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분야 기업 속속 진출, 위기인가? 기회인가?

2017.06.09 16:46:05

농자재 시장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라

인력이 부족한 농업은 노동력 절감이 최대 숙제다. 어떻게 하면 10번 치던 작물보호제를 5번만 칠까, 어떻게 하면 손이 많이 가는 고추밭에 손이 덜 가게 할 수 있을까.
농업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은 농민들만큼이나 노동력 문제를 두고 오랜 시간 고민하고 준비했다. 그리고 농업에, 농민들에게 기업의 미래를 걸었다.
본지는 농업에 진출한 기업들의 오너들을 만나 기업의 농자재시장 진출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미래 먹거리로 농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창간호 2회에 걸쳐 살펴본다.


LG경제연구원,
첨단산업으로 변화하는 농업 미래 밝아

최근 세계 농업에 부는 변화의 바람은 심상치 않다. 2016년 8월, 중국 석유화학업체인 켐차이나(Chemchina, 중국화공)가 세계 최대 작물보호제업체이자 3위 종자업체인 스위스의 신젠타(Syngenta)를 430억 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기업의 해외 M&A 가운데 최대 규모이다. 또한 농화학·종자 글로벌 기업들이 공격적인 M&A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합병 발표를 한 미국 석유화학회사인 다우케미칼(Dow Chemical)과 듀폰(DuPont)은 오는 7월까지 합병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다우·듀폰 합병법인은 농화학·종자 분야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무라 증권은 글로벌 농화학·종자 산업 규모가 2014년 1000억 달러에서 2020년 1400억 달러 이상으로 연간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세계 IT 기업들의 농업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는 “농업은 향후 가장 유망한 산업 중 하나”라고 말했으며,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향후 10년간 가장 유망한 6개 투자 분야의 하나로 농업을 선정했다.


농산업 가치 날로 높아져
일각에서는 농업을 저무는 산업이라 말한다. 수입농산물과 이상기후 현상으로 국내 농산물 가격은 해마다 폭락과 등락을 반복한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탓에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 세계 각 국에서 일손을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 같은 농업 환경에 이상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매출 따라 이윤 따라 움직이는 기업들이 농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발전도 투자도 더딘 농업계에 기업들이 앞 다퉈 뛰어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돈이 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농산업 전반이 축소되면서 오히려 농자재 시장이 경쟁자 없는 블루오션으로 회귀한 셈인 것.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박현출 사장은 한국농업경제학회가 주최한 ‘새 정부 농정방향과 과제’ 토론회에서 “고령인들은 아름다운 농촌만들기 생활화로 힐링 가능한 농촌으로 만들고, 도시민이 즐겨 찾는 생태체험 교육장으로 활성화해 농업 자체를 매력적인 서비스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1차 산업으로 식량 제공의 농업농촌을 관광 및 서비스 산업으로 농산업에 대한 가치를 바꿈으로써 농산업에 대한 무궁무진한 개발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농업에 대한 미래를 논할 때 선진국 사례를 들어 우리농업도 같은 방향으로 변화발전 시켜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우리만의 농업농촌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농정을 수립해야 합니다. 획일화된 방식이 아닌 각각의 지역에 맞는 방식으로 특화 가능한 것들을 찾아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미래가 보이지 않을까요? 아울러 농산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기업의 진출을 허용하는 것도 고민할 만합니다.”


농업, 기술 융합 및 정밀농업으로 비상완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17 농업전망에서 대한민국의 경기회복을 이끌 신성장동력으로 농업을 꼽았다. 4차산업혁명으로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이 산업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가상과 현실의 융합을 통해 농업으로의 진입장벽을 낮출 것이라는 의미다. 농업분야의 비즈니스 창출은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있다. 정밀농업에 대한 관심과 기술개발로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대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7월, 농업은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BT, IT 기술과 융합하며 다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BT기술은 종자 개발에서, IT기술은 재배 농법에서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
재배 농법에서는 정밀농업이 최근 IT 기술의 발전으로 본격적으로 비상을 시작하며, 물·비료 등을 가장 적절할 때,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양을 투입함으로써 작물의 품질과 수확을 최대한 높이는 것을 목표로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정밀농업은 생산성 증대 뿐 아니라 물, 비료, 작물보호제 등 자원이 불필요하게 투입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원가절감은 물론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줄일 수 있다. 센서 기술과 카메라 영상기술, 드론 기술,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처리기술, 로봇 및 인공지능은 제곱미터(㎡) 단위 혹은 그 이하 단위로 세분화된 경작지별, 개별 작물별 맞춤형 농업이 가능한 시대를 열고 있다. Monsanto 등 종자·농화학업체, John Deere 등 농기계업체 뿐 아니라 드론 및 데이터 처리 관련 스타트업들이 정밀농업에 뛰어들며 농업이 미래 먹거리임을 확인케 하고 있다.


기존 사업기반 활용해 농자재 특화분야 진출
LG는 지난해 국내 농화학을 선점하고 있는 팜한농을 인수하며 농자재 시장에 뛰어 들었다. 스마트팜과 관련한 농자재 시장 진출을 시도하려다 주춤한 모양새이나 만반의 준비를 갖춰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노루페인트로 익숙한 노루홀딩스도 농자재시장을 노크했다. 페인트, 잉크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종합 정밀 화학기업인 노루홀딩스는 노루기반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온실차광제부터 종자까지 아우르는 농생명산업에 발을 들였다.
우리에게 스테이플러로 익숙한 문구류 제조사 주식회사 피스도 최근 농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판단했다. 지금까지 업계 선두를 점유하고 있는 문구류 사업 기반을 토대로 농기계 소모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 피스의 신경용 대표이사는 농자재산업 진출에 대해 “인력이 없으니 비싸더라도 효율 좋고 사용이 편한 농자재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한 마디로 잘라 말했다.
“㈜피스는 현재 소형 공구만을 취급하고 있지만 농민들이 필요하다면 큰 농기계까지 자체 개발 또는 해외지사를 통해 들여올 계획입니다. 고객이 원한다면 뭐든지 다 도입할 의향이 있습니다.”        



전빛이라 light@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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