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되찾아온 종자주권

2012.09.18 13:10:07

동부팜한농, 몬산토코리아 영업양수

 
동부팜한농은 9월11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몬산토 본사에서 몬산토코리아 종자사업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양수 대상은 몬산토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유전자원과 품종 자산을 비롯한 시설, 영업 자산, 인력 등이며, 몬산토의 해외 자산 일부라고 밝혔다.

이번 동부팜한농의 몬사톤코리아 영업양수는 IMF 외환위기 때 다국적기업에 빼앗겼던 종자주권을 찾아왔다는 의미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다국적기업 세미니스가 당시 국내 종자분야 1위였던 흥농종묘와 3위 중앙종묘를 인수해 설립한 몬산토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521억원을 기록했으며 300여 종의 종자 및 원예용 상토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 유전자 변형 종자의 90% 이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종자회사이다.

이번 양수는 업계에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왔다. 그 동안 외국기업에게 로얄티를 내고 사먹어야 했던 삼복꿀수박, 불암배추, 관동무 같은 한국 대표 품종들이 15년 만에 우리 손으로 되돌아 왔다.

국내 종자시장 역시 이제 동부팜한농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주도하게 됐다. 동부팜한농의 몬산토코리아 영업양수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게 됐으며, 한국 종자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또한 세계적으로 식량 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작물 생산의 기초가 되는 종자를 대거 확보함으로써 식량안보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동부팜한농은 몬산토코리아가 보유했던 거래처와 유전자원을 인수하게 돼 이를 기반으로 해외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동부팜한농은 앞으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 다양한 품종을 육성하고, 기능성 식품 및 의약품 원료로 활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종자와 바이오작물 종자도 적극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해외 현지 적합 품종을 개발하고, 작물보호제·비료·상토 등 다른 농자재들과의 패키지 상품을 확대해 세계 종자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동부팜한농 우종일 부회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종자주권을 되찾아온 것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우리나라 종자산업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에 앞장서겠다”는 강한 포부를 밝혔다. 우종일 부회장은 이날 “동부팜한농이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부는 최근 ‘동부팜’을 농업분야의 대표 브랜드로 확정하고, 동부한농을 동부팜한농으로 이름을 바꾸는 등 관련 계열사들의 이름을 대대적으로 바꾼 바 있다. 이어 동부팜한농은 음료전문회사 ㈜가야를 인수했다. ‘씨앗에서 식탁까지’ 아우르는 세계적인 농업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 동부의 야심찬 계획이다.

이번 몬산토코리아 인수 뒤에는 농업사업 육성에 대한 김준기 회장의 남다른 집념과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고 알려졌다. 김준기 회장은 일찍부터 한국 농업이 경쟁력이 없는 낙후된 산업으로 간주되는 데 대해 강한 이견을 가져왔다.

기업이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며, 농업은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반드시 육성되어야 할 국가기간산업이라는 것이 김 회장의 지론이다.

김 회장의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동부는 1980년대 후반 비료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이후 작물보호제, 종자, 동물약품, 대규모 첨단영농, 농산물 가공·유통, 바이오 분야로 차근차근 사업영역을 넓혀 나갔다.
 
이번 인수는 몬산토와 동부그룹의 특별한 인연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3년 동부는 몬산토와 합작하여 국내 최초의 실리콘웨이퍼 제조회사였던 코실(현 LG실트론)을 설립했으며, 몬산토가 농업·바이오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반도체소재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1989년 자신들의 지분을 동부에 매각하기까지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맺어 왔다.

오랫동안 몬산토를 지켜보아 온 김 회장은 몬산토가 세미니스코리아를 인수하자 몬산토의 종자사업 동향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번 인수는 몬산토가 한국, 중국, 일본에서 벌이고 있는 종자사업 시장전략을 재편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작년 11월부터 동부팜한농과 몬산토 간에 이어진 협상에서 일궈진 결과이다.

이번 인수 계약에 따라 동부팜한농은 고추, 토마토, 파프리카, 시금치를 뺀 몬산토코리아의 채소종자 포트폴리오와 관련 자산 및 부채를 인수하게 된다. 또한 동부팜한농은 몬산토코리아가 보유했던 모든 채소작물의 유통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에서 고추, 토마토 품종이 제외된 것에 대해 동부팜한농 관계자는 기존 동부팜한농의 연구가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반적인 인수합병과 다른 점은 몬산토코리아는 자사 채소종자사업부의 일부를 동부팜한농에 매각한 것이기 때문에 몬산토코리아 법인은 계속 유지된다. 관련 분야 모든 직원들은 동부팜한농으로 소속을 옮기게 되며 50여명의 인원이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으로 국내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게 됐으며, 동부팜한농은 국내 종자시장 점유율을 26%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 67종, 배추 38종, 수박 17종, 오이 16종 등 310종의 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무와 배추 등 주요작물을 중심으로 11개의 1등 품종을 보유하고 있는 기존 몬산토코리아의 포트폴리오가 시너지 효과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뉴스관리자 newsam@newsam.co.kr
< 저작권자 © 농기자재신문(주)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PC버전으로 보기

전화 : 02-782-0145/ 팩스 : 02-6442-0286 / E-mail : newsAM@newsAM.co.kr 주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22길 8 미소빌딩 4층 우) 06673 등록번호 : 서울, 아00569 등록연월일 : 2008.5.1 발행연월일 : 2008.6.18 발행인.편집인 : 박경숙 제호 : 뉴스에이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