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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은 냄새로 소통한다

슈퍼박테리아 퇴치 길 열었다

국내 연구팀이 세균과 세균의 대화 수단을 밝혀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硏, 원장 오태광) 슈퍼박테리아연구센터 류충민(42)·김광선(38) 박사 연구팀은 특정 세균의 냄새(휘발성물질)가 다른 세균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냄새가 세균의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을 변화시키고 운동성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과 관련 메커니즘을 규명하여 Nature자매지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하였다.


공간적 분리 상황서도 냄새로 소통 가능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의사소통을 외부자극 인식 기관이 없는 세균들은 어떻게 할까? 지금까지 세균-세균 간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서 세균의 생리적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하여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냄새를 통해 다른 세균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는 사실이 새롭게 발견되었다.
연구팀은 세균을 키우는 배지 중간을 막은 다음 한쪽에는 된장냄새를 풍기는 고초균(Bacillus subtilis)과 다른쪽에는 대장균(E. coli)을 각각 자라게 한 후, 공간적으로 분리된 조건에서 고초균의 냄새가 대장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유전체기술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냄새를 풍긴지 6시간만에 대장균의 160개 유전자의 발현이 급격하게 변했고, 그 중 운동성 관련 유전자 및 스트레스 저항성 관련 유전자가 냄새에 특이하게 반응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관찰 이후 직접 실시한 실험에서, 배지상에서 고초균 냄새의 영향으로 빠른 시간 내에 대장균의 움직임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고초균의 휘발성물질로 처리하여 운동성이 사라진 대장균을 대상으로 항생제에 대한 반응성을 조사한 결과, 총 13종 항생제에 대한 대장균의 민감도에 변화가 있었고, 그 중 3종의 세파로스포린계열(Cephalosporin) 항생제에 대한 유효성이 증가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휘발성물질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세파로스포린계열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 보완 첨가물질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말해준다.


고초균, 사람도 식물도 good
고초균은 류 박사에게 매우 익숙한 균이다. 이미 박사과정에서 고초균의 냄새가 식물을 건강하게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 그는 고초균과 식물의 상호작용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고초균의 대가. 그는 고초균이 사람에게도 식물에게도 유익한 균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실험 내용과 관련해 고초균이 대장균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류 박사는 고초균 냄새 처리로 대장균의 운동성이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고초균이 유익하긴 하나 냄새는 생각만큼 좋지 않습니다. 우리가 즐겨먹는 청국장이 맛은 있지만 냄새는 고약한 것과 같지요. 청국장 냄새를 분석하면 50여 가지의 화학물질이 나옵니다. 이 가운데 특이한 2가지 물질이 인체에 유해한 대장균과 녹농균의 생장을 억제하는 거죠.”


수퍼박테리아 퇴치 길 열려
류 박사는 고초균 냄새 처리로 대장균 운동성이 줄어듦은 물론 항생제에 대한 민감성 또한 줄어든다는 것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번 연구 결과가 어떤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까?
“수퍼박테리아 퇴치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고초균의 냄새가 다양한 항생제에 대하여 내성을 가진 수퍼박테리아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최근 병원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수퍼박테리아의 감염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냄새 성분을 이용하여 다양한 항생제에 대하여 저항성을 보이는 결핵균과 같은 수퍼박테리아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휘발성물질을 이용하여 세균의 생리를 조절하고, 세균내 항생제 내성 조절 메카니즘 연구를 통해 수퍼박테리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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