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수수의 변신, 이제는 고량주다

2022.09.26 11:08:44

고량주 60L 생산에 최대 300kg 필요… 이용량 많아 소비 확대 기대

 

최근 하이볼에 매료된 젊은 소비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길쭉한 글라스에 증류주와 소다수를 섞은 뒤 얼음을 층층이 쌓아올려 만드는 하이볼은 코로나19 이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주종에 호기심이 많은 요즘 세대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고량주이다. 그런데 중국 술로만 알려진 고량주를 국산 수수로도 만들 수 있게 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수수는 플라보노이드, 탄닌 등의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하고 항산화 활성이 우수한 작물이다.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해 비만, 당뇨 등 생활습관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수수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산업체와 협력하여 국산 수수를 이용한 식품 개발과 가공 특성 검정에 힘쓰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전 연구에서 수수가 장 건강과 장내 유용 미생물 증진에 효능이 있음을 밝히고, ‘소담찰’, ‘동안메’ 등 가공적성이 좋은 수수 품종을 이용해 산업체와 공동으로 국수, 차, 조청, 빵이나 과자 조리법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국내 고량주 제조업체와 협력해 국산 메성 수수를 이용한 고량주 제조에 적합한 품종을 선발하고 있다. 고량주(高粱酒)의 ‘고량’은 수수의 한자어로, 수수를 빚어 만드는 중국식 증류주를 말한다. 찰기가 없는 메성 수수가 주원료이며, 국내에는 수요가 적어 메성 수수를 재배하는 농가가 거의 없다.

 

고량주(알코올 40도 기준) 60L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수수 최대 300kg이 필요하다. 고량주 제조에 적합한 국산 수수 신품종이 보급된다면 국산 수수 소비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진흥청은 현장 실증농가에서 재배한 메성 수수 ‘동안메’, ‘더하메’, ‘바르메’를 업체에 제공해 품종에 따른 발효 수율, 향, 맛 등 고량주의 특성을 분석하는 ‘수수 신품종 이용 촉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에서는 2020년부터 고체 발효 수수 고량주 제조기술을 개발해 향기 증진 고량주 제조기술을 특허 출원했으며, 2021년 기술이전해 ‘동안메’ 품종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농촌진흥청은 가공업체에 용도에 알맞은 품종을 추천하고, 시제품 생산 과정에서 개선점을 보완하거나 가공품의 물성 측정 또는 기호도 평가 등을 지원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밭작물개발과 김춘송 과장은 “국내 고량주 시장 규모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국내 여러 주조업체에서 국산 수수를 활용한 고량주 제조에 노력하고 있다.”라며 “믿을만한 국산 원료곡을 사용해 만든 국산 고량주가 유통된다면,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는 국내 고량주 소비 시장이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심진아 jinashim@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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