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지황의 유용성분 중 하나인 테르페노이드(Terpenoid) 생합성 과정에 관여하는 174종의 유전자를 발굴하고 이중 핵심 유전자 24종의 기능을 밝혔다.
테르페노이드는 병해충 방어, 광합성 등 식물 생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대사물질이다. 베타시토스테롤(Beta-sitosterol), 이리도이드(Iridoid) 등이 잘 알려진 테르페노이드 계통 화합물로 심혈관질환 예방과 혈당 저하 등에 효과를 보이나 그 생합성 과정 연구는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활용하는 약용작물인 지황(Rehmannia roots)은 현삼과에 속하는 다년생 작물로, 주로 뿌리로 번식한다. 아시아 지역에서 경옥고, 쌍화탕 등 한방 제품에 널리 쓰이고 있다. 보약으로 손꼽히는 경옥고의 주원료다. 항암, 항염, 스트레스 저감, 불면증이나 소화불량 개선 효능이 있어 약재나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쓰인다. 또한, 사용 목적에 따라 땅에서 캐내어 씻은 생지황(生地黃), 생지황을 그대로 말린 건지황(乾地黃), 생지황을 쪄서 말린 숙지황(熟地黃)을 약재로 이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농촌진흥청 주도로 ‘토강’, ‘다강’ 등 13품종이 육성됐으며, 최근 기계로 수확하기 쉬운 품종인 ‘한방애’가 개발, 보급돼 산업적 활용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지황의 잎, 줄기, 뿌리, 꽃 등의 전사체를 비교·분석해 주요 약리 성분인 테르페노이드 생합성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 174종을 발굴하고, 테르페노이드 생합성을 증진하는 핵심 유전자 24종의 기능을 확인한 것이다.
뿌리에서 핵심유전자 발현 확인
연구 결과, 지황의 주요 유용성분인 베타시토스테롤과 사포닌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 18종, 이리도이드계 물질 생산을 조절하는 유전자 3종, 카로티노이드(지아잔틴) 생합성 관련 유전자 3종 등 다양한 테르페노이드계 물질 생합성 관련 유전자가 약재로 활용되는 뿌리에서 함께 발현돼 핵심 유전자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농촌진흥청 안병옥 유전체과장은 “약용작물 유전체 등 생명 정보 연구로 고부가 약용작물 품종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연구가 핵심 유전자를 이용한 기능성 물질의 대량생산 체계 구축의 기반이 되고 나아가 산업적 활용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농촌진흥청 윤영호 약용작물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앞으로 고기능성 지황 품종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쓰일 것”이라며, “수요자가 원하는 품종 개발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지난달 유전체 분야 국제학술지 Genes (IF 4.1)에 게재했다. 앞으로 이들 유전자를 테르페노이드 고함량 우수품종 육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