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작 병해충 총 20만405ha 발생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 줄어
사과 탄저병 매년 증가추세
올 한해동안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병해충은 평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발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작 농가에 피해를 입히는 잎집무늬마름병(문고병), 세균벼알마름병, 깨씨무늬병, 흰등멸구, 먹노린재 등이 지역에 따라 발생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으나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8년 벼 관찰포 병해충’ 조사결과, 병해충 총 발생면적은 20만 405ha로 전년의 69% 평년의 41%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병의 총 발생 추정면적은 10만 355ha로 전년의 81%, 평년의 45% 수준으로 적었다. 해충의 총 발생 추정면적은 9만 4,049ha로 전년의 59%, 평년의 38%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농진청이 올 6월 1일부터 9월 16일까지 총 8회에 걸쳐 690개소의 관찰포를 대상으로 병 10종, 해충 12종을 조사한 결과다.
먹노린재·흰등멸구 피해 많고
과수, 봄철 냉동해와 폭염, 가뭄 피해 많아
가장 많이 발생한 병은 잎집무늬마름병으로 5만 4,727㏊에서 발생했지만 전년의 59%, 평년의 34%로 적었다. 이어 깨씨무늬병은 1만8,114㏊로 전년의 182%, 평년의 172%, 세균벼알마름병이 1만 6,646㏊로 전년의 249%, 평년의 145%로 높게 나타났다. 이삭도열병은 3,625㏊로 전년의 114%, 평년의 33% 수준이었으며 흰잎마름병은 2,295㏊로 전년의 48%, 평년의 19% 수준이었다. 이삭누룩병은 672㏊로 전년의 14%, 평년의 10% 수준이었다.
해충은 먹노린재의 피해가 가장 많았다. 먹노린재는 3만 2779ha에서 발생했으며 전년의 155%, 평년의 346%으로 극성을 부렸다. 흰등멸구는 1만 4,885㏊로 전년의 133%, 평년의 30% 수준이었고 이화명나방(Ⅱ)은 4,731ha로 전년의 129%, 평년의 91%, 끝동매미충은 3,004㏊로 전년의 112%, 평년의 44% 수준으로 뒤를 이었다. 벼줄기굴파리는 2,162㏊로 전년의 87%, 평년의 87% 수준이었고 벼멸구는 963㏊로 전년의 19%, 평년의 5% 수준이었다.
이와 함께 농경지 및 농경지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돌발해충을 조사한 결과, 미국선녀벌레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은 전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7월 30일부터 8월 10일까지 12일간 산림지를 제외하고 조사 했다.
또한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수농가에 피해를 입히는 병해충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봄철 냉동해와 폭염, 가뭄 등 기상여건에 따른 피해로 인한 생리장해와 품질저하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여건에 따라 병해충 발생 달라
폭염·가뭄으로 생리장해 등 피해입어
품목별로 보면 사과의 경우 탄저병이 매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확기에 접어들수록 복숭아순나방의 피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충주에서 1ha규모의 사과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농가는 “올 병해충은 평년에 비해 10% 정도 줄어든 것 같으나 탄저병의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이상기온에 따른 생리장해 등의 피해가 커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배의 경우는 배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흑성병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심식나방과 복숭아순나방 등은 평년대비 10~15%, 응애가 1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 주산지인 전남 나주의 농협 관계자는 “흑병성은 평년대비 줄었으나 심식나방 및 복숭아순나방, 응애가 평년대비 10~15% 정도 증가한 것 같다”며 “기상상태에 따라 병해충 발생이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하는 3월이후 특히 4월 개화기 무렵의 기온이 일정해야 하는데 영양분 공급이나 착과 등 생육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복숭아의 경우도 세균구멍병과 복숭아순나방이 피해를 입히지만 올해는 평년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숭아 주산지 농협 관계자는 “올해는 가뭄과 비가 적게 내리고 폭염이 이어진 이상 기후 속에 생리장해 및 품질저하를 겪기는 했지만 병해충 피해는 예년과 비슷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미국선녀벌레 등 돌발해충이 이전보다 많아진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참다래의 경우 깍지벌레 및 노린재 등 흡즙나방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궤양병 등은 지난해에 비해 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보성의 한 농가는 “흡즙해충의 피해는 봤지만 궤양병은 적었던 것 같다”며 “그럼에도 궤양병은 전파가 빠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참다래도 다른 과종과 마찬가치로 병해충 피해보다는 기상이변에 따른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였다.
시설원예 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해충은 전체적인 집계가 어렵지만 총채벌레의 심각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채벌레는 방제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매개충으로서 작용해 농작물의 상품성을 떨어뜨리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즉, 총채벌레의 밀도를 줄일 수 있도록 방제를 해야 하지만 시기에 맞게 방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피해는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물보호제 업계 관계자는 “매년 발생하며 피해가 커지는 탄저병이나 파밤나방의 경우, 높은 수준의 해결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며 “현장에서의 대응에는 한계가 많이 있다”고 했다. 이어 “약제 저항성으로 인해 약효에 대한 농가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체계적으로 방제를 할 수 있도록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관행화 돼 있는 농업현장의 특성상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해충은 종류별로 작용기작이 다른데 관행적인 처방과 방제가 이뤄지면서 효과적인 방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농진청 관계자는 “병해충 추세는 전망해 볼 수는 있지만 기상여건에 따라 변수가 많고 발생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예측치를 내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다양한 기법을 개발 농가의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