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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박사의 농약이야기 #3]농자재 제도 올바로 서야 농업도 발전

글로벌 시대…국내 농약 안전성 재정립 필요


긴 무더위와 늦은 여름장마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민족명절인 추석을 지나고 나니 어김없이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가을 날씨가 된 것 같다. 추석을 농공감사일(農功感謝日)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한 해의 농사의 결실을 보게 되는 절일’이라는 뜻이다.


38년 만에 찾아온 이른 추석은 농민들에게 햇과일 등의 출하시기를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하나, 올해 기후와 작황이 나쁘지 않아 수급이 원활하게 진행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렇게 한해 농사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시기에 내가 직접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지만 농약업계에 있는 필자도 위와 같은 소식을 들을 때에는 기분 좋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기업체간에 다소 혼선이 있었지만, 처음으로 적용된 대체휴일제도로 인해 올해 명절은 시간을 보다 여유 있게 계획하여 가족들과 지낼 수 있었고, 매년 차량정체로 인해 답답했던 귀성길도 괜찮았던 것 같다.


NNI 꿀벌 모니터링 과정 진행중
농약업계에서는 추석 전후로 해서 한해 매출이 짐작이 되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물론 추석 이후 돌발 병해충 등의 발생에 따라 추가 매출의 증가를 기대해 볼만 하나, 정상적인 영업환경에서는 대부분의 매출은 이 시기에 윤곽이 잡히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올 한해 있었던 몇 가지 이슈 중 대표적인 내용 두 가지를 적으려고 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꿀벌에 관련된 것인데, 이미 각종 언론의 보도를 통해 모두 잘 알고 있겠지만, EU에서는 NNI (Neonicotinoid)계통의 3종 농약 (Imidacloprid, Clothianidin, Thiamethoxam)에 대한 2년간 한시적 제한을 결정하였으며, 이에 대해 국내에서도 발 빠르게 품목의 신규등록 및 일부작물에 대해 적용확대 금지를 실시하였다.


참고로 위에서 언급한 3종 농약의 경우 국내 전체 농약 매출액 1조 3000억 중 10% 정도의 판매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종합살충제로 관련 업계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필자의 생각에는 국내와 유럽의 농업환경에 따라 농약사용방법은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위의 3종 농약을 종자에 코팅하여 사용하며, 이를 사용할 때 나오는 분진 및 침투이행에 따른 꿀벌에 대한 위해성 논란이 있었던 반면, 국내에서는 종자처리보다는 대부분을 경엽처리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핵심이다.


또 국내 농약관리시스템은 이미 꿀벌 및 생태독성 관련하여 농약라벨상에 주의 문구 표기 및 야외 엽상잔류시험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기관에서 관리 감독하고 있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다.
이렇듯 괴리가 있어 보이는 문제지만, 지금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서는 국내에서도 EU의 조치와 제안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었을 것이며, 농촌진흥청 및 관련 기관에서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해 올바른 해석을 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업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국내정서에 맞는 ‘꿀벌 모니터링 과제’를 신설하여 위해성 여부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며 여기서 도출된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농약에 대한 자극적 보도 없어지길
얼마 전 공중파의 한 다큐 프로그램에서는 ‘유기농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였다. 주요 내용은 친환경 농산물이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이를 위한 인증과정에서 정부, 농민 그리고 인증기관에 대해 취재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필자는 농약업계에 근무하고 있어 친환경 유기농산물하고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농약을 사용하여도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함은 전과 동일하다. 하지만 방송을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너무 자극적이었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친환경의 취지는 말 그대로 환경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하기 위해 농업 자재 등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인데, 방송에 나온 내용은 유기농업과 농약에 대해 초점이 맞추어 져 있었던 것이다.
사실 유기농 인증과 관련해서 농약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비료에서도 화학비료가 아닌 유기비료를 사용하여야 하며, 농약을 대신할 수 있는 농업자재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 최근 기관에서도 유기농업자재에 대해 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공시제도 후 품질인증제도를 시행하여 기준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방송처럼 일부의 사례를 보여주면서 자극적인 내용으로 방영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는 불신을 심어줄 수 있으며, 다수의 정직한 농가들이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유기농 인증을 받고 농약을 사용하는 농민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더 큰 의미에서는 유기농업자재를 생산하는 제조사, 이를 사용하고 재배하는 농민, 여기서 나온 생산물을 검사하는 기관까지 유기농업을 올바르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는 식량의 자급자족을 하고 이윤을 내기 위해 중심이었던 농약이 현대사회에서는 계륵 같은 존재가 된 느낌이다. 좁은 나라에서 발전을 하고 성장을 하기 위해 산업은 필수적이나, 각종지표상에서 경지 면적은 줄어들고 식량 자급률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FTA와 같은 조약들은 국익을 위해 필요하긴 하다고 해도, 우리 농업 그리고 그 농업을 행하는 농민들을 위한 제도 개선이 더욱 이루어 져야 앞으로 미래의 추석에도 풍요로운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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