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5 (화)

  • 흐림동두천 11.0℃
  • 흐림강릉 4.7℃
  • 흐림서울 10.8℃
  • 대전 6.0℃
  • 대구 6.8℃
  • 울산 6.7℃
  • 광주 7.6℃
  • 부산 8.3℃
  • 흐림고창 6.1℃
  • 제주 11.4℃
  • 흐림강화 10.4℃
  • 흐림보은 6.2℃
  • 흐림금산 6.2℃
  • 흐림강진군 8.0℃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3℃
기상청 제공

농업의 새로운 가치창조,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지구상 어디에나 존재하며 공존하는 미생물 군집과 유전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연평균 6% 성장
2023년 1,086.8억달러 규모 전망
생물농약, 200개 이상 소규모 회사 시장형성 단계

현재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인체뿐만 아니라 농업, 바이오산업, 에너지, 환경 등 전 지구적 관점에서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미생물군은 지구 생태계뿐만 아니라 인간보건, 농업, 기후변화, 식량안보 등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농업분야의 경우 농업과 마이크로바이옴 간 상호작용을 구명함으로써 농업생태계 복원 및 작물생육촉진 등을 통한 농업생산성 향상에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가축용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개발 및 동식물 병해충의 예방과 방제 적극 활용하여 안정적 식량생산을 위한 새로운 전략의 모색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 미생물군집)와 게놈(Genome. 유전체)의 합성어로 ‘미생물군유전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인간, 동·식물, 토양, 바다, 호수, 암벽, 대기 등에 공존하는 미생물 군집과 유전체 전체를 의미한다. 마이크로바이오타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비해 미생물 균주 그 자체에 중점을 둔 용어이며, 유전체는 유전자의 집합체로서 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정보를 포괄하는 의미를 갖는다. 반면에 마이크로바이옴은 주어진 환경에 서식하거나 또는 다른 생물과 공존하는 모든 미생물의 총체적인 유전정보 또는 ‘미생물군 자체’를 의미한다.


2018년 국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협력단 구축
우리나라, 2011년 8번째 회원국 가입

마이크로바이옴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인체 내·외부의 여러 서식처에서 다양한 생태학적 지위를 획득하여 인간과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미생물군의 집합체인 휴먼 마이크로바이옴(Human Microbiome,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주로 위장관 내에 존재하며 미생물과 미생물, 숙주와 미생물 간의 복잡한 상호관계를 이루는 미생물군으로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의 일부인 거트 마이크로바이옴(Gut Microbiome,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식물과 토양·공기·물·기후 등의 환경, 그리고 식물과 연관되어 있는 미생물·동물·기생식물 등의 모든 생물 군집의 총합인 피토바이옴(Phytobiome, 식물 마이크로바이옴), ▲마지막으로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 미생물과 관련된 모든 유전자들의 집합인 레지스톰(Resistome, 항생제 내성관리)이다.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2019년 811억달러에서 연평균 6%로 성장하여 2023년 1,086.8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지난 2008년 10월 ‘국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협력단(International Human Microbiome Consortium, IHMC)’을 구축하여 국가 간 협력과 연구자간 연구성과 공유 및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8년까지 총 10회의 정기총회를 개최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5월에 8번째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참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부 주도의 육성 및 지원 정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은 2016년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계획(National Microbiome Initiative, NMI)’을 발표했다. NMI사업은 2년간 1억2,100만달러(약1,440억원) 규모의 투자로 다양한 생태계에서 미생물군의 역할을 구명하기 위한 학제간 공동연구 지원, 미생물군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 및 이해도 향상 등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 개발, 공공 참여 확대 및 교육을 통한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인력 확충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식물 마이크로옴, 스트레스 감소에 기여
유익미생물 작용으로 토양 병 발생 억제 가능

피토바이옴(Phytobiome,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은 식물과 토양·공기·물·기후 등의 환경 그리고 식물과 연관되어 있는 미생물·동물·기생식물 등의 모든 생물 군집의 총합으로 정의된다.
피토바이옴은 식물내부와 주변에 미생물이 서식하면서 식물의 생육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모든 식물 기관에서 발견되고 부위마다 미생물의 종류와 역할이 다르다. 또한 구성하는 각 요소 간 역동적 상호작용은 토양과 식물 그리고 농업생태계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피토바이옴과 직접 연관된 범위는 작물, 토양 및 야생 생태계를 포함하며 영양학적 가치, 식품 안정성까지 매우 넓은 범위를 포함한다.


식물은 성장과정 중 생물학적 또는 비생물학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이때 식물 마이크로옴이 이런 스트레스의 감소에 기여하게 된다. 예를 들면, 무병 토양의 건강한 토양 마이크로바이옴을 병해충 토양에 이식할 경우 유익미생물의 작용으로 토양 병 발생의 억제가 가능하다. 또한 식물 근권에 서식하는 미생물과 병원균의 양분경쟁, 유익균의 항생물질 분비 등을 통해 병원균의 생장을 억제하기도 한다. 특히 극단의 더위나 가뭄에도 견딜 수 있는 미생물 조합에 의해 극한의 환경에서도 식물 생존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식물과 미생물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식물 면역체계를 활성화할 수 있다. 미생물이 분비하는 에틸렌, 자스몬산, 살리실산 등 휘발성 물질은 식물체내 면역체계를 활성화 시키는 대표적인 면역유도 물질이다. 이러한 면역유도 물질은 식물 병원균이 식물체에 침입했을 때 ISR(Induced Systemic Resistance, 유도저항성) 및 SAR(Systemic Acquired Resistance, 전신획득저항성)을 통해 강력하고 빠르게 면역체계를 활성화 시킨다. 미생물에 의한 SAR 제어기작이 밝혀짐에 따라 화학 SAR 유도제보다 효과적인 천연 SAR 유도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어진다.


최근 천연물질 선호 등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생물농약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화학기반 농약이 장기간 사용되면서 점차 기존 약제에 대해 저항성을 갖는 잡초, 병원균, 해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신물질 개발 비용이 대폭 증가하면서 신규 화학물질 출시빈도가 과거 연간 12건 정도에서 최근 6건 정도로 급감한 상황이다. 또한 화학성분 기반 농약의 발암 물질 이슈 등 인체독성에 대한 우려로 사용 금지·제한되면서 화학성분 기반 농약 입지 점점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화학농약, 6개사가 70% 이상 시장 점유
생물농약, 소규모 회사 시장형성 단계

화학농약은 6개 거대 회사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반면 생물농약의 경우 200개가 넘는 소규모 회사들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생물농약 시장은 초기 형성 단계로 향후 유전자 조작을 통한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출시되면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작물보호제 회사는 합성 작물보호제에서 종자산업에 이어 바이오 작물보호제 분야로 사업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세계 10대 작물보호제 회사들 중 바이엘(Bayer), 신젠타(Syngenta), 몬산토(Monsanto), 듀폰(Dupont) 등은 종자산업에 진출했으며 최근 바이오 작물보호제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미국의 에프엠씨(FMC)는 화학 작물보호제 제형(Formulation)개발에 집중하다 지난 2017년 듀폰의 살충제 및 작물보호제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인수한 후 바이오 작물보호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아리스타라이프사이언스(Arysta LifeScience), 미쓰이물산, 스미토모화학 등도 바이오 작물보호제 개발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 작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벼, 고추 등의 작물 중심으로 16sRNA염기서열 분석을 통한 미생물 군집 및 다양성 분석 중심으로 산발적 수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작물 관련 미생물 유전체 연구는 ‘프론티어 사업단’과 ‘차세대 바이오그린 21 사업단’ 등에서 비교적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이들은 유용 미생물 유전체 분석을 통해 식물 유용인자 발굴, 생태계 유지·복원, 항생물질 및 유용 생리활성 물질의 탐색 및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작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초기단계
다양한 분야 정보 확보 통한 맞춤형 활용 시스템 구축 계획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NGS (Next-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술의 도입을 통해 다양한 환경의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전국 23개 시설재배지에서 토마토 식물체 뿌리내부와 뿌리주변 토양에 서식하는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시설재배지의 토마토 뿌리에 서식하는 세균, 고균, 진균을 포함하여 광범위하게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 연구결과는 지난 6월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돼 학술적으로도 인정받았다. 다만 아직까지는 작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초기단계 수준으로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올해 7월에 토양, 작물, 발효식품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정보를 대량으로 확보해 맞춤형 활용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 농경지(논, 밭, 과수원, 시설재배지)에 분포한 미생물을 데이터화하여 작물별 맞춤형 핵심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장류, 주류, 식초 등 전통 발효식품을 생산 단계별로 표준화하고 이를 통한 마이크로바이옴 정보를 토대로 고른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미생물군 활용한 기술 개발로
경제적 파급 효과 매우 클 것으로 전망

농촌진흥청은 지난 5일 ‘제2차 마이크로바이옴 심포지엄’을 열고 정책과 연구동향, 대응전략 등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생태계는 물론, 보건의료, 기후변화, 식량안보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군을 활용한 기술 개발로 세계 경쟁력을 갖춘다면 경제적 파급 효과 역시 매우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김경규 청장은 개회사를 통해 “농장에서 식탁까지 농업 생산 전 주기에 걸쳐 농축식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관련 정보나 제도, 인력, 기반 시설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바이옴은 기초과학, 응용연구, 공공인프라 등 정부와 민간의 협력으로 진행해야 할 대표적인 국가 전략 분야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토뉴스




배너



기술/제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