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농약은 없어서는 안 된다. 농약은 크게 병원균을 억제하는 살균제, 해충을 잡는 살충제, 잡초를 방제하는 제초제와 함께 작물의 생장을 조절하는 생장조정제로 나뉜다. 여기에 살비제(응애약), 훈증제, 도포제, 훈연제 등 특수한 목적을 위한 제품들도 있다. 이번 특집에서는 이 중 급변하는 기후로 인해 특히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식물 병해를 방제하는 ‘살균제’에 대해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알아보자
이재군 경농 마케팅본부 제품개발팀 살균제PM
살균제 ‘잘’ 사용하는 법 8가지 1. 살균제를 여러 번 살포하는 것보다 병해가 생기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먼저다. 2. 식물병의 원인을 찾아서 적절한 약제를 살포한다. 3. 살균제는 충분한 물량의 약제를 살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4. 보호살균제와 침투성살균제 각각의 특성과 차이를 이해하자. 5. 농약 사용 시 혼용하는 방법과 혼용액 특성을 알아야 한다. 6. 작물별 방제체계를 활용해야 한다. 7. 병해·약해·생리장해를 구분해 적절한 처방을 해야 한다. 8. 살균제 사용 시 작물별 주의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
1. 살균제를 여러 번 살포하는 것보다 병해가 생기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먼저다
식물병의 발생 조건 3가지는 환경(온·습도), 작물, 병원균이다. 이 중 환경에 해당하는 온도와 습도는 진균과 세균의 생장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병원균의 종류에 따라 고온다습하거나 저온다습한 조건에서 생장이 빠르게 활성화되며, 이때는 살균제를 반복적으로 살포하더라도 방제가 어려워진다. 특히, 장마철 등으로 습도가 높아지는 경우 진균과 세균의 증식 속도가 빨라지고, 빗물에 의해 이동 및 전파도 수월해져 병이 매우 쉽게 번진다. 최근 여름철 집중호우, 연속 강우 등으로 인해 사과 탄저병, 갈색무늬병, 복숭아 탄저병, 고추 탄저병 등 노지 작물의 병해가 급증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살균제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식물체가 서식하는 곳이 습도가 높은 곳인지, 토양 배수가 잘 안되는 곳인지, 비가림 시설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밀식재배로 통풍이 안 될 때는 통풍이 원활할 수 있게 가지치기나 재식 간격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배수가 안 되는 토양의 경우 토양계량제를 처리하거나 배수로를 만들어 토양의 수분이 빠른 시간에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방법들을 사용하면 살균제를 반복적으로 살포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식물병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2. 식물병의 원인을 찾아서 적절한 약제를 살포한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아 증상을 이야기하고 적절한 처방을 받아 병을 치료한다. 식물에 발생하는 이상 증상도 이와 동일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만, 식물이 우리에게 직접 말을 할 수 없기에 식물을 관리하는 사람을 통해 이상증상 및 증상의 원인을 확인한 뒤, 이에 맞는 살균제를 살포하게 된다.
이때 농약을 판매하는 곳에서 권장하는 약제를 그대로 살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좋지 않은 방법이다. 내가 관리하는 식물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알고 가장 적절한 약제를 살포해야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효과적인 방제를 지속할 수 있다.
모든 작물에 발생하는 병원균을 전부 다 알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관리하고 재배하는 작물의 주요 병해 증상 및 원인 병원균, 적용 약제를 꼼꼼히 기록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세균은 끈적한 점액질 상태의 병원 미생물로, 알맞은 환경조건에서 25분마다 1회씩 분열하며 개체수가 빠르게 증가한다. 물질 특성상 식물체 내에 축축하거나 물에 젖은 듯한 병징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세균 병해의 큰 특징으로 이를 통해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해 살포할 수 있다. 바이러스 병해는 매개충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는 매개충 밀도를 줄이고, 필요에 따라 살충제를 처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