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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농원

50년 축적된 신뢰와 작물관리 노하우

2세대가 이어가는 해남 농업인의 명소

땅이 기름져 쌀농사가 잘되고 부농이 많은 고장 해남. 이 지역에서 농사짓는 사람치고 해남읍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부농원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 곳에서 50년째 농자재 도소매업을 하면서 지역 농업인들과 애환을 나눠왔기 때문이다.

특히 부농원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이형복(76) 사장은 해남 사람들과 형 동생도 그런 경우가 드물 만큼 든든하면서도 살가운 사이다.

해남 사람들의 작물병원이자 사랑방

현재 국내 최고의 쌀로 인정받는 ‘한눈에반한쌀’이 이곳 해남의 토양이 길러낸 쌀이다. 그런 만큼 전통적으로 수도작의 고장인 해남은 농약을 비롯한 농자재의 유통에서도 다른 지역보다 앞서 나갔다. 농지가 넓어 이에 필요한 농자재의 물량과 종류가 타 지역보다 많았던 것. 부농원은 해남의 농업인들에게 병원이자 쉼터이면서 고민상담소의 1인3역을 해주는 장소로서 일상 속에 자리잡고 있다.

“사람이 아프면 병원을 찾지요. 작물이 시원치 않으면 저절로 부농원으로 발길이 가더라고요.” “다른 일 보러 나갔다가 부농원 들르지 않고 오면 왠지 서운한 마음이 들지요.” “사장님과 마주앉아 이런 저런 농사 고민 나누다 보면 막혀있던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곤 해요.” 이곳을 자주 찾는 농업인들이 부농원에 대해 풀어낸 이야기다. 이형복 사장은 작물 병해에 대한 지식도 남다르지만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푸근함이 좋아서 이곳을 찾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

50년 동안 축적된 병해 관리 노하우

최근 유서 깊은 가게를 노포(老鋪)라고 부르며 인정하고 아끼는 경향이 생겨났다. 과거에는 무조건 새것이면 좋은 줄 알았는데 이제 세월이 쌓이면서 생기는 나이테를 귀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해남의 노포라고 할 수 있는 부농원은 이 지역의 풍토와 작물병, 지역 사람들의 농사습관 등을 꿰고 있기에 농업인들에게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강산이 다섯 번 변하는 시간을 농업, 농업인과 함께 하다 보니 저절로 깨친 병해 관리의 비법도 적지 않다. 작물의 품질과 수량 관리에 대해 축적된 노하우 역시 햇수가 짧은 동종업체가 절대 넘볼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요소들이 현재의 부농원을 떠받치고 있으며 깊은 신뢰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이런 부농원에 요즘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사업의 중심 역할을 이어받고 있는 이 사장의 아들 이정운(42) 부사장이 부농원의 한 단계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기후가 바뀌면서 농사도 이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병해충 발생도 예전과는 양상이 달라져 농약의 종류나 횟수를 이에 맞춰 조정해야 하지요. 이런 변화들을 감안해 병해 처방을 하니까 효과가 더 크고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고객관리 시스템 갖추는 일이 급선무

이정운 부사장은 합리적인 신세대답게 부농원의 장점은 살리면서 단점을 보강해 가는데 거리낌이 없다. “농사를 직접 지어본 적이 없다”고 하면서 “그런 부분을 공부로 채우고 직원들에게 자주 물어보며 보강한다”고 시원스레 덧붙인다.

그는 부농원의 매장을 넓히고 고객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한다. 물품에 바코드를 도입해 관리하는 것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지적을 아버지 이형복 사장은 자연스럽게 받아주고 힘껏 지원해준다. 부농원이 대대로 이어지며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과학적 운영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업이 시대에 맞게 변하듯 해남 농업인의 오랜 동반자인 부농원도 새로운 변화의 물꼬를 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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