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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보호제

작물보호제 대형도매업체 파산 ‘도미노’ 되나... 전북 A사 200억원대 부도

지난해 12월말 부도 후 대표 잠적, 작물보호제 피해만 80억 추산

전북소재 작물보호제 대형 유통업체가 최근 부도가 나면서 제조사 및 시판 유통업체에도 영향을 끼쳐 연쇄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도매업체는 연간 200억원 대의 작물보호제를 시판상 및 지역농협 등에 공급하는 대형업체로 지역농협 등 고정 거래처 20여개를 포함해 60여개 시판상에 농자재를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북지역은 한정된 지역에 A도매업체를 비롯해 대형도매업체가 7개에 달할 정도로 난립해 이런 사태를 키운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부실한 관리로 악순환 되풀이 지역 넘나들며 시장교란,
수년전부터 부도 예견

이번 부도로 인한 피해는 작물보호제가 80억원 이상, 영양제, 농자재 등을 포함할 경우 피해금액은 17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확인되지 않은 피해 금액까지 합산하면 총 피해금액은 200억원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를 잘 아는 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부도로 인한 피해금액은 상위권 제조사인 ㄱ사 16억원, ㄴ사 12억원, ㄷ사 8억5000만원, ㄹ사 8억, ㅁ사 6억, ㅂ사 3억, ㅅ사 3억 등을 비롯해 기타 제네릭 작물보호제, 영양제, 농자재 기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도가 난 A도매업체는 이미 수년전부터 연말이 되면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를 싼 가격에 시판상들에게 현금으로 처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부도 직전에도 보유 중인 재고물량을 거의 소진해 업체들이 회수할 수 있는 상품이 없어 피해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상위권 작물보호제 제조사의 경우, A도매업체의 이사들에게 연대보증을 세워 담보를 확보한 상태라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그 외 제네릭 제조업체나 영양제, 농자재 제조업체 등의 경우에는 담보가 설정되지 않아 미수금액 전부를 손실처리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부 도매업체의 경우 신용여신 비중이 90%를 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연쇄부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조사 신용여신으로 물량 공급, 부실키워담당 직원 민형사처벌·해고 위기
제조업체는 자재 공급시 통상적으로 도매업체에게 현물담보 및 연대보증, 신용여신을 정해 공급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된 친분으로 인해 현물담보나 연대보증보다는 신용여신으로 자재를 공급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에 대한 비중이 높을수록 이번과 같이 부도가 나면 피해는 일파만파로 커질 수밖에 없던 구조다.
이 때 도매업체를 담당하고 있는 제조업체 담당자도 고스란히 피해를 안을 수밖에 없어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게 된다. 해당회사 직원들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형사적인 처벌 및 해고 등의 어려운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특히 A도매업체는 부도가 나기 직전에 일부 시판상들로부터 물품대금을 선입금 받으면서 시판상의 피해도 잇달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사의 전북지역 지점장에 따르면 “부도난 A도매업체는 고정 거래처를 두고 정상적으로 유통을 해온 것이 아니라 싼 가격과 물동량만을 가지고 지역을 넘다들면서 거래를 한 업체로 유명하다”며 “특히, 실물과 장부가 맞지 않는 등 운영진들의 허술한 관리로 인해 이미 몇 년 전부터 부도에 대한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나돌고 있었다”고 했다.


이처럼 일부 도매업체들이 싼가격으로 상품을 유통할 수 있는 배경에는 상품을 공급하는 제조사들의 판매정책도 크게 한몫을 했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물량에 따른 장려금과 연말 수금장려금 등 각종 장려금 정책이 목표달성을 위한 밀어내기식의 판매로 이어지면서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게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제조사 밀어내기 판매정책, 책임피하기 어려워
과다출혈 정책 반성 계기 삼아야

이번 부도는 A도매업체만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한 목소리다.
C사 지점장을 역임 후 농자재 도매업체를 운영 중인 D사장은 “일부 도매 유통업체들은 물량에 따른 장려금을 더 받기 위해 무리하게 매입을 늘리고, 시판상은 물론 농협에도 싼가격에 상품을 공급하면서 시장을 흐리고 있다”며 “문제는 자유 경쟁시장에서 가격경쟁력으로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싼가격에 상품을 유통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결과는 결국, 정상적으로 유통을 하고 있는 시판상의 경쟁력을 잃게 하는 것은 물론 경영압박으로 작용해 악순환을 되풀이 하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악영향은 나아가 제조사에도 피해를 끼치기 때문에 시장을 왜곡시키는 것은 물론 시장을 교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역농협과 시판상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것도 이런 악순환을 되풀이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도매업체가 터무니없이 싼 가격으로 상품을 유통하는 것도 문제지만, 시판과 농협의 경쟁구도에서 시판유통의 입장에 있어야할 도매업체가 시장가격보다 싼 가격으로 농협에 납품을 함으로써 시장을 더욱 혼란시키고 있다”며 “결국 도매업체도 제조사의 공급 없이는 상품을 유통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매업체에 납품하고 있는 각각의 제조사들도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부도는 유통업체의 자정노력 뿐만 아니라 농자재 제조업체들의 과다 출혈 경쟁에 대한 반성과 자정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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