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배추 가격은 떨어지고 병해충은 기승

2021.08.17 14:14:20

반쪽시들음병 적용 약제 없어
농사 포기하는 농민 속출

 태백 고랭지 배추 재배단지 

고랭지 배추의 주요 생산지인 태백이 병해충과 바이러스로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여름 고랭지 배추의 주산지인 태백 귀네미마을과 매봉산 고랭지 배추단지에는 이맘때면 한창 수확을 앞둔 여름배추들이 초록빛 물결을 이루며 풍경마저도 시원한 힐링 스팟으로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8월초 태백의 귀네미마을과 매봉산일대에는 수확 후 버려진 배추들과 노란 꽃을 피운 백겨자(white mustard)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첫 발생 이후 삼척, 정선 일대로 6년간 13배 확산
한때는 금배추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던 고랭지 배추는 특유의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농민이 배추를 심기만 하면 직접 밭을 관리하며 재배계약매매를 해가겠다는 상인들이 줄을 지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금배추라고 불리던 배추가격은 떨어지고 상인들도 병든 배추를 보고 발길이 뜸해져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했다. 이로 인해 초록빛 장관을 이뤄야 할 배추밭에는 백겨자만 남겨져 있다. 백겨자는 씨스트선충 방제 효과가 있는 작물로 선충 밀도가 9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대신 심어진 작물이다. 그만큼 씨스트선충의 피해가 심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 태백에서 처음 발생한 사탕무씨스트 선충의 경우 첫 발생 이후 삼척, 정선 일대로 6년간 13배 확산되었다.


더 빠르고 간편한 토양훈증소독법 소개
선충의 피해는 낮은 밀도에서는 경미하지만 높은 밀도에서는 기주식물의 수분과 양분에 손실을 입혀 심하면 말라죽게 한다. 선충에 감염된 식물체는 병원균에 대한 저항능력이 떨어져 쉽게 병에 걸린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사탕무씨스트선충(Heterodera schachtii)은 배추과(배추, 무 등) 뿌리에 기생하며 식물생장을 저해하는데 밀도가 높아지면 작물이 말라 죽게 된다.

유럽 대륙은 물론 미국,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칠레 등에서는 배추 등 십자화과, 비름과, 가지과 등이 기주식물이며 국내에서는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검역해충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는데 등록약제가 한정적이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기존 훈증성 약제는 처리 후 비닐 멀칭이 필수적이지만 경사가 심한 고랭지 배추 재배지에서 비용과 노동력 등의 이유로 작업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초 이러한 토양소독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들을 위해 경농과 불스가 손을 잡고 ‘노지 토양소독 처리기기’ 출시회를 개최하고, 토양훈증제인 팔라딘을 사용한 기존 방식 보다 더 빠르고 간편한 토양훈증소독법을 소개했다. 

 

 


작업일수와 노동력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매봉산 고랭지재배단지에서 배추를 재배하는 김모씨는 “노지 토양소독 처리기기의 경우 일반적인 수작업 대비 작업일수와 노동력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배토, 로터리 형성, 노지 평탄화, 토양훈증소독, 비닐 피복, 커팅 등의 작업을 모두 기계로 처리할 수 있어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토양 훈증제의 경우 멀칭작업을 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작업이 어려워 할 수 없었는데 팔라딘과 토양소독 처리기기를 사용해 멀칭작업을 하니 효과가 눈에 띄게 달랐다”며 “편리성은 물론 효과면에서도 노지 토양소독처리기의 장점이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아바멕틴 입제’ 등록으로 더욱 간편한 토양소독 방법 열려    
㈜경농 관계자는 “토양훈증제 팔라딘은 물과 만나 가스로 변하는 경쟁 제품보다 빠르게 가스로 변하는 장점이 있으며 작용기작의 특성상 비닐 멀칭 작업을 통해 공기를 막을 경우 빠르게 기화돼 우수한 선충 방제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 선진국일수록 전체 작물보호제 시장에서 토양훈증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한 사전적 투자를 많이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농업의 현실은 토양에 대한 투자가 인색한 편이다. 하지만 강원도 고랭지 배추에 선충 피해는 꾸준히 발생 범위가 넓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인 가운데 경농에서는 토양혼화처리로 간단하게 사용가능한 아바멕틴 입제의 등록을 마쳤다. 
경농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아바멕틴 입제의 경우 다양한 해충에 적용되어 경제적인 부분은 물론 훈증처리제에 비해 처리방법이 간단하여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무서운 반쪽시들음병 등록약제 시급해
태백지역의 경우 재배단지 특성상 병이 발생할 경우 빠르게 퍼진다. 한 농가에서 병이 발생하면 농지가 집약되어 있고 같은 농기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태백지역을 비롯해 반쪽시들음병이 발생해 수확을 하지 못하는 배추 밭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등록약제가 시급한데 현재는 살균제로 밀도만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매봉산에서 배추재배를 하는 한 농가의 경우 “매일 10포기 이상씩 샘플로 배추를 뽑아 뿌리를 확인하고 갈색의 병징이 보일 경우 주변 배추로 번지지 않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며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선충은 잡을 수 있는 방법이 나타났지만 이제는 반쪽시들음병이 가장 무섭다”고 말했다. 이어 “반쪽시들음병의 경우 등록약제도 없을 뿐더러 재배기간이 70일 정도인데 50일쯤에 배추가 주저앉는 현상이 일어나 농사를 다 짓고 허무하게 수확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루 빨리 등록약제가 나와 노력한 만큼의 결실을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심진아 jinashim@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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