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입동(立冬)을 지나 겨울의 문턱을 넘어왔다.
지난 늦여름에 시작한 연재도 이제 절반을 넘어 반환점을 돌았다. 연재를 시작했던 것은 농수산식품 분야에 종사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대안금융과 포용금융을 제시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지난 기고까지 온투업과 농수산식품 시장에 관해 살펴보고 그 시장에 공급망 금융상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번 연재에서는 농수산식품 산업에 대한 여신정책과 그 정책을 뒷받침하는, 이용자(투자자와 차입자)를 위한 여신체제의 전반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농수산식품 산업과 여신정책
여신정책이란 금융기관이 지향하고자 하는 목적을 규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금을 운용할 때 정한 기준과 절차를 말하는 것으로 일종의 철학이자 방침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체로 금융기관의 여신정책은 여신의 건전한 운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며 경제를 활성화하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삼는다.
이를 ㈜온투인(이하 온투인)의 관점에서 좀 더 현실화해서 말한다면 투자자의 수익을 안전하게 창출하여 농수산식품 산업을 지원하고 이 산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여신업무를 수행할 때 적용하는 기준, 즉 신용도 평가, 담보가치 평가, 상환능력 대비 대출금의 규모와 금리산정 등을 결정하는 각종의 리스크(Risk)를 평가하여 심사하는 것을 기준이라 말하고 대출의 신청과 실행 및 관리와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절차라고 구분하여 말할 수 있다.
지난 기고문들을 통해 농수산식품 분야 종사자분들을 지원하는 이유와 배경 등에 대해 언급하며 여신정책의 목적이 거기에 있음을 이야기했다. 지금부터는 여신정책을 실현하는 여신체제의 핵심 요소인 리스크관리와 절차에 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신용리스크(Credit Risk)
‘No Risk, No Return.’이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봤어도 ‘No Danger, No Return.’이라는 말은, 굳이 쓴다면 쓸 수는 있겠지만, 들어본 적이 없는 어색한 말일 것이다. ‘위험’이라는 뜻으로 같이 번역되는 ‘Risk’와 ‘Danger’는 엄밀히 말하면 불확실성이라는 말을 기준으로 그 개념이 구분된다고 생각한다.
리스크(Risk)가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을 나타내기 때문에 긍정과 부정의 뜻을 모두 내포하는 반면, ‘Danger’는 단순히 부정적인 의미로만 쓰인다. 즉 리스크는 불확실성을 어떻게 제어하느냐에 따라 긍정의 뜻이 될 수도, 부정의 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금융이란 미래에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 즉 리스크를 제어하며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여신에 있어 리스크란 주로 신용리스크를 말하지만, 온투업체의 신용리스크는 전통적 금융기관과 성격을 조금 달리한다. 전통적 금융기관은 자신의 명의와 자금으로 대출 등을 실행하는 형태이나 온투업체는 투자자의 자금을 차입자에게 직접 연계하여 대출을 실행한다. 신용리스크에 노출되는 주체가 다르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만일 온투업체가 신용리스크를 부실하게 검증·관리할 경우 해당 업체는 평판리스크(Reputation Risk)와 규제 및 법률리스크(Regulation & Legal Risk) 등에 직면하는 치명적인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온투업체가 신용리스크에 대한 관리를 중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공급망 금융상품은 대출금의 변제자원이 다른 상품보다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그렇다고 신용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공급자(차입자)는 물론 공급자와 거래하는 매입처의 신용과 평판 등이 주요 신용리스크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공급자 및 매입처를 엄선하여 상품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도적 관점 즉, 여신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더 근본적이라 할 수 있다. 상품의 기획단계부터 특정 금융상품의 고유 리스크를 분석하여 사전에 차단하거나 완화하고, 대출실행 후에는 정기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의 리스크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예상되는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에 하나 연체채권이 발생하게 되면 초기부터 신속한 대응과 사후의 처리까지 주도면밀하고 체계적인 태세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허 기반 여신처리시스템
금융기관에서 이뤄지는 여신 절차를 업무의 선과 후로 나누어서 구분한다면 차입자의 여신 신청은 프런트 오피스(Front Office)에서 이뤄지는 일이고 신용리스크 등에 대한 검증 및 판단은 미들 오피스(Middle Office)이며 기장(記帳)과 관리 등의 뒷단에서 일어나는 업무는 백 오피스(Back Office)의 일이 된다. 프런트와 미들 그리고 백으로 연결되는 일련의 유기적인 과정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단계, 즉 차입자의 여신 신청을 어떻게 접수하고 처리해야 하는지는 비대면 금융기관이라면 모름지기 고민해야 하는 여신체제의 중요한 절차라고 볼 수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은행과의 거래에서 느끼는 주요 애로사항 중 하나가 높은 금리, 대출한도 부족 외에 과도한 대출서류라고 한다(제4회 기고 참조).
실제로 은행들은 대출거래 시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신분증, 인감증명서 그 외에도 개인이면 소득증빙과 관련한 일체의 서류, 사업자의 경우는 사업자등록증 및 소득금액증명원, 법인등기부등본 등의 많은 서류를 차입자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적인 애로사항을 어떻게 해결하여 제시할 것인지를 비대면 금융거래를 지향하는 금융기관은 여신체제를 통해 구현해야 한다.
이러한 여신체제를 위해 온투인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편의성과 신속성 및 정확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첫째는 표준화와 자동화이다. 모든 신청패턴과 절차를 표준화하고 자동화하여 차입자의 요구사항에 대해 업무처리의 신속성을 높이고 있다. 두 번째는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종이로 된 서류를 사용하지 않고(Paperless)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완전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단순히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것뿐만 아니라 차입자가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간소화하여 서류 준비의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비용을 절약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마지막으로 여신업무를 정확하고 안정되게 지원하기 위해 특허를 기반으로 한 여신처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신용도 평가 방법 및 시스템, 차입자의 자금 유동성 확보와 관련한 방법, 농업, 축산업, 수산업 분야 종사자들에 대한 신용평가 방법 등 다양한 특허를 통해 정확하고 안정적인 체제를 실현하고 있다.
지향점
흔히 금융기관과 소비자의 관계를 갑과 을이라는 표현을 통해 불평등한 관계로 묘사하는 것을 종종 접한다. 정보의 비대칭성뿐만 아니라 자금의 공급자와 수요자라는 일종의 수급 관계상의 지위 차이가 그러한 관계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금융 당국이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정책들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가 이러한 불평등한 관계를 개선하고자 함일 것이다.
온투업체는 어느 한 편에 서 있는 시장참여자가 아니라 중개 기관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이 더 중요한 금융기관이다. 투자상품의 소비자인 투자자와 대출상품의 소비자인 차입자, 양쪽의 요구를 만족시켜서 공정하게 중개해야 하는 것이 바로 그 역할이다. 그리고 공정한 중개자로서의 기능을 여신체제에 구현해서 투자자, 차입자 그리고 중개기관의 공생적인 관계를 지속해서 조성·유지하는 것, 그것이 공동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온투인의 여신체제가 추구하는 것은 어렵고 불편하다고 말하는 금융절차를 쉽고 편리하게 만들고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여 차입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금융상품과 차입자에 관한 리스크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여 투자자의 투자수익을 안전하게 지키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용자 여러분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든든한 금융 동반자로서 해야 할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