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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산업융합기술’ 농업의 선진화 불러온다

과학·공학이 농업기초 되는 시대 도래

최근 우리는 성장의 그늘 속에 묻혀 기본과 원칙에 무감각해진 자화상에 안타까워했다. 융통성이라는 미명하에 엷어져 갔던 원칙들과 편리함에 무시당했던 기본들로 깊고 저린 아픔을 맛보아야 했다. 이는 누구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며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기를 다짐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농업은 국가발전의 기본이다. 국민총생산(GDP) 개념을 만들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사이몬 쿠즈네츠(S.Kuznets)는 “후진국은 공업화를 통해 중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지만 농업과 농촌의 발전 없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농업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희생해야 할 산업이 아니라,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기본산업이며, 성장 동력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농업을 돌아보면 정부의 많은 노력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농업의 취약성 개선은 더디기만 하다. 농촌은 고령화되며 국가간 교역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영농규모는 여전히 영세하여 경지면적이 0.5ha 미만의 농가가 41.2%이고, 3ha 미만의 농가가 전체 농가의 91.4%이다. 국토면적은 우리나라의 1/3 정도지만 농가 호당 경지면적이 63ha인 덴마크와 비교하여 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국토 면적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시설원예 농업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네덜란드의 농업은 자신들의 영농환경에 맞도록 과학적인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노하우를 축적하며, 스스로를 혁신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세계일류 ICT 기술력 활용해 농업혁신 가능
불리한 영농환경과 사회 경제적 여건을 극복하고 커다란 도전에 직면한 우리 농업과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 성장산업으로 일으켜 세우는 것이 농정의 당면 현안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농업선진국과 대등하거나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혁신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지금까지 농업의 경쟁력은 인적 노동력과 토지자원의 규모에 비례하여 왔다면, 앞으로의 농업은 자본과 기술의 집약도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 일류의 ICT 기술력과 풍부한 ICT 인프라,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 등이 농업과 2, 3차 산업을 결합하는 매개체로 활용된다면 우리 농업은 또 한번 혁신과 도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스마트 ICT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식, 기술, 정보 융합형 농업시스템은 가까운 미래에 가장 유망한 농업혁신의 모델이 될 것이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 전자, 자동차, 조선 산업과 함께 농업도 우리나라의 대표 산업으로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농업의 혁신은 산업기술간 융합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소득을 결정짓는 요인들의 개선에 초점이 맞춰지게 될 것이다. 즉, 생산성 및 품질향상 요인, 생산비 절감 요인, 농산물 부가가치 증대 요인들을 선택적으로 또는 종합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창조경제 및 농업의 6차산업화를 실현할 농업+산업기술 융합의 다양한 모델이 ICT를 기반으로 설계될 것이다.

 

시설·기계·장치 중심의 생산시스템,
R&D·영농현장·농자재산업 간 선순환적 연계 가져와

이를 통해 이루어질 우리 농업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보면, 먼저, 농산물의 품질혁신으로 품목별, 재배 방식별 선도농가의 재배 노하우와 국내외 연구결과들이 디지털 정보화를 통한 지식 이용체계로 모델화될 것이다. 또한, 생산성 및 품질향상 모델, 기능성 농식품 생산모델, 맞춤형 농산물 생산모델 등과 같이 재배경험과 지식의 세분화·구체화가 이루어지며,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던 재배기술이 과학적 수단을 통해 객관화되고, 흩어진 정보들의 조직화를 통한 서비스 체계화가 진행될 것이다. 농업인과 연구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지식 베이스가 업데이트 되고, 스스로 발전해가는 개방형 플랫폼(Open-Platform)이 모델의 기반이 될 것이다.


시설·기계·장치 중심의 생산시스템은 국내 ICT 자원의 적극적 활용과 선진 외국과의 기술 차별화를 통해 R&D 결과물·영농현장·농자재 산업 간의 상호 선순환적 연계와 시설농업과 시설산업의 동반 성장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많은 농자재 및 부품의 국산화, 기술의 차별화 및 글로벌화의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서비스 중심의 농업 비즈니스는 농촌 및 농업자원을 기반으로 ICT를 매개로 한 산업융합형 수익모델이 활성화될 것이다. 역사, 문화, 지역 및 지리적 특성과 자원을 서비스화하여 농산물의 소비, 유통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도시민의 생활 수요, 정서, 오락 수요를 서비스화하여 농가의 수익원으로 개발하고, 이러한 경영활동을 효율화하도록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 제공 및 공유 체계, 비용 절감 및 수익 극대화, 생산자-소비자 직거래를 지원하는 유통 비즈니스 모델이 보편화될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는 산업을 융합하는 기술이 농업의 선진화와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농업이 국가의 기본이듯이 과학과 공학이 농업의 기초가 되고 기본이 되어야 한다. 특히, 농업공학은 농업과 산업을 이어주고, 산업기술을 농업에서 활용하도록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생산뿐만 아니라 수요-소비가 긴밀하게 연계되고, 공업(2차)-농업(1차)-서비스업(3차)의 전후방 산업간 연계가 이루어지며, 농업과 농촌이 동시에 발전하는 창조경제의 새로운 축으로서 농업이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용범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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