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을 이용한 해충의 생물적방제 연구는 1995년 농촌진흥청 천적연구실에 의해 추진된 이래 국내에서 총 34종이 연구돼 ‘칠레이리응애’, ‘ 콜레마니진디벌’, ‘ 온실가루이좀벌’등 22종이 상업화됐다. 천적의 상업화를 주도하고 있는 (주)세실의 천적 상품은 26가지(호)에 달한다. 현재 80%의 시장을 점유하고 코스닥 등록 등 천적을 새로운 산업의 한 영역으로 등장시킨 (주)세실을 따라잡기 위해 7개 업체가 안간힘을 쏟고 있다. ◈2010년 천적 농산물 생산비중 5% 딸기와 토마토, 고추, 오이 등 채소류를 중심으로 시행된 천적농법 재배면적은 2004년 400ha에서 지난해 시범사업 1000ha와 일반 보급면적이 늘어나면서 1340ha에 달한다. 올해는 정부사업면이 2000ha로 늘어나고 일반 보급면적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사업면적은 2009년 5600ha에 이어 2013년엔 2만ha까지 확대 한다는 계획이다. 일반 보급면적도 10%씩 증가하는 것을 가정하면 천적 보급면적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또 ‘2008년도 농림사업시행지침서’와 ‘천적활용원예작물 해충방제사업’에서 나타난 정부의 천적을 이용한 해충방제사업에도 명확한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 천적을 활용해 해충을 방제하는 농가에 천적구입비 지원을 통해 2010년까지 천적활용 농산물 생산비중을 5%로 높인다는 것이다. |
☞정부 목표 천적을 활용한 해충방제사업 면적 비율 2008년 4% → 2010년 5%. ☞보조 작물은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고추(피망), 오이, 멜론, 수박, 참외 등 9가지 ◈2013년 10배 규모 성장‘1300억’ 천적농법 보급면적이 늘어나면서 천적시장 규모도 올해 142~162억원에서 2013년 1235~1435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규모는 다른 친환경농자재에 비해 전체적인 규모는 작지만 매년 50%의 성장률로 지금보다 10배 이상 커진 규모다. 친환경농자재 가운데 가장 빠른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 같은 추산이 가능한 것은 국내 친환경농산물시장의 확산과 맞물려 있다. 2004년6000억원 수준이던 친환경농산물시장은 2006년 9000억원, 2010년에는 2조원 수준으로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천적생물을 농업에 이용하는 시장규모가 매년 20%씩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우리나라의 천적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부분이다. 이원규 (주)세실 대표이사에 따르면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의 경우 토마토, 가지 등에 대한 천적 사용비율이 90%를 넘고 캐나다와 폴란드 등의 나라에서도 사용비율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세계 천적시장 규모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힌다. 그는 또 “네덜란드는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작물보호 장기계획에 따라 적극적으로 천적을 활용함으로써 화약농약 사용량을 65%까지 절감하는데 성공했다”며 “네덜란드는 천적으로 농산물 수출 등 농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코펏트의 ‘칠레이리응애’ 산업화 시발 국제생물적방제생산자연합(IBMA)에 가입한 회원사는 천적생물을 최초로 산업화한 네덜란드 코펏트 등 26개사. 대량생산은 1926년 영국에서의 ‘온실가루이좀벌’이었으나 산업적 생산은 네덜란드 코펏트의 ‘칠레이리응애’생산이다. 이후 유럽의 대부분 시설온실에서 천적사용이 보편화되고 있다. 국내 천적시장은 정부 지원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천적은 살충제농약 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고가여서 농민이 전액을 부담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효과가 불안정해 정부 지원 농가 중심으로 시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천적이 하나의 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에 힘입어 천적업계의 책임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각 작목별 사용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천적이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 수립을 필요로 하고 있다. ◈7개 업체 경쟁, (주)세실 80% 독보적 위치 이를 위해서는 연구기관과 천적 회사 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 천적생산 회사는 농진청 천적연구실이 파악한 자료에는 (주)한국IPM, (주)나비스, (주)세실, (주)바이코시스, (주)한국유용곤충연구소, (주)코펏트, (주)바이오이지스 등 7개 업체. |
천적 생산을 가장 먼저 시작한 회사는 경남 거창 소재 (주)한국IPM. 1998년 천적을 생산하고 있지만 품목이 2가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경북 문경의 (주)나비스로 1999년 생산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16가지의 품목을 선보이며 종업원이 8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에 사옥 신축과 함께 친환경농산물 유통 사업에 뛰어들어 주목 받고 있다. (주)세실은 220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확보하고 전체 시장의 80%를 점유해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천적의 경우 보관 및 저장의 어려움으로 회사에서 농가로 직접 유통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천적업계의 규모화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천적업계의 규모는 (주)세실을 제외하고 자본과 기술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태동기를 거쳐 과도기에 접어들면서 천적산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관련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농업경쟁력 향상을 위해 천적산업이 성장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필요한 실정이다. |
◈생물학적 방제제로 위상 재정립 천적의 품질관리는 유해동식물 종합방제 국제기구(IOBC)의 국제기준을 따르고 있다. 지금까지는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지속적인 국가 보조와 시장이 커지면서 품질관리와 업계 간 경쟁에 따른 감독 강화 등이 요구되고 있다. 김용헌 농진청 천적연구실장(천적연구회장)은“관리제도가 없어 보조 사업비만 챙기는 일부 부실업체들로 인해 천적농법에 실패하는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천적산업이 제대로자리를잡기도전에천적농법에대한불신이높아질것이우려된다”고지적한다. 김 실장은 이에 따라 천적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천적이 새로운 산업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방제제로서의 위상과 관리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천적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와 연구기관, 농민, 생산회사 별로 다음과 같은 해결과제를 안고 있다. |
과제 1)천적관리제도가없다 ☞규제보다보호·육성차원에서접근해야 천적의 종류만 법에 있을 뿐 상품으로서 일반적인 규격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생물학적 방제제로서의 위상과 관리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03년 농약관리법 내에 생물농약 범주에 포함될 뻔 했지만 천적은 규제가 아닌 보호·육성해야 한다는 업계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다. 또 2005년‘천적산업육성촉진법’이 추진되다 중단된 상태다. 김용헌 농진청 천적연구실장(천적연구회장)은 “천적 생산기술 기반을 갖추지도 않은 채 국가 보조 사업비를 확보하기 위해 천적사업을 펼치고 있는 업체가 있다”며 “옥석을가려 천적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관리제도를 도입할 시기가 왔다”고 밝혔다. 이원규 (주)세실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 “천적은 자연 물질로 유해성이 전혀 없다”고 전제한 후 “천적은 2003년 OECD 가이드라인에 화학농약과 태생적으로 상이해 보호·육성돼야 할 산업이라는 점이 확인된 만큼 화학농약과 같은 규제와 감독 제도마련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는 특히“천적을 농약관리법 또는 생물농약법 등에 포함시키게 되면 관리규제의 대상이지 보호·육성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자율표시제도 "세이프슈어’ 눈길 천적을 이용한 농산물의 차별화를 이뤄 소비자에게 어필하게 되면 관행농가의 천적방제 전환을 쉽게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천적업체와 방제농가 협의회를 구성해자체인증을 통한 자율표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민간인증기구(EUREP-GAP)에서 인증을 표시 하고 있으며, 네덜란드는 농산물 포장에 무당벌레·나비·수정벌 등의 마크를 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천적 방제 농산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인증 표시제도 등의 도입시기가 도래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주)세실이‘천적이 지켜낸 농산물’이라는 표시로서 인증제도‘세이프 슈어(Safe Sure)’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주)나비스도 최근 친환경농산물 취급 인증서를 획득하고 친환경농산물 유통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과제 3)보조금 지원시기 변경 ☞연말 사업확정, 천적 추워서 활동 못해 천적농법의 실패사례 가운데는 사용 시기를 놓쳐서 발생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곧바로 천적농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천적산업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딸기의 경우 해충은 10월과 11월 계속해서 발생하지만 천적사업 확정은 연말에나 되면서 적기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적을 겨울에 방사하면서 추위로 활동하지 못해 천적이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제 4)천적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예방적인 방제와 해충 발생 근원 제거 천적은 예찰활동 등 예방적인 방제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방사 후 방제효과를 피부로 느끼는 수준까지 걸리는 기간이 2~3주로 방사된 천적이 알부터 성충까지 발육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약을 쓴 농가라면 농약잔류가 약제에 따라서 4개월까지 잔류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사전에 농약 사용을 줄이는 절차도 필요하다. 또 온실 내·외부의 잡초 등을 방제해 해충발생 근원을 사전에 차단하는 부지런함이 요구된다. 유기농·무농약 재배가 아닌 경우 천적과 함께 국부적으로 저독성 농약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과제 5)원활한 공급과 주 품목 특성화 ☞방제시기 적기공급, 업체간 협력 필요 천적은 살아 있는 상태로 포장돼 포장 용기 안에서도 발육 중에 있거나 활동하게 된다. 살아 있는 생물로 보관(저장)성이 낮은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농가에서는 천적을 받은 당일에 방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천적 회사에서 잘못하는 일 가운데 하나로 천적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방제시기를 놓친다는 지적이다.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원활한 공급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지 못한 업계의 잘못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업체 간 협력을 통해 천적산업을 규모화하는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생산업체별 특성화와 주 품목 개발이 필요하다. 일부 아는 천적만을 취급하다보니 효율적인 방제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업체 간의 상호 협력을 통해 납품 등 보완·발전할 수 있는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