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한두봉, 이하 KREI)은 대내외 여건과 농업·농촌 주요 현안을 고려해 2026년에 주목할 10대 농정 이슈를 선정해 발표했다.
KREI가 선정한 10대 농정 이슈는 ▲위험 관리 체계 정교화를 통한 농가소득 안정 실현, ▲위기 대응형 지원에서 농업 경영비 상시 지원체계 구축, ▲공급망 변동성에 대한 전략적 대응으로 식량안보 체계 강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안착과 향후 방향 모색, ▲생산-유통 단계별 수급조절 강화 및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농촌 정주 여건 개선과 생활 서비스 혁신을 위한 제도적 전환, ▲친환경·저탄소 농업으로의 구조적 전환과 실천 기반 확대, ▲청년 농업인 육성 지원 및 고령 농업인 은퇴 지원 고도화, ▲식품 보장성 및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국가 역할의 확대, ▲K-브랜드의 글로벌 위상 제고와 연계한 K-푸드 수출 확대로 지면 관계상 몇 가지 이슈만 소개하고자 한다.
위기 대응형 지원에서 농업 경영비 상시 지원체계 구축
2022년부터 이어진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불안정 등으로 인해 2025년 농업 부문은 비료, 사료, 농약, 면세유 등 필수농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농가의 경영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정부 지원은 주로 특정 재해나 급격한 가격 변동 시 일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위기 대응형’ 방식이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높아진 경영비 부담을 지속적으로 완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단기적인 보조금 지급 방식으로는 농가의 예측 가능한 경영 활동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2025년을 거치며 농업계 내부에서는 필수농자재 비용상승으로 농가의 경영비 부담이 증가하므로 이를 정책적으로 안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단순한 비용 보전을 넘어, 농업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농업 경영비 상시 지원체계’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2026년에는 위기 대응형 지원에서 벗어나 필수농자재 지원을 제도화하고 상시 운영하는 방안이 핵심 정책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2025년 11월 국회를 통과한 「공급망 위험 대응을 위한 필수농자재 등 지원에 관한 법률(필수농자재지원법)」이 2026년 12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므로, 법률에 따른 구체적인 지원 방안 마련이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농자재를 '필수'로 규정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지원할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률(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비료, 사료 외에 농약, 유기 농자재 등 포함 여부를 두고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지원 단가 결정 시 국제 시세 변동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지원 상한선을 둘 것인지 등 세부 기준 마련 과정에서 농가 규모별, 품목별 이해관계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일회성 추경 예산에 의존하던 한시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공급망 위험시 선제적인 가격 안정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단계별 대응 체계를 법제화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필수농자재 등의 원자재 및 제품 가격 동향을 파악하고 예측하는 정보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적인 가격 변동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입 다변화를 꾀하거나 필수농자재 비축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2026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는 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지원, 무기질 비료 가격 보조 등 기존 사업 예산 증액을 위한 농민 단체의 요구가 활발했다. 이는 상시 지원체계와 더불어 농가 경영비 부담을 구조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접근이다.
생산-유통 단계별 수급조절 강화 및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2025년 농식품 분야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농산물 공급 차질이 반복되며 장바구니 물가 불안이 주요 이슈로 부각 됐다.
정부는 민관 합동 수급조절위원회, 생육관리 협의체, 비상수급안정 대책반 등을 상시 가동하며 수급 상황을 점검했고, 할당관세 등 긴급 조치로 일부 품목의 가격 안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단기대책의 효과 한계가 지적되며 선제적·구조적 대응(기후 적응력 및 공급 안정 장치 강화)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동시에 농산물 유통구조의 비효율성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지목되며 유통 단계 구조개선 논의가 본격화됐다. 온라인 유통 확산을 위해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을 운영하면서 초기 정착을 위한 플랫폼 이용 수수료 면제(초기 3년, 이후 0.3%)가 시행 중이며, 이는 농가 유통비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가격 안정에 기여하려는 목적이다.
국정감사 등에서도 도매시장 법인의 과도한 이윤, 복잡한 유통 단계로 인한 농가 수취가격 저하 문제가 제기되며 유통 독과점 구조 완화, 투명성 강화, 적정 마진 유도 필요가 강조됐다.
2026년에는 기상이변의 누적과 대외 변수로 작황 변동과 원자재 가격 불안이 겹치며, 농산물 생산비 상승과 물가 압력이 상시화될 위험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후플레이션’ 국면에 대응한 선제적·전략적 수급관리 체계를 한층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매년 수급계획을 수립·이행하되 정식-생육-출하 단계를 반영한 관리 체계를 정교화하고, 중앙주산지협의회(협의체)의 의사결정과 (광역)수급관리센터의 집행·지원 기능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거버넌스를 정비해야 한다. 또한 기상 조기경보와 생육 모니터링을 고도화하고, 주요 품목 비축 및 탄력적 시장 조치 등 공급 충격 대응 장치를 상시 체계로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
유통구조 개선 과제는 2025년 대책의 현장 성과를 2026년에 가시화하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공영도매시장 혁신과 유통 단계 축소가 거래 관행·수수료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도매시장 법인의 투명경영과 적정 마진 유도를 통해 농가 수취가격과 소비자 체감 가격 간 괴리를 줄여야 한다. 특히 2025년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운영에 대한 법적 기반 마련과 함께, 별도 법인 설립과 제도권 편입을 명시한 법률 제정이 이루어졌다.
디지털 유통 확산에 대비해 산지-도매-소매 연계 인프라와 정산·데이터 연계 기반을 정비하고, 산지 조직화와 APC 저장·물류 역량을 강화하여 계약 기반 거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생산·유통 단계의 효율성·공정성을 높여야 한다.
친환경·저탄소 농업으로의 구조적 전환과 실천 기반 확대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확대되면서, 농업 정책의 초점은 생산 중심 농정에서 환경·에너지 등 비생산 영역을 농가소득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익직불제는 농업의 환경·공익 기능 수행에 대한 보상을 통해 농가소득 안정을 도모하는 핵심 정책 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며, 친환경 농업 실천을 유도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기능해 왔다. 다만 현재 공익직불제는 준수의무 이행 중심의 운영 구조로 인해 환경 성과와의 직접적 연계에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한편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은 지역 단위 환경 실천을 유도하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나, 개별 사업 중심의 운영 구조, 공익직불제와의 연계 부족, 환경 성과의 정량적 관리 한계, 참여 확장성 제약 등으로 인해 제도적 안정성과 정책 효과의 누적·확산에 한계를 지니고 있다.
또한 친환경 인증 농지 면적은 생산비 상승과 수요 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정체 또는 감소 추세를 보이며, 개별 농가 중심의 친환경 농업 확산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왔다. 2026년을 전후로 친환경·저탄소 농업 전환을 뒷받침하는 정책 체계는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우선 공익직불제는 친환경농업직불 면적 확대와 함께 탄소중립·동물복지축산 등 신규 선택직불 도입을 위한 법령 개정을 통해 선택직불 중심의 고도화가 추진되고 있다.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은 향후 공익직불 및 선택직불 확대, 친환경농업직불 강화와 연계되어 농업환경 실천을 제도적 보상 체계 안으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환경 농업직불 단가 인상은 향후 인증 농지 면적 확대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농업부문 재생에너지 측면에서는 2026년 상반기 영농형 태양광 제도 도입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농업 생산과 에너지 생산의 병행이 제도적으로 허용될 계획이다. 임차농 참여 및 보호, 영농활동 관리 체계 마련, 재생에너지지구 내 농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현장 실행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가축분뇨와 농업부산물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생산은 에너지화 시설 확충 등을 통해 확산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친환경 농업 확산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시장·공공 수요 기반 구축이 필수적이다. 2026년부터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이 전국 대상으로 본격 시행되고, 학교급식·공공급식 정책과의 연계를 통한 친환경 농산물 공공수요 확대는 친환경·저탄소 농업 전환의 시장 기반으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년 농업인 육성 지원 및 고령 농업인 은퇴 지원 고도화
고령 농업인 중심의 농업 인력구조 불균형을 완화하고 우리 농업의 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청년 농업인 육성과 농업 세대전환 촉진을 위한 노력이 강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7년까지 청년 농업인 3만 명 육성을 목표로 「제1차 후계·청년농 육성 기본계획(’23~’27)」을 추진하여 청년들의 영농 진입을 지원하고 있다..
청년 농업인 영농정착 지원사업 등의 추진으로 농업 인력정책의 기반이 마련되면서 청년 농업인이 증가하였으나, 초기 소득안정 지원이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에는 불충분하고, 정책자금 상환이 어려운 수혜자가 양산되는 등 문제가 나타나면서, 청년 농업인 육성정책을 양에서 질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커졌다.
청년들은 담보 능력이 낮아 농지·시설 등 자본 투자를 위한 금융 지원 문턱이 높은데, 창농 초기 적절한 금융 컨설팅은 부족한 실정이다.
청년 농업인은 정부의 최우선 농지 공급 대상이지만 높은 가격, 수요에 맞는 농지 부족 및 관련 정보 부족 등으로 농지 확보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청년 농업인 정책 수혜자 확대로 농지 확보 경쟁이 심화됐다.
고령 농업인의 영농은퇴는 농지 공급 확대로 이어져 청년 농업인의 농지 확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평생 직업으로서의 농업에 대한 애착, 여가 활용 등의 비경제적 이유와 함께 노후 소득원 확보라는 경제적 이유로 인해 농업인의 은퇴는 지연되고 있어 고령 농업인 은퇴 유도 정책의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청년 농업인 육성은 준비 과정을 마련하여 인증된 농업법인, 선도농가, 교육기관 등에서 연수를 실시하고, 예비 청년 농업인이 전문성 습득 및 영농 설계, 창농기반 마련 등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안정 자금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담보 중심에서 청년농업인의 사업성과 영농능력 중심으로 농업금융 지원제도의 개선도 필요하다. 아울러 청년 농업인의 농업 진입과 자립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청년 농업인과 행정기관, 기존 농업경영체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농촌 정착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경영이양형 및 은퇴직불형 농지연금 제도를 마련하였으나 가입률이 낮아 경영 이양 효과는 제한적이며, 농지이양 은퇴직불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나 정서적 애착, 상속 동기 등으로 농지 유동화가 지연되고 있다.
향후 고령 농업인의 노후 안정자금 지원 강화 및 경영이양 시 실질적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영농자산의 원활한 세대 승계를 유도하는 정책 고도화가 주요 과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농업교육 등의 과정을 이수한 청년을 창농 등 정책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예비농업인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농업인이 장기간 적립 후 연금 형태로 되돌려 받는 농업인 퇴직연금 저축의 도입을 준비 중이다. 두 제도 모두 상당한 재정 소요가 예상되는 바,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 마련이 제도 도입의 핵심과제로 대두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