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보호제 판매·구매 정보 제3자 제공되나??

2022.03.01 08:31:59

현행법, 농약안전정보시스템
운영 목적 외 사용·활용·제공 금지

홍문표 의원, 농약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
전국작물보호제유통협회, 농약 유통 생태계 파괴 등 개정안 절대 반대

국내 작물보호제 판매와 관련해 지난 2019년부터 전면 시행된 ‘농약 허용기준 강화(PLS, Positive List System)’에 따라 작물보호제[농약]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농약관리법을 개정하고 ’농약안전정보시스템‘을 통해 2020년 1월 1일부터 작물보호제[농약] 판매정보를 전자적으로 기록·보존하고 있다.

 

 


현행 농약관리법 제23조의2(판매·구매 정보의 기록 및 보존 등) 및 제23조의3 (농약안전정보 시스템의 구축·운영 등)에 따라 농약 제조업자·수입업자·판매업자· 수출입식물방제업자는 의무적으로 농약 판매단계에서 판매 농약(50㎖이하 소포장 제외)에 대한 구매자 이름·주소·연락처·품목명(상표명)·포장단위·판매일자·판매량·사용농작물명 등 8가지 정보를 기록하고 농촌진흥청에서 구축·운영하는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 전자적으로 기록하고 3년간 보존해야 한다.

 

 

농약관리법 제23조의3 ②항에 따르면 농촌진흥청장은 농약안전정보시스템을 통해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농약안전정보시스템 운영을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하여야 하며, 개인정보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사항은 「개인정보 보호법」의 규정에 따른다. 또한 ④항과 ⑤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공개해서는 안되며, 농약 등의 안전관리와 「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 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란 법률」에 따른 공익직접지불금 지급 관련 농약의 판매·구매이력 확인 등의 용도 이외에는 사용·활용·제공할 수 없도록 하여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홍문표 의원, 농약안전정보시스템 농업인 이용율 낮아
제3자 정보제공 통해 혁신 농업 서비스 제공

지난달 3일 홍문표 의원(국민의힘 충남 홍성군 예산군) 은 농약 구매자의 사전 동의를 받은 경우 등록된 농약의 구매에 대한 정보를 농업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농약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홍문표 의원은 “정부는 농약의 안전관리에 방점을 두고 농약안전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나, 제한적인 정보접근성으로 농업인의 서비스 이용률이 현저하게 낮은 실정”이라며, “농약 구매에 대한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여 농업인에게 농약데이터 정보 접근성 확대, 효율적인 재배솔루션 제시 등 혁신적인 농업 관련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농업의 발전을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전국작물보호제유통협회, 시판상 생존위협 개정안 반대
이에 대해 국내 농약 유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국 시판상을 대표하는 (사)전국작물보호제유통협회(회장 김문수)는 홍문표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번 농약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전국 3,200여 시판상의 생존을 위협하고 작물보호제[농약] 유통질서를 무너트릴 수 있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김문수 회장은 “농약안전정보시스템 구축 당시 판매 또는 구매에 대한 정보를 안전관리 목적 이외에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이는 개인정보 보호는 물론 기존 농약 판매자들의 상권을 보호하고 과도한 판매경쟁으로 인한 유통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협회에서 전산관리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이유도 협회원들이 거래한 모든 정보가 플랫폼 기업 등 제3자에게 넘어가게 되면 생존권을 위협받게 되기 때문”이라며, “이번 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모든 것이 물거품 될 뿐만 아니라 전국 3,200여 시판상의 생존에도 많은 어려움이 도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홍문표 의원이 발의한 내용 중 농약안전정보시스템의 제한적인 정보접근성으로 농업인의 서비스 이용률이 현저히 낮은 실정이라는 것과 관련해 이는 정보의 제3자 제공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농약안전정보시스템은 농업인들이 자신이 재배하는 작물에 사용이 등록된 농약을 검색하고 올바른 사용 방법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는 등 농약 안전사용 등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실제 농업인들이 농약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시판상들이 이러한 역할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농약안전정보시스템을 이용하는 빈도가 낮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농업인의 고령화로 인해 컴퓨터 등의 이용률이 낮아 농약안전정보시스템의 이용률이 낮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작물보호제[농약] 판매업에 조사하고 있는 다수의 관계자들은 “현재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 농약 판매정보 입력을 위해 농민들에게 동의서를 받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라며, “하물며 농촌진흥청이 아닌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리고 동의서를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판매자 입장에서 개인의 거래 정보가 외부 업체에 제공된다는 것은 영업적으로도 매우 손실이 크다”고 덧붙였다.


국회 입법예고 시스템, 반대 의견 줄이어
현재 국회 입법예고 시스템에 등록된 ‘농약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들을 살펴보면, 2월 20일 마지막 등록일자를 기준으로 총 69명이 참여했으며, 이들 중 1명을 제외한 나머지 68명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반대 의견을 살펴보면, 

 

“농약처방은 본인 각자의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행하는 일이다.

즉 농약처방이 기술이고 영업기술인데 이걸 왜 제3자에게 제공해야 하나?”

 

“농약사를 운영하는 곳마다 처방에 대한 노하우가 다르다. 
왜 나만의 처방전을 제3자에게 공개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농약처방은 처방하는 사람의 지적 재산권에 해당하므로

이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엄연히 정보 공유가 아니라

지적재산권 침해라고 판단되며 처방인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농촌진흥청에서 농약 안전관리 차원의 취지로 시작된

제3자인 농촌진흥청만 정보허용으로 입법 시행했다. 
처음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 제4자 제5자에게 정보 공개는 모든 농약 구매자에게는 상상 및 인정할 수 없는 입법이다. 
제4자 제5자는 도대체 어느 행정 기관 아니면 어떤 단체이며 무엇을 무슨 용도에 위함입니까?”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집단에게 공유를 하게 된다면 장사 말아먹게 하려고 그러는 건가? 
최근 플랫폼기업이 농업쪽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아마 그런 관련도 있지 않나 싶다”

 

“제3자에게 정보를 넘기게 된다면 그 정보를 알게된 자본력이 높은 기업들이

시장생태를 파괴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

 

“개인 사업체의 정보를 농촌진흥청에 보고하는 것은 농업인의 안정적인 농약사용을 위해서 필요하나

그 내용을 왜 제3자에게 제공을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럼 병원에서 본인의 의료기록을 제3자에게 제공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제3자 정보제공 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는 것
‘농업을 위한 시민의 모임’ 이준영 사무국장은 “소비자의 구매정보와 판매자의 판매정보가 유출된다는 것은 농기자재를 구입한 농업인들의 농사 규모, 수익 등을 역추적할 수 있는 등 개인정보 또한 유출되는 것”이라며, “이는 개인 신용카드 정보가 무분별하게 공개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제조사 마케팅 전략의 유출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만약 농약안전정보 시스템의 개인정보가 국내 농업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해외 기업에게 유출된다면 국내 농기자재 유통시장은 물론 제조업체들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영 사무국장은 “전국 농약 시판상들이 사용하는 전산프로그램을 공급·관리하던 업체가  과거 해외 농기자재 제조업체 및 유통업체들로부터 시판상들의 판매 정보 데이터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었다는 풍문을 들은 적이 있다”며 “만약 요청한 업체들에게 데이터를 제공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조금이라도 영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판매자들은 누구나 소비자의 구매현황을 알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영업적으로 공략(?)할 포인트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와 판매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유통시장에 불어올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할지도 모른다. 특히 제3자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해당 정보를 유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금도 농기자재 유통시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출혈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 판매자와 소비자의 정보가 유통시장에 흘러나오게 된다면 과연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정확한 시장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통계나 큰 범위의 분석자료만으로도 어느 정도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한 최상의 서비스 제공이라는 미명아래 소비자와 판매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과다 출혈경쟁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농기자재 유통시장의 혁신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기존 유통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새로운 체계를 도입한다는 것이 과연 혁신을 통해 시장을 발전시키는 일인지 깊게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고민되는 부분이다.


전국 3,200여 회원들과 뜻 모아 강력 대응 계획
(사)전국작물보호제유통협회 김문수 회장은 “이번 홍문표 의원이 대표발의한 농약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서는 전국 3,200여 회원들과 뜻을 모아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최악의 경우 기존 농약안전정보시스템 운영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다시 대응할 방침이다”라고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어 “농기자재 유통시장은 갈수록 다변화되고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전국 3,200여 회원들이 하나로 뭉쳐 단결된 힘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전국작물보호제유통협회는 이번 농약관리법 일부법률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홍문표 의원과 함께 제안한 9인의 의원실에도 반대 의견을 전달하고 앞으로 강력히 대처한다는 뜻을 전했으며, 농협 및 (사)한국작물보호협회도 (사)전국작물보호제유통협회와 같은 입장임을 밝혔다.
한편, 농약안전정보시스템 운영 기관인 농촌진흥청은 이번 농약관리법 일부법률개정안과 관련해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를 거론하며, 현행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창수 cslee69@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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