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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배합 비율 조항… 범법자 양산 지키기 어려운 독소조항

배합비율 규격화 및 정량화 기준 모호하고 현실적으로 불가능
'부산물비료·유기질비료·제3종복합비료’ 3개만 적용,
형평성 어긋나

퇴비(부산물비료) 배합비율이 지키기 어려운 독소조항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퇴비의 주 원료로 사용되는 가축분뇨, 톱밥 등의 부산물을 규격화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량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비료관리법 시행규칙 제14조 ‘보증표시’의 별지 제18호 서식에 따르면 퇴비포장지에 생산업자보증표시를 의무적으로 표시토록 하고 있다. 또한 별지 제18호 서식에 따른 표시 내용 중 ‘부산물비료, 유기질비료, 제3종복합비료’ 3종에 대해서만 유독 원료명과 함께 원료배합비율을 표시토록 돼 있다. 이 법 시행규칙 ‘원료명칭 배합비율’에 따르면 배합비율은 골분  0%, 유박 0%를 퇴비 포장지에 표기하도록 돼 있다.



배합비율 정확히 맞추는 것
과학적으로 불가능
계량장치 설치한 곳 없어, 제도 퇴색

업계에 따르면 “퇴비(부산물비료)의 주 원료로 사용되는 가축분뇨, 톱밥 등의 부산물은 규격화할 수 없고 정량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퇴비원료 중의 하나인 톱밥의 경우도 수분 함량이 20~80%의 범위로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수분이 없는 건물 상태의 중량비율을 표시해야 하는 배합비율을 정확히 맞추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퇴비공장 등록 요건에 원료 혼합 전에 정량화 할 수 있는 계량장치 등 시설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정량화는 사실상 불가능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퇴비가 최소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친 부숙, 발효 과정을 거치는 등 오랜 기간을 통해 수분함량 등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제조 특성으로 인해 초기배합 비율이 최종 포장단계까지 지속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특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업계는 퇴비도 하나의 상품이기 때문에 정확한 성분을 표시하는 것에 대해 이론이 없다면서도 상품에 들어가는 원료명과 배합비율을 모두 공개, 보증하라는 것은 기업의 노하우를 모두 공개하는 것과 같고, 불가능한 것을 실천해야 하는 격이라고 비판 했다.



미국·일본·등 선진국 비율 표시 없어
보증성분 표시로 해결 가능

특히 퇴비보다 민감한 사료관리법이나 식품위생법에서도 원료배합 비율을 모두 규격화하거나 표시하라는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료관리법 규정 중 배합사료의 표시사항과 표시방법을 보면, 사료의 성분등록번호, 사료의 명칭 및 형태, 등록성분량, 사용한 원료의 명칭, 동물용의약품 첨가 내용, 실제 중량(kg 또는 톤) 등을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사용한 원료의 명칭은 배합비율을 큰 순서대로 적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식물성의 곡류, 강피류 및 박류는 사용한 원료의 명칭을 쓰지 않고 곡류·강피류·박류 등으로 구분해 명시토록 했다. 또한 첨가한 단미사료 중 광물성과 보조사료는 명칭을 적고, 다음 내용을 덧붙일 수 있고 사용 원료는 공장 사정에 따라 배합비율이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식품표시 관련 규정에서도 원재료명(기구 또는 용기·포장은 재질로 표시한다) 및 함량(원재료를 제품명 또는 제품 명의 일부로 사용하는 경우에 한한다), 또 성분명 및 함량(성분표시를 하고자 하는 식품 및 성분명을 제품명 또는 제품명의 일부로 사용하는 경우에 한한다)로 규정했다. 또한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퇴비의 비율표시를 의무화하는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보통비료에는 투입비율 규정이 있으나 부산물 비료에는 규정자체가 없고 투입된 원료의 크기순으로 기재하지만 국내는 억지로 끼워 맞춘 독소조항이라는 것. 화학비료의 경우도 가장 중요한 성분만 몇 %에서 몇 %까지 범위 내에서 규제를 하고 있다.
측량단위, 무게인지 부피인지 모호
차별적인 조항, 폐지해야
비료관리법에서 정한 공정규격도 퇴비의 유기물 함량과 유해성분의 기준치 준수여부, 탄질율, 염분함량 및 수분함량, 부숙도와 같은 퇴비의 품질에 관련한 사항만 준수토록 하고 있다. 즉 퇴비의 원료 종류와 배합비율에 대한 조항은 없는 셈이다. 또한 퇴비원료의 대부분이 부산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비료관리법에서 정한 크롬, 납, 카드늄 등 중금속의 위해성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품질위해성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또 보증성분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도 충분히  즉 법률에서 정한 기준을 적용해도 불법성을 배제시키면서 관련산업을 제도 속에 담을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하위개념인 ‘규칙’으로 말미암아 관련업계의 위축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원료를 배합비율대로 정확히 혼합하려면 모든 퇴비 공장에 원료를 정확히 측량할 수 있는 저울을 갖추도록 의무화 해야 한다. 하지만 의무화도 안 되어 있고 이러한 시설을 갖춘 곳도 없는 실정이다. 결국 제도의 허점이 문제를 심화시키는 셈이다. 특히 퇴비의 원료는 각종 상황에 따라 공급이 원활치 않아 가격이 폭등하거나 국제적인 교역문제로 유박 수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처음 등록했던 원료의 배합비율을 더더욱 맞추기 어렵게 된다. 퇴비 품질에 대한 보증 성분을 지키는 것은 원료의 변동에 따라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 아울러 퇴비 원료의 무게 및 부피에 대한 기준도 모호하다. 예컨대 퇴비의 주원료 중 하나인 톱밥의 경우, 이를 무게로 할 것인지 아니면 부피로 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퇴비의 보증표시 제도는 현실적으로 적용이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비전문가인 경찰과 검찰은 모두 사회를 좀먹는 범법자로만 판단하고 있다”며 “이에 기반한 단속과 고발은 억울한 범법자를 생산하는 제도로 악용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배합비율 위반이 비료관리법에 의한 처벌이 아니라, 형법상의 사기죄로 까지 확대 적용돼 억울한 처벌을 받게 될 상황에 놓이고 있다”며 “원료배합 비율 표시 의무가 보통비료(일반 화학비료)에는 적용되지 않고 ‘부산물비료·유기질비료·제3종복합비료’ 3개에만 국한해 적용하는 것은 법의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차별적인 조항”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보증성분 위반이 단순 비료관리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이 법을 적용하면 처음부터 보증이 불가능한 원료의 배합비율을 위반했기 때문에 당초보다 더 큰 형사상 사기죄로 처벌을 받는다는 것.
이에 대해 농식품부 농기자재팀 관계자는 “원료별 투입비율 정한 기준이 20여년 전에 정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며 “농민 및 업계 의 의견을 수렴해 허용한도 및 최소치를 정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살림 및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등은 부산물비료 ‘퇴비’의 생산업자 보증제도가 실현 불가능한 제도로서 생산업자들을 억울한 범죄자로 내몰고 있는 ‘배합비율’ 표시 조문의 삭제를 청원하고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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