말까지 모판 1장당 3000원 보상기준으로 총 3억원 수준의 피해보상을 요 구하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해도 물이 흡수되지 못하는 등의 상토 피해로 모판 1장당 2500원의 현금과 500원 상당의 비료 등을 현물로 보상받았다.

해당 회사는 이와 관련“7월말까지 피해를 보상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며“어떤 형태 로든 보상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피해규모와 금액 등의 자료가 필요하지만 8월까지 보험처 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9월 중 선 보상할 수 있 다”는 입장이다.

▶ 클레임 사례 2) 경북 의성군 서부 6개면 경북 의성군 안계·구천·단북면 등 서부 6 개면 지역에서도 뜸묘와 모가 말라 죽거나 누 렇게 변색되는 현상을 보였다. 이 지역은 1000 여 농가에서 피해지역만 1300여ha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피해원인을 놓고 상토업체와 농민들 간의 팽 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명확히 원인 을 규명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경북 농업기술원에서 공급된 상토의 산성도 분석을 의뢰한 결과 공급업체가 제시한 산도범위를 넘어서 공급업체도 피해에 대해 자유롭지 못 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경북 성주와 대구시 달성군 일대 참외·수박 시설재배 농가들이 상토 품질 문 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된 상토를 전량 회수하고 새로운 상토를 공급 하는 등 홍역을 치루기도 했다.

▶ 클레임 사례 3) 충북 청원·음성군 충북 청원군 강외면과 음성군 금왕읍 일원에 서도 모 생육상태가 이상이 발생해 상토를 둘 러싼 논쟁이 일고 있다. 특히 금왕읍 지역의 피해면적이 74ha에 달하면서 농민들은“누렇 게 바랜 모와 모판을 뒤집어 보면 썩은 모들이 즐비하다”며 상토에 이상이 있음을 지적했다.

음성군과 충북농업기술원 조사 결과 음성지 역 상토에서 산성도와 염도가 정상치를 넘어 선 것으로 나타나 공급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공급업체가 첫 피해가 발생한 8개 농가에 대해 보상키로 했지만 60여 농가로 피 해농가와 피해면적이 확산되면서 피해보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조금 지원에 걸 맞는 안전장치 필요 전국에 걸쳐 모 생육상태의 이상이 발생되면 서 피해원인으로 높은 기온과 일교차가 주범 으로 꼽히고 있다. 농촌진흥청도 4월 중순이후 평년보다 주·야간 일교차가 크게 나타나면서 벼 못자리에서 뜸묘나 입고병 등 못자리 병해 발생을 우려하고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4월 하순에 최저기온이 평 년보다 2℃ 낮은 날이 5일, 최고 기온이 예년 보다 2℃ 높은 날은 4일로, 최고 일교차가 20 ℃ 이상 벌어진 날도 4일이나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지역 상토 공급업체 가 자유롭지 못한 것은 농업기술원과 농업기 술센터에서 조사한 산도와 염도의 농도가 기 준치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평택농업기술센터가 피해지역 상토를 조사한 결과 산성도와 염도가 각각 7.0과 2.7 로 나타나 보증범위 산성도 4.5~5.8, 염도 2.0 이하를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의성군이 경 북농업기술원에 의뢰한 피해지역 상토의 산도 또한 6.8를 넘어섰다.

피해지역 농민들은“들쭉날쭉한 날씨로 인 해 모의 이상 발육상태가 발생될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상토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며“상토의 공급은 보조금이 지원되는 만큼 품 질관리도 정부차원에서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문제점 1) 품질관리 법적·제도적 장치 미흡 상토의 품질관리는 1992년 상토에 의한 피 해가 확산되면서 감사원의 농림부 감사 시 상 토 관리대책 수립을 지시했었다. 이후 농진청 에 품질관리지침이 1992년 7월 17일 제정돼 이듬해 1월 1일부터 시행돼 왔다. 그러나 1996 년 10월 28일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폐지 됐다.

2002년 농촌진흥청에서 상토표준분석법이 설정되고 2005년 수도용 상토 및 원예용 상토 의 산성도와 염도 보증범위를 설정한 상토품 질관리지침을 발효하고 지도기준도 마련했다.

이 지침과 지도기준에 따라 업계는 자율보증을 이행하고 있지만 법적근거는 없다.

문제점 2) 한탕주의와 과열경쟁 유통구조 시·군 지자체들이 앞 다퉈 상토 보조금을 지 원하면서 일부 소규모 업체들의 한탕주의가 팽 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고제 대상 업종 으로 품질에 대한 검증장치가 없는 점을 악용 해 일부 업체들이 치고 빠지는 식의 판매가 이 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유사상표 부착과 덤핑 판매 등 시장을 교란하는 사례도 나타나 고 있다.

상토 기술 세계 최고 수준‘수출도 가능’ 상토 품질관리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 이 요구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상토업체의 상토 제조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한·일 상토연구 세미나’에 참석했던 일본 아키다 현립대학의 카네타 요시히로 교수 도“일본의 상토는 원료의 80%를 토양이 차지 하고 있다”면서“한국은 토양이 거의 없이 상토를 제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어 수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요시히로 교수는 또“육묘작업의 합리화나 건강한 육묘를 위해 벼 육묘용 상토의 의존 도가 높아지고 있다”며“안정적이고 가격이 저렴한 상토가 우수한 상토라고 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이 같이 상토시장의 확대와 기술수준이 높아지면서 농협과 상토업체 모임체인 한국상 토제조협회 차원에서 품질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법적인 구속력 은 없지만 보조금이 지원되고 계통공급이 이뤄지는 점에서 농협과 상토제조협회의 움직 임은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품질관리 대안 1) 농협의 우수브랜드 도입 품질이 우수한 상토의 유통을 위해 농협중앙회가 자체적으로 마련하려는‘상토 우수브랜드 제도’는 법적인 근거는 없다. 그러나 계통공급의 키를 쥐고 있어 효율적인 품질관리 제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제도의 대상비종은 수도용 상토로 중량과 준경 량에 대해서만 심사를 거쳐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원료이력제를 도입하고 시 설기준 및 제품에 대한 생물시험 기준 등 자체규격을 마련해 시행한다는 복안이다.

원료이력제의 도입은 1년이 지난 재고 원료를 상토원료로 사용할 경우 제품에 결함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료에 따라 가격이 차이날 수 있어 적정가격 여부도 가려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협중앙회 자재부 비료팀의 남이 차장은“우수 브랜드 제도 도입 원칙아래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며“빠르면 농협 계통공급 제품을 대상으로 10월 경 우수브랜드 를 지정·공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품질관리 대안 2) 상토제조협회의 마크 부착 한국상토제조협회는 우수 상토여부를 알리기 위해 회원사 상토 포대에 올해부터 생산 되는 상토부터 협회 마크를 부착키로 했다. 이 마크의 부착은 회원사로 하여금 협회의 공신력을 유지하고 품질이 우수한 상토생산을 유도하기 위한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상토제조협회가 지난해 7월 4일 수원시 호텔캐슬 대회의실에서 창립총회를 갖 고 본격 활동에 들어감에 따라 회원사도 적고 지원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 등은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상토제조협회는 올해 사업계획으로 상토 품질관리 제도정비 등 국내 상토산업 발전 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 및 추진, 상토 원료 및 제품의 유통활성화 대책, 첨단정보 공동 활용 및 회원사,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