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 농약이 개발되지 전까지는 유일하게 살균제로 사용되었다. 유기농업에서는 황이 없으면 농사를 못 지을 정도로 중요한 자재로 자리 잡았다. 농약다운 농약이 개발되기 전인 19세기 말에 황과 생석회를 반응시켜 제조한 것이 석회유황합제이다. 프랑스 포도 재배에서 곰팡이 병을 방제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황과 가성소다를 반응시킨 황토유황 등이 유기농업자재로 사용되고 있다. 10여년 전에는 쉘이 요소와 황을 120℃에서 반응시켜 미세 황 제조기술을 개발하였다.
유기농업자재로 사용하는 액체 황 살균제
1880년대에 석회유왕합제가 개발되었다. 프랑스 포도 농장의 가장 큰 골치덩어리인 흰가루병을 방제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개발하는 과정 중에 생석회와 반응시키면 고체가 액제로 변하는 것을 발견하고 개발되었다.
황은 고체상태에서는 입자가 커서 살균, 살충효과가 매우 낮다. 항과 생석회를 혼합하면 높은 열로 반응하여 액체상태로 녹는다. 황은 115℃ 이상에서만 녹기 때문이다. 석회유황합제는 자가제조하기도 하고 상품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20여년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생석회 대신에 가성소다를 반응시켜 제조하는 황토유황이 유기농업에서 살균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황, 황토, 맥반석, 가성소다를 농가가 직접 혼합하여 제조하기도 하고 일부 상품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그 후 “황서방”, “모두싹”, “다싹” 등의 다양한 액체형 유기농업자재가 개발되어 엽면살포용 살균제로 사용되고 있다.
박과작물에는 약해가 자주 나타나므로 사용 농도에 주의해야
이들 유기농자재의 특징은 곰팡이와 진균류 병균 방제에 농약에 비해 뒤지지 않는 살균작용이 있으며, 흰가루병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자재이다. 그러나 농도가 높고 햇빛이 강하거나 잎이 약한 박과작물에는 약해가 자주 나타나므로 사용 농도에 주의해야 한다.
50㎛ 미세 황의 황질소비료 살균력
일반 황은 입자 크기가 커서 살균작용이 거의 없다. 그러나 50㎛ 크기로 미세화시킨 황은 병원균의 표피에 닿는 면적이 넓어 병원균의 세포벽, 세포막 파괴, 단백질 변성 등의 효과에 의해 살균작용을 한다. 저항성이 발현되지 않는 장점도 갖고 있다. 황을 미세하게 입자화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쉘이 50㎛ 미세 입자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황질소비료가 탄생했다.
황질소비료는 1kg에 약 1조 5천억 개의 50㎛ 미세 황 입자를 갖고 있어서 원자재로 혼합한 복합비료는 일반 복합비료 효과와 동시에 토양병 예방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황질소비료는 쉘의 기술을 이전 받아 국내에서도 생산되어 주로 외국에 복합비료 원자재로 수출하고 있다. 2023년도에 국내에 처음으로 황질소비료를 혼합한 “뿌리조은황플러스” 판매가 시작되었다. 황질소비료는 “슈퍼에스” 상품명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금황”으로 판매되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채소류 토양 병 대비
채소류에서 뿌리썩음병, 시들음병, 뿌리혹병 등 토양 병의 문제점이 심해지고 있다. 미부숙 악취 퇴비에 의한 토양 병의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 퇴비 규정에 “대장균, 살모넬라” 불검출, 퇴비 부숙도 측정 등 다양한 방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토양병 확산을 막는 것은 요원하다. 토양병 방제에는 농약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미세 황을 혼합한 복합비료는 황비료 효과와 토양병 살균 효과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