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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장해는 유형별 정확한 진단과 처방으로 해결할 수 있다

[시리즈기획]땅심을 돋자 ④ 시설하우스 연작장해

뉴스관리자 기자  2008.10.08 14: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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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면 농촌진흥청 원예토양관리연구팀장 - 1958년생으로 전북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근권온도가 사과나무 수 체 생리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농촌진흥청 원 예토양관리연구팀장으로 원예작물 양·수분관리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설재배지에서 연작장해란 한 곳에 계속적으로 작물을 재배했을 때 잘 자라지 않거나 생리장해 등으로 원하는 품질과 수량을 얻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연작장해는 연작이 주원인이겠으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재배지마다 장해 원인이 다르다.

이들은 크게 양분의 불균형 축적, 물리성 악화, 병해충 밀도의 증가 등으로 구분되나 일반적으로 여러 원인이 겹쳐서 나타나는 복합 유형이 많다. 이와 같이 연작장해 발생지 마다 각각 여러 원인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작장해 재배지마다 각기 다른 처방이 필요하다.

◈염류 축적·물리성 악화·병충해 만연

연작장해를 일으키는 원인은 크게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염류의 불균형 축적이다. 시설재배지의 특성상 투입된 양분의 용탈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작물이 흡수하고 남는 양분은 그대로 축적되게 된다.

또한 같은 작물을 지속적으로 재배하면 남는 양분의 성분도 비슷하게 되어 특정 양분이 많이 남게 된다. 이것이 곧 양분의 불균형 축적이 되며 이로 인하여 작물의 생육이 불량하거나 생리장해를 유발하게 된다.

두 번째는 물리성 악화다. 매일 또는 수일간격의 관수로 토양구조는 파괴되고 빈번한 재배관리와 수확작업 등으로 토양이 단단해지며 건조한 조건에서 경운 등으로 통기성 및 투수성이 불량하게 되는 등 토양의 물리적 조건은 나빠진다.

세 번째는 병해충의 만연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같은 작물을 재배함에 따라 각종병원균과해충의잠재밀도가높아지기때문에다음작물에병해충발생이쉬워진다.

◈복합요인 장해, 전문가 손길 필요해

연작장해는 일반적으로 서너 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나 정확한 처방을 위해서 세분하면수십 가지로 나누어지며 이들은 대부분 복합요인으로 장해를 일으키므로 정확한 진단이 쉽지 않다. 따라서 외형
적으로 같은 증상으로 판단되어 처방을 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은 원인에 대한 정밀한 처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가 없는 경우다.

예를 들어 염류집적에 대한 처방은 집적된 염류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염류의 농도 측정은 이온의 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전기전도도(EC)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측정하기 간편하다는 이점은 있지만 염류의 종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은 어렵다.

즉,전기전도도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질산태질소와 염소는 작물의 생육에 미치는 정도가 아주 다르다. 전기전도도가 높게 측정되었다 하더라도 질산태질소 이온이 많은 경우는 작물 정식 후 착근을 돕는 토양관리와 착근 후 양분과 물 관리만 잘하면 다수확의 요건이 될 수 있다.

염소이온이 많은 경우는 염소이온의 농도가 높으면 작물이 제대로 자랄 수 없기 때문에 염소 농도를 낮추는 제염 처리가 필요하다. 또 같은 전기전도도에서 pH의 높고 낮음에 따라 질소의 경우 질산태질소 또는 암모니아태질소로 변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토양용액의 이온 형태별 농도변화로 작물의 생육에 차이를 가져온다.

이와 같이 연작장해는 토양 생태 환경의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거나 미치고 있으므로 연작장해의 원인 구명이 쉽고 간편한 방법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드물다. 정확한 원인 구명과 올바른 처방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장비와 비용, 시간 및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보수교육·정보교류 등 통합시스템 구축

따라서 연작장해 근본적인 해결 대책은 연작장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 못하여 장해가 발생하면 장해가 심해지지 않도록 미리미리 원인을 정확하게 처방 받아 대응하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장비와 비용은 단기간에 어느 정도 해결될 수도 있지만 장비를 운용하고 조사 결과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 확보는 많은 기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여건에서 현실적으로 적은 비용과 짧은 시간에 전문가로 육성이 가능한 인력은 농업 생산현장에 가장 근접해 있는 농업기술센타의 농촌지도직 공무원이다. 이들을 전문가로 육성할 수 있다면 현장의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많은 애로사항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농촌지도직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인재육성은 지자체에 위임되어 제각각이며 수시로 보수교육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통합된 시스템이부족한 실정이다.

통합시스템이 없는 상태에서 단편적인 전문가는 역량발휘와 전문성을 키우기가 어렵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장기적으로 전문가 시스템을 구축하여 체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추가적으로 인재를 육성하여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인력 육성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모든 결과는 원인이 있으며 잘못된 결과에 대한 대책은 원인의 정확한 진단과 이를 바탕으로 처
방을 하면 해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