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기술의 발달과 사용 편의의 목적으로 약제 이외의 새로운 형태의 병해충 방제용 자재를 ‘농약활용기자재’로 등록 후 판매하도록 농촌진흥청에서 2010년 10월 규정을 신설하였다. 농민의 편리한 사용, 산업계의 신상품 개발에 의한 시장창출, 소비자의 고품질 안전 농산물 구입 등을 모두 충족하는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규정이라 할 수 있다. 농약관리법에 의하면 농약활용기자재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첫 번째는 농약을 원료나 재료로 하여 농작물 병해충의 방제 및 농산물의 품질관리에 이용하는 자재이고, 두 번째는 살균·살충·제초·생장조절 효과를 나타내는 물질이 발생하는 기구 또는 장치로 정의하고 있다.
농약활용기자재는 형태 및 특성 등이 모두 상이하여 일반 농약과는 다르게 각 제품 유형별 기자재를 먼저 지정하고 등록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제품별 등록기준이 설정되었으면 그에 맞는 자료들을 준비하여 등록 후 판매 할 수 있다. 새로운 종류의 농약활용기자재로 지정 및 등록기준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기간이 필요하므로, 회사에서는 미리 소요기간을 넉넉히 계산하여 준비해야 제품 출시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 제품 등록을 위해서는 일정기간 유효성분이 유지되어 적절한 약효가 발휘될 수 있도록 이화학적 성적 자료, 약효·약해 성적 자료 등을 확인하고,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농민 및 소비자의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등록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등록 기관에서는 농약 규정에 준해서 시험자료 등을 요구하도록 하고 있다.
시험자료는 농약 규정에 준해서 요구
농약활용기자재로 지정된 것으로는 2010년 ‘일-메틸사이클로프로펜 발생기’와 대량포획용·교미교란용의 ‘페로몬활용제품’이 있으며, 2012년 ‘에틸렌 발생제’가 추가되어 총 3가지 종류가 있다. 등록된 제품으로는 ‘일-메틸사이클로프로펜 발생기’와 ‘에틸렌 발생제’가 각각 한 개씩 2012년 등록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페로몬활용제품’ 등이 앞으로 등록되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농약활용기자재인 ‘일-메틸사이클로프로펜 발생기’와 ‘에틸렌 발생제’는 모두 에틸렌(C2H4)과 관련된 제품이다. 에틸렌은 식물호르몬의 일종으로 과일 성숙, 숙기 조절과 관련이 있으며,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발생한다고 한다. 에틸렌을 이용하면 과채류의 저장·유통에 많은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수확 후 저장 중 호흡이 급격히 증가하는 사과, 배, 복숭아, 살구, 바나나, 토마토 등 클라이매트릭형 과실과 관계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과일에 에틸렌을 처리하면 성숙·숙기가 빨라지고, 에틸렌 발생을 억제나 제거, 혹은 다른 물질로 에틸렌 접촉부위를 차단하면 과실의 성숙ㆍ부패 등을 억제할 수 있다.
현재 등록되어 판매되고 있는 ‘에틸렌 발생제’는 에틸렌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과거 홍시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던 카바이트를 대체 할 수 있는 편리한 환경 친화적인 제품의 하나이다. 감(청도반시)과 참다래(헤이워드) 후숙 촉진용으로 제품의 포장지를 열면 에틸렌을 서서히 방출하여 효과를 발휘한다.
2012년 등록된 ‘일-메틸사이클로프로펜 발생기’는 일-메틸사이클로프로펜을 발생시키는 기기이다. 일-메틸사이클로프로펜은 비교적 최근 농업에 이용된 호르몬으로 에틸렌 작용에 의한 노화를 억제 시켜 화훼, 과채류 저장성 향상에 이용되고 있다. 단감(부유), 사과(후지), 참다래(헤이워드), 백합(조지아) 등 여러 작물에 등록되어 사용이 가능하다.
국내 고유 기술로 수출 경쟁력도 높을 것
앞으로 농약분야와 첨단기술이 융합되어 농약활용기자재 등록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산업계 및 관계기관에서는 우수하고 안전한 기자재가 많이 등록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각자의 노력과 협업을 바탕으로 국내의 효율적인 이용뿐만 아니라 수출 선도 제품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현재 등록된 ‘일-메틸사이클로프로펜 발생기’와 ‘에틸렌 발생제’는 국내의 고유 기술로 만들어진 것으로 해외 수출 경쟁력도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 등 농약활용기자재가 농자재 한류 바람의 시발점이 되길 기대해 본다.
손은호 국립농업과학원 농자재평가과 농업주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