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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촉 시대 저물고 ‘마케팅 시대’ 개막

김영란법 시행 후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 분위기 높아
판촉 보다는 ‘제품 특장점 발굴과 스토리 개발’에 앞장

황금빛 들녘의 수확도 끝나고 산천의 푸르른 녹음도 어느덧 자취를 감춘 요즘, 농자재회사들은 한해를 마무리하며 내년 계획수립에 여념이 없다. 올해의 성과와 반성을 통해 내년의 목표설정과 목표달성가능 전략수립에 하루해가 짧기만 하다. 


농약회사들의 한해의 시작은 농협계통으로부터 시작된다. 통상 1월 하순에 진행되는 농협계통에서 1년 농사의 절반 이상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에는 농협계통이 실시되는 1월에 들어 본격적인 판촉이 진행되었지만 최근에는 2~3달 전인 11월부터 접촉 및 판촉이 진행된다. 회사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판촉 역시 점점 더 빨라지는 추세에 있고 농협계통이 시작되는 1월에 들어서면 이미 판가름이 났다는 얘기가 정설이 되고 있다.


내년도 농협계통을 준비하는 요즘, 각 회사들의 영업담당, 마케팅담당들은 예년과는 다른 몇 배의 고민이 가중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회사별 판촉의 치열함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내년도의 농협계통이 평년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형태로 진행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바로 김영란법 발효 이후 처음 맞는 계통신청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농협계통이 영업의 전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마케팅의 전쟁, 진정한 마케팅의 승부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진검승부라는 2017 농협계통농약신청을 전망해 본다.


농협계통농약 갈수록 규모 커져
전체 농약시장의 55.5% 차지

2000년대 이전까지 농약시장은 농협이 아닌 시판상들이 유통의 중심을 차지했었다. 1990년대 시판상들은 농약시장 점유율 86%를 차지할 만큼 농약유통의 절대적 강자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농협중앙회는 자재사업 강화, 농약제조업 진출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하며 일약 농약유통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올해에는 전체 농약 유통품목 1500여개 중 1044개를 계통등록(69.6%) 했고, 계통농약의 전체 시장점유율은 45.2%에 달하였다. 지역농협의 자체사업까지 포함할 경우 농협의 시장점유율은 55.5%에 달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향후 농자재 유통을 더욱 강화하고자 전국적으로 자재유통센터와 지역농협 자재센터의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3개소에 건립 중인 자재유통센터는 2017년 군위, 2018년 안성, 2019년 구미센터의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지역농협 자재센터도 올해 말까지 190개소의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초에는 향후 농약시장점유율 70%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치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시장점유율 70%는 일본농협의 일본농약시장 점유율 60%를 넘어서는 절대적 독점적 위치이다. 지난 7월에 열린 ‘농협중앙회 2016년 자재사업 추진전략 보고’에서는 ▲계통품목 확대를 통한 사업기반 구축 ▲연합구매 강화를 통한 구매가격 인하 ▲농약 상시공동구매제도 추진 ▲보직공모자 기술협의회 구성 및 활성화 등이 보고된 바 있다.





커지는 농협계통, 제조회사들도 역량집중하여 전력투구
농협계통농약은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농약시장 전체는 정체를 유지하고 있지만 농협계통농약은 매년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 3년만 보더라도 2013년 4848억원, 2014년 5158억원, 2015년 5764억원 등 매년 6~10%씩 성장하고 있다. 올해 초 계통신청 때에는 총 6142억원이 신청되어 처음으로 6000억원을 돌파했다.


농협계통신청이 매년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각 농약회사들도 농협계통신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0년대 이전에는 수금의 안정성과 수익성의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농협계통신청에 참여했지만, 2000년 이후에는 농약유통의 중심축이 농협으로 기운 상태에서 계통신청에 대한 노력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되었다. 농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불리한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당장 올해의 매출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농협계통에 집중하는 구조가 되어버린 것이다.


농협계통의 1위는 농협 자회사인 농협케미컬
농약시장의 시장점유율 1위는 팜한농이다. 수십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며 농약시장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농협계통농약의 시장점유율 1위는 팜한농이 아니다. 농협중앙회의 자회사인 농협케미컬이다.

팜한농은 지난 2013년까지는 농협계통 1위를 고수해 왔다. 그러나 농협케미컬이 지난 2014년 1500억원을 공급하며 처음으로 팜한농을 누르고 농협계통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600억원을 돌파한 농협케미컬은 올해초 농협계통신청에서 무려 1900억원을 신청하며 농협계통 1위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농협(남해화학)에 인수되기 이전의 농협케미컬, 당시 영일화학의 1년 전체 매출액은 300억원 수준. 농협 인수 이전에는 매출액 기준 ‘꼴찌’였던 회사가 피인수 15년여 만에 농약시장의 사실상 1위를 넘보는 회사로 급성장한 것이다. 향후 농협케미컬의 농협계통 시장점유율은 더 늘면 늘었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농협케미컬이 농협계통 시장점유율을 매년 큰 폭으로 확대하는 동안 나머지 농약회사들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경쟁을 하고 있다. 마케팅역량과 예산은 더 투여해야 하지만 농협케미컬의 성장액을 제외하고는 늘어난 파이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농협계통에서 농협케미컬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2013년 23.1%·2015년 25.7%·2015년 28.0%로 매년 커지고 있으며, 전체 농협계통 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신청액에서는 무려 31.0%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농협케미컬을 제외한 다른 회사들의 공급액 및 시장점유율은 년도에 따라 약간의 변화폭은 있지만 큰 흐름에서는 특별한 급성장, 급하락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경농은 600억원대, 동방아그로는 400억원대, 바이엘은 500억원대, 신젠타는 200억원대, 한국삼공은 500억원대의 큰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판촉의 시대 가고, 마케팅의 시대가 오고 있다
1년 농사의 절반인 농협계통, 농약회사들은 농협케미컬의 시장점유율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서의 성장을 위해 악전고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사의 성장과 지속경영을 위해서는 농협계통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고 때문에 많은 인원과 예산이 투여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마케팅보다는 영업적 관점의 판촉이 중심을 이뤄온 것이 사실이다.
2000년 이전에는 모든 업종이 그러했듯이 농협계통 역시 판촉활동이 중심을 이루었었다. 선심성 선진지 견학, 고가 판촉물 제공 등 이른바 ‘실탄’이 농협계통의 성패를 좌우했었다. 2000년 이후에는 이러한 판촉활동 등이 많이 축소 내지 정화되었다.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업계에서도 자정활동이 진행되어 공정한 경쟁이 진행되었다. 일부의 회사에서 제품교육을 겸한 선심성 행사들이 간혹 이뤄진 경우가 있긴 하지만 큰 대세는 아니었다.


이제 2017년 내년도 농협계통은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 발효된 이후 처음 맞는 농협계통신청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농협계통신청 관련 판촉활동이 많이 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농협계통을 앞두고는 아무래도 이런저런 판촉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발효된 김영란법은 이런 관행화된 판촉 및 접대 행위를 일체 허용하지 않는다.
이른바 3, 5, 10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경우 법적 허용범위는 일체 없으며 징벌만이 부과된다. 더구나 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농협계통신청 때 일종의 시범보이기식 적발 및 벌칙이 있을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공정한 경쟁의 시대, 업계 1위 팜한농이 주도
업계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이다. 물론 김영란 법 이후 처음 맞는 농협계통이기에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판촉활동과 위법적인 판촉활동의 경계선이 모호한 부분도 있지만 ‘무리수가 있고 과도한 판촉활동’은 자제한다는 분위기이다. 예년 같으면 지금쯤 농협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등의 프로그램이 솔솔 회자될 시점이지만 올해에는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농협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진짜’ 교육일지라도 괜한 오해를 받아 구설수에 오르지 말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1~2개 회사에서 예년과 같은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는 풍문이 있었지만 그 후 소식은 아직 없다.
업계의 새로운 분위기 조성에는 업계의 맏형격인 팜한농의 변화도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가을 LG그룹에 편입된 팜한농은 ‘정도경영’이라는 그룹의 경영철학에 따라 업계의 공정경쟁을 선도하고 있다.
무리한 판매경쟁 및 제살 깎아먹기 식의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있으며, 매출목표도 ‘무조건 많이’가 아닌 ‘매출과 이익의 적정수준’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도 농협계통신청과 관련해서도 위법행위는 절대 금지하고,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의 판촉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업계 1위 팜한농의 이같은 정도경영에 나머지 회사들도 동참하는 분위기이다. 치열한 판매경쟁 때문에 매년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동안의 출혈경쟁 및 무리한 판촉은 이제 그만 이라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그 속에서도 팜한농이 놓아 둔 매출을 얼마나 더 차지하느냐에 대한 고민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마케팅 시대 개막, 이제부터가 진검승부    
이같은 업계의 분위기에 각 회사 마케팅담당 간부들은 새로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동안의 농협계통신청은 사실상 영업적 관점의 판촉이 성패를 좌지우지했지만 이제는 ‘총알’이든 ‘실탄’이든 그러한 핑계대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회사의 마케팅담당임원은 “갈수록 어려운 시대는 분명합니다만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제는 부수적인 조건으로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제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장점과 제품을 부각시킬 수 있는 스토리로 제품을 팔아야 합니다. 제품과 스토리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것이지요. 이게 바로 마케팅 아닐까요? 농약업계는 이제 본격적인 마케팅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부터가 진검승부이지요”라고 불안과 기대를 동시에 내놓기도 했다.


본격적인 마케팅 시대, 내년 1월에 진행될 2017년 농협계통신청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이다.

각 회사들의 새로운 마케팅전략 및 실행계획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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