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식품 산업의 생태계를 그리며

2024.04.01 09:13:15

어느 유명 가수가 부른, 축가로도 불리는 ‘오르막길’이라는 노래가 있다. 연인과 닥쳐올 힘든 삶을 사랑으로 함께 헤쳐 나가자는 이야기다. 대상이야 다르지만 그런 심정으로 차근차근 창업을 준비하고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해왔고, 그것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민했던 생각과 계획 등을 기고문의 첫 회부터 오늘의 마지막 회까지 매회 지면에 새겨왔다. 때로는 꿈이라고 생각하고 또 때로는 업(業)이라 여기며 시간을 헤치며 달려왔다. 그리고 그간 생각하고 고민하며 구상해왔던 것들을 조심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한 심정으로 이제 세상에 내놓으려 한다. 


금융 스타트업
과거 단순히 돈을 보관하고 빌려주는 곳에서 시작한 금융회사는 다변화해 가는 시대의 요구와 눈부신 기술의 발전을 등에 업고 이제 산업과 생활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금융회사로 첫발을 내디디겠다고 생각했을 때 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혁신을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금융에 발을 들이기 전, 농업 분야에 종사하면서 금융에 관해 느꼈던 현실 인식은 혁신금융이 주도할 농수산식품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사명감으로 전이되었다. 그리고 농수산식품 산업 분야와 금융업에 관한 생각들을 매회 기고문에 실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농수산식품 산업과 혁신금융의 의미(연재기사 1회~3회 참조), 농수산식품 산업에서 공급망 금융의 중요성과 금융기관의 역할(연재기사 4회~7회 참조) 그리고 농수산식품 산업의 연구개발과 정보통합 플랫폼(연재기사 8회~9회 참조)을 통해 농수산식품 산업에 대한 새로운 제안의 큰 틀을 그려왔다. 일련의 기고문들이 담고 있는 것에는 농수산식품 산업에 정보와 금융이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하 온투업)의 새로운 설계도가 투영되었다.


이미 알다시피 온투업은 정보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금융 관행에 대한 혁신을 표방하며 이제 막 등장한 금융업이다. 온투업체는 각각 추구하는 정책과 업력에 따라 진출 분야와 사업의 방향성과 성숙도가 다르다.

 

㈜온투인(이하 온투인)의 경우 농수산식품 산업 분야에서의 특화를 지향하는 몇 안 되는 금융 스타트업에 가깝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인적 및 물적 자원의 부족이라는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금융업이라는 전형적인 규제산업 속에서 혁신의 생각과 기술을 어디까지 조화를 이루며 구현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마저 거론한다면 그에 대한 해답을 도출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면 혁신의 생각과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도 시장과 맞닥뜨려졌을 때 한계를 넘지 못하고 좌초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아왔다. 시장에 안착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어떤 전략과 방법으로 임해야 하는 것일까라는 상시적인 고민과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농수산식품 산업과 금융의 선순환 생태계
산업구조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농수산식품 산업, 특히 농수산업에 관한 의견을 묻는다면 대부분 성장의 잠재성은 크지만, 아직 개화하지 않은 분야라는 인식이 근저에 깔려 있다.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던 농수산업의 제6차 산업화 정책(농촌융·복합산업, 연재기사 1회 참조) 역시 아직 안착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어떻게 보면 식상할 수도 있지만, 기후변화 대응과 식량안보 및 농어촌 사회의 고령화 등의 문제는 너무도 중대한 리스크여서 우리의 농수산식품 산업에 강건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정책이 그것을 방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농수산식품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민간 기업들이라면 응당 생태계 조성이라는 문제에 관해 한 번쯤은 고민해봤으리라 생각한다. 

 


온투인 역시 창업 때부터 줄곧 고민해왔던 문제가 농수산식품 산업 분야에서 건강한 생태계 구축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금융업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금융업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금융과 정보통신(ICT)의 융합을 통해 농수산식품 산업 분야에 생산적이며 활력을 줄 수 있는 환경을 준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농수산식품 산업과 금융의 개방적인 선순환 생태계를 제시하겠다는 비전과 꿈에 닿아 있다. 


금융과 비금융이라는 이질적인 분야를 선순환의 구조로 연결하기 위해 기존의 온투업체가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방식으로 금융과 비금융의 융합이라는 그림을 제시하고자 한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먼저, ‘ON고지신’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보통합 플랫폼으로 농수축산물의 유통과정에서 체결되는 각종의 가격정보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농수산식품의 공급망 사슬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여 상생의 생태계를 이루기 위함이다. 또한 올해 안으로 오픈 예정인 ‘익스트라’로 명명한 서비스는 외식과 관광을 융합한 생활 속 정보서비스로 기획하고 있다.

 

‘ON고지신’과 ‘익스트라’의 정보서비스는 비즈니스 및 일상의 생활과 금융을 연결하여 새로운 니즈를 창출하는 확장된 금융전략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확장된 금융전략으로 보는 이유는 농수산식품뿐만 아니라 외식업 관련 종사자 및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까지 아우르기 때문이다. 즉 금융의 수요자인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과 공급자인 투자자를 연결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하나의 플랫폼에 구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업영역의 확장성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협업과 파트너십의 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제한된 영역에서 단순한 협력이라는 형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전략적인 사고와 체계적인 업무추진 그리고 결과를 공유하는 유기적인 파트너십이라는 상생의 동행을 구축하려 한다.


이러한 비전 제시가 온투업권에서 전개하는 시장에 대한 접근방식을 단순하게 바꾼다는 의미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농수산식품 산업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시장 참여자와의 가치(價値) 연대를 추구하기 위함이다. 역량 있는 기업들과 가치를 공유하고 중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하며 상생의 협력을 통해 체계적으로 접근한다면 농수산식품 산업의 생태계 구축이 그리 요원한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금융과 정보 그리고 상생의 파트너십을 큰 축으로 삼아 농수산식품 산업 분야에서 금융과 비금융이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 그것이 온투인이 지향하는 목적지가 될 것이다.


당부의 말씀
지난 수년간 미지의 오르막길을 땀 흘리며 걷기도 하고 숨이 차게 뛰기도 했다. 생각과 결심 하나만으로 풀 섶을 헤치고 왔어도 가끔 돌아보았을 때는 후회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스타트업 앞에는 무수한 난관이 존재한다. 기존 거대 조직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의 진입장벽, 혁신 기술 개발에 필요한 인재 확충의 문제 등은 특정 스타트업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한 걸음 전진했기 때문이고 아직도 나가야 할 여정을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중단없이 가려 한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농수산식품, 금융 그리고 정보기술 분야에서 같은 가치를 추구하고 같은 생각을 하는 많은 업체와 힘을 모아서 해결해 가고 싶다. 시장의 많은 참여자와 함께하는 것이 생태계를 더 건강하고 강고하게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량의 덫(Competency Trap)’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검증된 역량에 대한 신념이 미래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덫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요즘 세상은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유행어가 나타나고 새로운 생각과 기술이 탄생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Needs)와 산업구조의 변화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과 환경 속에서 관행에 찌든, 훈련된 무능보다는 새롭고 유연한 생각과 건설적인 연대를 통해서 농수산식품 산업 분야에 온기를 불어넣고 싶다. 


첫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끊임없는 소통, 자신을 바라보는 객관적 자세를 놓치지 않으면서 여정의 끝까지 가보고 싶다. 지난 시절 경영자로서 어려움을 겪었을 때마다 글로벌기업 아마존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베조노믹스(Bezonomics)’의 ‘고객을 향한 집착’, ‘극단적인 혁신’ 그리고 ‘장기적 사고’라는 3대 원칙을 곱씹으며 스스로를 돌아봤다. 우리가 가고 싶은 앞으로의 길은 혼자서 가는 길이 아니라 함께 가는 길이었으면 한다. 뜻을 나누고 가치를 나누듯이 노력의 과실도 나누고 싶다. 뜻이 있고 역량 있는 업체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뉴스관리자 newsam@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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