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이네 봉장> 하재영&제봉선 부부
꿀벌응애류는 꿀벌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각종 질병과 바이러스를 옮겨 양봉 산물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꿀벌 애벌레와 성충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특히 이를 제때 방제하지 않으면 월동 중 꿀벌이 폐사할 가능성이 커진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초 꿀벌 폐사 문제로 실시한 민관합동 현장 조사 결과, 꿀벌 폐사가 발생한 대부분 농가에서 꿀벌응애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폐사 원인 중 하나로 꿀벌응애류가 지목되기도 했다.
양봉농가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꿀벌응애류의 밀도가 가장 높다는 8월, 기존 방제와 다른 방제법을 통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경남 함안군 <봉선이네 봉장> 하재영, 제봉선 부부를 만났다.
하재영 대표는 “꿀벌응애를 방제하기 위해 그동안 동물용의약품으로 등록된 많은 약제를 사용해봤지만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했었다”며 “올해 추천을 받아 시범 사용한 ㈜남보 ‘꿀벌응애균뚝365’는 사용 후 약 5일경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20일 이상 효과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제 살포 직후 변화가 없어 다소 의심스러웠으나,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독소 분비 및 큐티클 분해 통해 해충 사멸
㈜남보의 ‘꿀벌응애균뚝365’는 병해충관리용 유기농업자재(공시-3-6-036)로 공시된 ‘파리응애균뚝’의 주요 성분이 꿀벌응애류에도 효과가 있다는 국내외 문헌과 적용사례 등을 토대로 만든 제품이다.
‘파리응애균뚝’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곤충병원성 곰팡이 녹강균인 메탈리지움 아니소프리에 FT83(Metarhizium anisopliae FT83)과 ㈜남보가 개발한 식물병원균에 대한 길항곰팡이인 트리코더마 아트로비리데 NB077(Trichoderma atroviride NB077)를 합제한 국내외 최초의 제품이다.
‘파리응애균뚝’의 주요 성분인 M. anisopliae FT83은 숙주 곤충의 표피층을 천공해 기내에서 증식하는 다양한 해충에 질병을 일으킨다. 특히 뎁시펩타이드(Depsipeptide) 독소를 분비해 감염된 해충에서 마비증세를 일으키며, 며칠 이내에 주변의 같은 해충을 모두 죽일 수 있는 강력한 병원균이다. 또한, 세린 프로티아제(Serine protease)를 분비해 해충 큐티클을 분해함으로써 해충을 사멸시킨다. 이러한 기작을 통해 200종 이상의 절지동물에 피해를 준다.
미국 농업정책을 관장하는 연방정부기관인 미국농무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매거진 2004년 10월호에 게재된 ‘벌구하기, 꿀벌응애를 공격하는 균류 발견’에 따르면, 텍사스(Texas)주의 웨슬라코(Weslaco)에 있는 미국농업연구소 유용곤충연구단(Agricultural Research Service/Beneficial Insects Research Unit)의 과학자들이 M. anisopliae가 응애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흰개미도 죽이는 이 강력한 곰팡이는 꿀벌에 해를 끼치거나 여왕벌의 생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현장시험에서도 벌통에 M. anisopliae를 투입 후 5~10분 이내에 벌통의 모든 벌이 곰팡이에 노출됐으며, 대부분의 응애가 3~5일 이내에 사멸했다.
하재영 대표는 “기존 약제와는 달리 처리 후 5일 이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사용 직후에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조금 여유를 갖고 지켜보면 반드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약제를 4~5일 간격으로 처리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제 살포량 감소는 물론이고 방제 작업도 매우 수월해 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보 연구진은 양봉농가 현장시험은 물론 정부기관 등 양봉관련 단체와의 협업을 통한 시험을 거쳐 ‘꿀벌응애균뚝365’를 꿀벌 병해충 방제를 위한 동물용의약품으로 등록함으로써 양봉농가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