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중심의 결속·장기적 관점의 대책마련 시급
기술력 등 전문성 강화에 전속품목 확대·매장 현대화 추진
농협중앙회의 자재유통사업 확대전략에 (사)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회장 신원택)가 위기감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대책수립을 선언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농약 및 농자재 유통사업 확대가 최근 본격화되자 (사)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는 지난달 17일 협회 회의실에서 긴급 좌담회를 개최, 향후 적극적인 대응으로 회원의 권익을 보호할 것을 결의했다.
농협 시장점유율 55.5%, 자재유통센터·자재센터 연달아 완공
농협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농약 및 농자재유통사업의 확대를 목표로 그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해 왔다. 매년 계통농약사업을 확대하여 올해에는 전체 농약 유통품목 1500여개 중 1044개를 계통등록(69.6%) 했고, 계통농약의 전체 시장점유율은 45.2%에 달하였다. 지역농협의 자체사업까지 포함할 경우 농협의 시장점유율은 55.5%에 달하고 있다.
농협은 또한 유통의 혁신을 위해 전국적으로 자재유통센터와 지역농협 자재센터의 확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3개소에 건립 중인 자재유통센터는 2017년 군위·2018년 안성·2019년 구미센터의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지역농협 자재센터도 올해 말까지 190개소의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초에는 향후 농약시장점유율 70%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치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농협의 적극적인 전략추진에 대한 시판상의 대응전략을 수립하고자 열린 (사)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 긴급좌담회에서는 시판상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대응책들이 제시되었다. ▲농협 대비 경쟁력이 있는 기술력과 서비스력의 강화 ▲시판(협회)중심품목의 확대와 경쟁력 향상 ▲시판 매장의 규모화·현대화·전산화 ▲판매업 자격증 강화와 농약유통질서 확립 등의 대안이 제시되었다.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는 이날 제시된 대안들을 중심으로 향후 보다 구체적인 세부계획을 수립 실천하여 농협의 자재유통사업 확대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Q. 사회(박경숙 사장)_ 바쁘신 시간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 들어 농협의 자재사업 강화가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 먼저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A. 신원택 회장_ 농협중앙회는 오래 전부터 농약 및 농자재 유통 점유율 확대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해 왔으며, 올해 초 농식품부에 농약의 시장점유율을 70%까지 확대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 7월에 열린 ‘2016년 자재사업 추진전략 보고’에서는 ▲계통품목 확대를 통한 사업기반 구축 ▲연합구매 강화를 통한 구매가격 인하 ▲농약 상시공동구매제도 추진 ▲보직공모자 기술협의회 구성 및 활성화 등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모든 정책들이 우리 시판상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농협은 이같은 적극적인 자재유통사업 전략을 통해 이미 농약 시장점유율 55%, 계통품목 등록율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Q. 사회(박경숙 사장)_ 시장점유율 70%는 일본농협의 시장점유율 60%를 넘어서는 시장의 절대적 지위자이자 독점적 지위자인데요, 오늘 이 자리는 바로 이런 위기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자 준비되었습니다.
A. 신원택 회장_ 먼저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의 중앙회 회장으로서 자성부터 해봅니다. 우리 시판상은 1990년대 시장점유율 86%를 차지할 만큼 농약유통의 절대적 강자였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농협의 자재사업 강화와 농약제조사업 진출로 인해 현재는 시장점유율이 농협에 밀리고 있습니다. 절대적 지위에 있었던 1990년대와 2000년대, 미래를 미처 보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는 면에서 먼저 반성합니다. 왜 미리 대처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크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 시판상들이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 중앙회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하여 대책을 수립한다면 현재의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A. 김대기 부회장_ 중앙회부터 일반 회원까지 모두 반성이 필요합니다.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자 할 때 일반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회원들은 아직도 현재의 위기감에 대해 무감각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현재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적극적인 참여로 전환하는 의식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회를 중심으로 지부, 지회 등 하부조직의 단합이 강화돼야 합니다. 지부, 지회가 보다 단결하고 결속력을 갖춰야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 전체가 보다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사회(박경숙 사장)_ 시판상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시판상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할 텐데요.
A. 손재국 부회장_ 농약 시판상은 농업기술을 바탕으로 한 농업전문가입니다. 작물에 대한 생리, 생태 및 병해충에 대한 기초지식과 상황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농업전문성은 농협이 단기간에 따라올 수 없는 우리만의 강점이며, 이같은 강점을 더욱 향상시키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농업기술력 강화에 보다 노력해야 합니다.
A. 김문수 지부장_ 농업은 지식산업이며 농약 시판상은 지식 컨설턴트입니다. 우리 회원들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이상 컨설턴트 역량을 축적해 왔으며, 이는 어떤 전문직종 못지않게 긴 경력입니다. 이제 농업기술 교육, 제품기술 교육과 더불어 전문 컨설턴트가 갖추어야 할 컨설팅 기법, 마케팅 기법, 대고객 서비스 기법 등에 대한 교육도 도입해야 합니다. 우리 회원들도 판매상이 아닌 컨설턴트라는 의식전환과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그에 걸맞는 능력을 겸비해야 합니다.
A. 신원택 회장_ 시판은 규모는 작지만 강소기업으로 봐야합니다. 성실함과 전문성을 겸비해 농업인과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시판 모두가 단결하여 움직여준다면 시판의 강점인 전문성 극대화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지방·소상공인 유통시장을 확보하고, 정부정책 지원을 받아 각 지역 물류센터를 착공하는 등 다방면에서 노력도 해야 할 것입니다.
Q. 사회(박경숙 사장)_ 협회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판전속품목도 훌륭한 대책이라고 생각됩니다.
A. 김대기 부회장_ 시판(협회)중심품목은 우리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의 힘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우리만의 무기입니다. 우리 회원들이 적극적인 참여의식을 갖고 1회원이 1박스만 구매하더라도 전국적으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품목에 있어서는 우리 스스로 창피할 정도로 실적이 저조한 적도 있습니다. 회원 개개인의 사정은 있겠지만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에 대한 소속감과 의무감을 갖고 1회원사 1박스 이상 구매에 적극 참여해야 하겠습니다.
A. 신원택 회장_ 시판(협회)중심품목은 제조회사와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의 상생관계를 의미하는 것이며 두 단체의 약속의 산물입니다. 제조회사들은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에 대한 신뢰와 농약유통의 미래를 위해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 시판(협회)중심품목 선정에 적극 협력해 주시기 바라며, 우리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 회원들은 우리 스스로의 단결력과 제조회사들과의 약속 이행을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시판(협회)중심품목은 말 그대로 우리의 품목, 우리만의 중심품목입니다. 농협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우리만의 차별화된 제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합니다.
Q. 사회(박경숙 사장)_ 농협중앙회는 현재 전국적으로 3군데 자재유통센터를 건립 중이고, 올해 안으로 전국 190여개 소에 지역농협 자재센터를 완공할 예정입니다. 시판상의 경쟁력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까요?
A. 김대기 부회장_ 농협중앙회와 비교해 우리 회원들이 영세한 것이 주지의 사실입니다. 특히 하위 30%는 미래를 대비할 여력이 절대 부족합니다. 하지만 매장의 규모화, 현대화, 전산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중앙회 차원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A. 김문수 지부장_ 지역농협 자재센터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적정규모의 매장과 깨끗한 쇼핑공간이 필요합니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시설개선자금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지는 협회원이 부담하고, 시설자금은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면 농협자재센터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악한 농업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우리만의 힘으로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중소기업연합회 등 외부기관과의 연대활동이 절실합니다.
Q. 사회(박경숙 사장)_ 그 외 시판상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책이 있다면.
A. 손재국 부회장_ 농약 판매업 자격증에 대한 기준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손쉽게 자격증을 따고 시판상 개업을 하다 보니 지역내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농업전문가들이 개업을 해서 농업전문성을 보다 키우는 풍토가 자리잡아야 합니다. 출혈경쟁이 아닌 정당한 대가를 받고 보다 기술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전문자격을 갖추는 식물의사제도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A. 신원택 회장_ 출혈경쟁이 아닌 기술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농약유통질서가 확고히 자리잡아야 합니다. 유통시장을 왜곡시키는 도매업체의 무분별한 제품공급은 해당지역의 농약시장을 붕괴시키는 반업계적, 반농업적 행위입니다. 도매상과 시판상의 책임이 크겠지만, 여기에는 일부분 제조회사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농협 역시 저가공급이라는 명분하에 농약유통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 빈번한데, 공익기관으로서 자제해야 할 행위입니다.
A. 손재국 부회장_ 원제사와의 협력도 필요합니다. 우리 시판상들은 농약의 판매접점 최일선에 있는 원제사의 고객으로서 우리의 니즈와 요구를 전달할 권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원제사와의 간담회를 정례화하고, 우리의 요구를 전달한다면 원제사도 진지하게 고민할 것입니다.
Q. 사회(박경숙 사장)_ 시판상의 가장 큰 동지는 아무래도 농약 제조회사들일 텐데요. 제조회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김문수 지부장_ 농협의 목표대로 농협의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한다면 우리 시판상들은 대부분 도산할 겁니다. 시판상들이 무너지면 제조회사들도 함께 무너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농협의 시장점유율 증가와 더불어 이미 몇몇 회사에서는 영업조직을 축소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영업조직 없이 생산회사로 전락할 것입니까? 농협계통에 집중하기 보다는 멀리 미래를 내다보고 우리 시판상과 상생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A. 신원택 회장_ 맞습니다. 제조회사들은 우리 시판상들과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발전하거나 함께 쇠퇴하는 상생상사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반세기를 함께 손잡고 발전해 왔듯이 지속적인 협력과 파트너십을 부탁드립니다. 농협문제 뿐만 아니라 시판(협회)중심품목, 도매상, 유통질서 등 함께 협력해야 할 사안이 많습니다. 우리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에 보내주시는 정성 이상으로 보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Q. 사회(박경숙 사장)_ 마지막으로 신원택 회장께서 전국 판매협회 협회원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하신다면.
A. 신원택 회장_ 전국의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 회원 여러분, 농협의 자재사업 강화로 고심이 많으실 것입니다. 한국작물보호제판매협회 중앙회 임직원들은 현재의 상황을 위기로 생각하고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희 중앙회에 따뜻한 격려와 협회를 중심으로 대동단결 합시다.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훌륭한 대책을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한가족으로서 계속적인 성원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사회(박경숙 사장)_ 장시간 좋은 말씀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_ 김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