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한 기능 가진 발효의 어머니 '효모'

2021.02.01 09:00:00

앞으로 연구해 나갈 분야가 아주 많은 미생물

매년 12월이 되면 의례히 송년회 모임으로 분주하고 식당을 예약하기가 어려울 정도도 바쁜 철인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너무나도 썰렁한 연말을 보냈다. 아주 작은 먼지보다 훨씬 더 작은 미미한 존재인 바이러스가 우리 인간의 삶을 이렇게 까지 흐트러놓을 줄은 생각도 못 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사태가 또 돌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욱 힘들게 한다. 사람들이 밖에서 어울리지 못해서 인지 요즘 혼자 마시는 술을 즐기는 혼술 문화가 대중화되었다.

 

예전에는 소주, 맥주가 가장 많이 찾는 술이었는데 요즘에는 양주나 와인 등 수입된 술들도 즐겨 마시는 추세이다. 그중에 중국 고량주는 알콜 도수가 너무 부담되어서 가까이 하기는 쉽지 않은 술이었는데 나름 매니아 층이 형성되어 있다. 중국에는 술의 종류가 너무나도 많고 가격 차이 또한 천차만별이다. 우리의 대표적인 술인 소주는 열대식물인 카사바에서 뽑아낸 타피오카(Taipioca; 녹말의 일종)를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을 각 회사마다의 노하우로 희석을 한 소주이다.

 

반면 흔히 고량주라고 하는 중국술은 수수를 주재료로 발효시켜 만드는데 중국의 유명한 술 중에 수정방이라는 술이 있는데 유명한 고량주인 마오타이, 우량예와는 다르게 역사가 매우 짧다. 지난 2,000년에 처음 출시되었으니까 이제 기껏해야 20 여년에 불과한 술인데 공항 면세점에서 취급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런데 이렇게 단숨에 높은 인기를 떠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절묘한 홍보 덕분이었다. 1998년 수정방의 제조사인 취안싱은 양조장 보수를 위한 공사를 시작했는데 그 터에서 800년 전인 원나라 시대의 양조장 유적지를 발견한 것이다. 원나라 시대부터 청나라 때까지 술을 생산해 내던 이 양조장 터를 탐색하다 우연히 토양에서 효모를 발견하였는데(토양을 채취해서 실험실에서 미생물 분석을 실시함) 이 효모가 그 당시 술을 만들던 효모라고 홍보를 해서 급기야는 수정방이 800여년의 역사를 갖춘 명주로 탈바꿈을 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어찌보면 효모가 800년을 살아 있었을리는 만무하고 그렇다고 효모가 특이한 토양에만 있는 미생물도 아닌 일반적인 토양 미생물이지만 800년 전에 술을 만들었던 효모로 포장을 하는 순간 갑자기 특별한 효모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역시 중국인의 마케팅 전략은 기가 막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기사였다.

 

 

살아있는 생물체가 분비해내는 물질을 통칭하여 ‘효소’

곰팡이의 일종인 미생물 ‘효모’

효모는 발효 미생물의 대명사로 포도당을 이용해서 알코올을 생산해내는 곰팡이의 일종이다. 이 효모가 유익한 미생물이라고 하여 일반 농가에서 효모 배양액을 작물 재배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가끔 효모(yeast)와 효소(enzyme)를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효소는 곰팡이나 세균 또는 사람과 같이 살아있는 생물체가 분비해내는 물질을 통칭하여 효소라고 한다. 효모는 곰팡이의 일종으로 포도당을 분해하여 2차 대사산물로 알코올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미생물이다. 효모 배양액을 토마토에 살포하여 토마토 내에 들어있는 기능성 물질인 라이코펜의 함량이 무처리 대비 1.8배 정도 증가한 실험 결과를 보고 효모는 기능성 농산물 생산에 적합하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경기도 화성 연구소 인근 농가에서 바실러스 속 미생물 배양액과 효모 배양액을 혼합하여 인삼에서의 적변삼 발생 감소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사용할 당시 미생물의 밀도는 1×108cfu/㎖로 측정되었고 6년 근에 대하여 3월부터 6월에 걸쳐 미생물 살포를 하였다. 인삼밭을 조성하기 전에는 볏짚을 잘게 부셔서 살포 후 깊이 갈이를 해주었고, 수단그라스를 재배하여 잘게 부셔서 살포하였다. 혼합 미생물 배양액은 인삼 지제부에 관주 처리를 하였으며 바실러스균과 효모균의 혼합 비율은 8:2였고 500배로 희석하여 2주 간격으로 총 6회 처리를 하였다. 이렇게 바실러스균과 효모균의 혼합액이 인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뿌리썩음병 및 황병이 무처리에서는 10% 발생한 것에 비해 미생물 처리구는 5%로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인삼 표면이 육안상으로 깨끗하게 관찰되었으며 뿌리혹이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험 농가는 “전반적으로 적변삼 발생이 낮은 수준이었으며 미생물 처리구와 무처리구 간에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바실러스균은 단백질과 전분의 분해 능력이 뛰어난 미생물이다. 실험을 진행한 인삼 토양에는 선충이 발견되어 뿌리혹이 관찰되었던 곳으로 토양 선충 밀도가 높은 곳인데 아무래도 바실러스균이 토양 선충의 사체(단백질)를 분해하는데 역할을 담당하지 않았나 추정을 해본다.

 

효모(酵母)는 그 기능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한자로 발효의 어머니(근원)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곰팡이이다. 앞으로 연구해 나갈 분야가 아주 많은 미생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효모가 작물 생육에 미치는 정확한 메카니즘 규명은 많이 안 되어 있는 상태이다. 고밀도 효모를 축산 분야에 사용하여 축사 악취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한 실험을 지속적으로 진행한 결과 악취가 줄어들고 축사 내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는 실증 실험 결과는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역시도 아직은 정확한 원리는 규명을 못 해내고 있어 계속 연구 중에 있는 상태이다. 효모는 농업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70년대 먹을 것이 풍부하지 못하여 못 먹던 시절 국민 영양제로 인기가 있었던 ‘원기소’가 효모를 갈아서 만든 종합 비타민과 미네랄 제제이지만 아직까지 왜 우리 몸에 어떻게 좋은지는 규명이 안 되어있다. 그래서 미지성장인자(Unknown Growth Factor)의 영향이라고 부르고 있고 많은 사람이 먹었을 때 부작용은 없고 몸에 좋다는 사례들이 많기 때문에 믿고 섭취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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