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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Bridge(나인브릿지) 신북방경제협력, 침체된 국내 농산업 활로 마련될까?!

신북방 14개 대상국 공동체 구축
‘농업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정례화
농기업 해외진출 지원 확대


지난 2017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은 제3차 동방경제포럼을 통해 한국과 러시아간 9개의 다리(9-Bridge, 나인브릿지)를 놓아 동시다발적인 협력을 이루어 나갈 것을 제안했다.


한-러 양국은 1990년 9월 한-러 국교정상화 이후 지난 27년동안 지속적으로 경제협력을 확대해 오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해외투자 규모와 교육 비중은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한-러 기업협의회’ 박근태 회장은 “러시아는 정치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정착 및 동북아 국가간의 공동번영을 실현시켜 나가는데 있어서 주요한 협력 파트너이다”라며 “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통해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협력 대상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러시아 시장에 큰 관심이 있고, 러시아는 에너지 외에도 공업 및 농업에 필요한 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러 기업협의회’는 지난 2017년 12월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소와 양국 기업인들의 교류증진 등을 통해 북방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출범한 민간기업 주도의 협의회다.




9개 분야 16개 중점과제 추진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설치

문재인 정부는 한-러 협력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북방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인브릿지 정책을 제시했다. 이는 ▲전력 ▲가스 ▲철도 ▲수산 ▲항만 ▲북극항로 ▲조선 ▲농업 ▲일자리 등 9개 분야 16개 중점과제를 통해 양국의 동시다발적 협력사업을 추진해 나가자는 것이다.


16개 중점과제 중 농업분야에서는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개최, 극동지역 농기업 해외진출 데스크 설치, 북방지역 물류기반 구축 및 농식품 시장개척 등 민간교류 및 농식품 교역을 확대한다. 시설원예 및 종자 보급확대를 위해 수출조직 육성 및 맞춤형 온실 패키지 진출을 확대하고 공동연구를 통한 현지 적응 품종 및 우수 품종의 개발, 현지등록 및 보급을 확대한다. 또한 극동지역 곡물 판로의 확보와 극동 곡물 저장가공시설에 대한 타당성 조사 및 흑해지역 곡물유통기반 구축을 통해 곡물 유통망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2017년 8월 25일 대통령령으로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제정 및 시행함으로써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는 대외적으로 다양한 협의 채널을 구축한다. 관계부처의 기 구축된 협의채널을 최대한 활용하고, 우선적으로 러시아 극동개발부 상시협력채널을 구축, 이후 단계적으로 우즈벡, 몽골, 중국 등 대상국가와 기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내적으로는 정책 기본방향을 설정하고 정책에 대한 집행현황 및 성과를 점검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체계의 구축은 물론 지자체, 연구기관, 업계, 일반국민 등과의 공식·비공식 소통채널을 마련해 의견을 수렴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신북방정책 비전을 실현시킬 계획이다.


신북방 대상, 러시아 등 14개국
동북아 평화와 번영 공동체 구축

현재 신북방 대상 국가는 러시아, 몰도바, 몽골,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조지아, 중국(동북3성),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14개국이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 권구훈 위원장은 “국제정세의 변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리고 있다”며 “한반도에 평화가 도래하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가교국가로서의 정체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과 북, 중국, 러시아, 몽골 등 주변국이 협력하여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지난 2018년 6월 신북방정책의 비전실현을 위해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신북방정책의 전략과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북·중·러 접경지역에서 협력을 활성화 하여 동북아 평화기반을 구축, 북방경제권과 물류·에너지 측면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성장잠재력 확대와 호혜적 이익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다각화된 산업구조를 지원하기 위한 산업 협력플랫폼을 구축하여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문화·체육·관광 교류를 확대하여 코리아프리미엄 창출을 통해 북방경제권과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식품산업 해외진출기업 및 유관기관 등 100여명이 참가하는 ‘2018 농식품산업 해외진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충남대학교 한석호 교수는 발표를 통해 “지리적 근접성과 경제발전에 따른 구매력 강화에 기초해 볼 때 미국 중국 등과 경합이 예상되는 신선농축산물 수출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며 “아세안 회원국별 맞춤형 수출전략을 수립하고 농업 전후방 산업으로 진출을 확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농업 해외진출 요충지 극동러시아
통일 한반도의 적합한 식량공급처, 연해주

국내 식량안보를 위해 동남아 등이 고려 대상이었으나, 지리적으로 한반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향후 통일 한반도의 식량공급처로 가장 적합한 지역은 연해주로 평가되고 있다.

 
1992년 (주)고합이 아무르주(Amur) 및 우수리스크(Ussuriysk)에 진출한 이후 20여개의 한국 민간기업 및 단체들이 진출하였으나, 현재 연해주 농업 진출 기업은 8개로 감소했다. 사회복지법인 상생복지회가 운영하는 러시아 영농법인 아그로상생(1999년), 구(舊)남양알로에의 유니젠(1999년), 동북아평화연대에서 고려인 지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출자해서 설립한 사회적기업 (주)바리의꿈(2005년), 인탑스(주)의 계열사인 아로(주)의 연해주 사업장인 아로프리모리예(2008년), 서울사료의 에코호즈(2008년), 현대중공업의 하롤 농장과 미하일로브카 농장(2009년. 현재 롯데상사 2018년 인수), 해피콩(2011년), 포항축협(2013년) 등이 현재 연해주에서 콩, 벼, 귀리, 옥수수, 조사료 등 영농활동을 하고 있다.


연해주에 진출한 한국 민간기업 및 단체가 감소한 원인은 크게 3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첫째, 수확 이후 농산물 처리 물류 인프라의 부족과 농촌인력의 낮은 생산성, 제한된 경작 품목, 농자재 수급의 어려움, 임대계약 체결 및 이행의 어려움 등 지역적인 문제다.
둘째, 진출한 기업 및 단체들의 불명확한 진출동기, 자연조건 검토 미흡, 현지 법령 및 제도 이해 부족, 유통 및 판매전략 부족 등 사전 준비가 미흡했다는 점이다.
셋째, 양국 정부의 지원 미흡으로 수확한 농산물을 국내에 반입시 높은 관세 부과로 타 지역으로부터 도입하는 곡물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내 농업의 해외진출에 있어서 극동러시아는 매우 중요하게 평가 받고 있다. 극동러시아는 Non-GMO(non-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유전자조작을 하지 않은 농산물) 지역으로 친환경 먹거리 생산이 가능한 농경지가 280만ha(헥타르)이며,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자루비노항은 농산물을 한국으로 반입시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밀 3,350만톤, 옥수수 970만톤, 보리 560만톤, 콩 등 기타 곡물이 50만톤으로 생산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유휴 농지 17만ha를 경작하게 되면 약200만톤 규모의 곡물을 추가적으로 생산 가능하다. 한반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통일 후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반입이 가능하다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서는 가치사슬에 기반한 한-러 농업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농업생산·가공·유통·연관산업의 선순환구조를 갖추어 농업의 생산성 및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복합영농을 통해 경영의 안정성 및 소득 증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실행 전략의 세분화 및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며, 상황에 따라 남-북-러의 3각 농업협력에 대한 준비도 갖추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간의 북방지역 농업진출은 연해주를 중심으로 농기업들이 콩·옥수수 농장개발을 추진해 왔으나, 기후와 물류인프라 등 여건이 불리하고 러시아 전체의 4% 수준인 6백만명의 낮은 인구밀도로 시장이 작아 현지정착에 애로가 많았다.


신흥곡물수출지역인 흑해지역
스마트팜 등 농기자재 수출확대 기대

한편, 2019년 말까지 러시아의 EU 및 미국산 식품 수입금지조치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는 수입대체를 위한 온실재배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등 흑해지역은 신흥 곡물수출지역으로 아시아 기업들에게 국제곡물시장으로 진출할 절호의 기회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진출지역을 중앙아시아·흑해로 확대하고 스마트팜·곡물터미널 등 분야를 다각화하여 농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우선 스마트팜수출연구사업단과 연계하여 ‘스마트팜 혁신밸리’내 실증단지를 조성,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러시아·중앙아시아에 현지 맞춤형 K-스마트팜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한성·내재해성 고추·양배추, 겨울을 날 수 있는 양파 등 현재 환경에 적합한 우수 품종을 개발·보급하여 농기자재 수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흑해지역에는 국내 기업의 곡물수출터미널 확보를 측면 지원하여 국제곡물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공급자로 참여하는 계기를 만듦과 동시에 미래 식량공급기반으로서의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이 우크라이나 미콜라이프항에 연간 곡물 250만톤 저장 및 선적시설을 갖춘 곡물수출터미널 확보를 진행 중에 있다. 특히 기 진출지역인 극동지역은 채소·축산 등 품목을 다양화하고 기술지원으로 생산성을 높여 진출기업의 경영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진출국가와 정기적 포럼 개최
해외진출 지원 및 농업협력 강화

향후에도 주요 진출국과는 ‘농업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를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농기업간 교류 촉진 및 투자탐색의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식품사업 해외진출지원 보조사업의 일환으로 러시아 극동투자수출지원청과 공동주관으로 지난해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시에서 ‘제1차 한-러 농업분야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를 개최했다. 국내 농산업 24개 기업, 러시아 12개 기업 및 양국의 정부기관 등 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산업 업체간 교류와 해외진출 지원 및 양국 농업협력을 강화했다.


올해 6월에는 한국농어촌공사, 코트라(KOTRA),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등 3개 기관이 ‘한-우즈벡 농업비즈니스 다이얼로그’를 공동 개최했다. 3개 기관은 현지 수출 촉진활동을 통해 총 82만 3,000달러의 수출계약과 20건의 업무협약, 3건의 투자의향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국내 수출유망 농산업기업 37개사가 참여하여 우즈벡 기업 67개사와 총 294건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으며, 곡물 이송기기 등 수활 후 처리설비 3건 등 6억원 상단의 수출계약과 2억원 상당의 온실자재 수출계약이 체결됐다.


한국농어촌공사 김인식 사장은 “행사를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신북방정책과 국내 우수 농기업들의 북방지역 국가 진출확대에 기여할 수 있었다”며 “향후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농업비즈니스 다이얼로그’ 정례화 및 우리 농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농산업 전반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농업 진출은 매우 희망적으로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지 현황에 대한 다각적이고 철저한 사전조사와 준비 없이 섣불리 나섰다가는 아무런 소득도 없이 실패할 것이 자명하다. 먼저 진출한 기업 및 정부 정책에 대한 확인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진출 방안을 마련하여 어려운 국내 농산업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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