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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석사조 ‘깊이거름주기’ 탄소중립 앞당기고 농작물 생산 늘리고

깊이거름주기, 비료사용↓ 노동력↓ 소득↑ 탄소중립↑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암모니아 배출과 질소비료 사용량을 줄여 탄소중립 실현을 돕고 농작물 생산량을 높일 ‘깊이거름주기’ 기술을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이승돈 국립농업과학원장은 “관행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비료 살포방식은 질소 성분이 암모니아 기체가 돼 공기 중으로 배출되거나 빗물에 유실되어 농작물의 흡수율이 낮은 문제가 있다”며 “특히 질소 성분이 공기나 물을 통해 배출되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농가 소득 측면에서도 손실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깊이거름주기는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비료사용량을 줄이고 작업시간과 노동력을 단축하면서도 농작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농업 현장에서는 토양에 비료를 뿌린 뒤 흙갈이 작업을 통해 토양과 섞는 방식으로 비료를 주고 있다. 이 방식은 비료의 질소 성분의 약 14%가 암모니아로 배출되고 작물 흡수율이 낮아질 수 있다. 암모니아는 공기 중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과 결합해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므로 농경지 배출 암모니아를 줄일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질소비료 사용량이 늘면 온실가스 중 질소성 기체의 배출량도 따라 높아져 탄소중립을 위해 질소비료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가 필요하다.


아산화질소 배출 줄여 탄소중립 실현
이승돈 국립농업과학원장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중 농업 부문의 감축목표에 따르면 2030년까지 현재의 질소비료 사용량의 23%인 34kg/ha(현재 149 → 2030년 115kg/ha)를 줄여야 한다”며 “온실가스 중 아산화질소(N2O) 배출량은 질소비료 사용량과 비례관계에 있기 때문에 깊이거름주기 방식을 통해 아산화질소 배출을 줄여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지난 2022년 토양표면에 살포하던 비료를 토양 속 25~30cm 깊이로 파 투입하는 ‘깊이거름주기’ 기술과 사용 장치를 개발해 현장 포장시험 및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깊이거름주기 방식 및 장치를 개발한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평가과 홍성창 박사는 “이 장치는 농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농업용 트랙터에 붙여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며 “특히 쟁기 작업과 동시에 비료를 토양에 뿌릴 수 있어 흙갈이한 뒤 토양과 비료를 섞어주던 기존 방식보다 작업시간과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50마력 중형 트랙터로 시간당 약 20아르(a)를 작업할 수 있으며, 비료 투입량을 10a당 20~100kg까지 5단계로 조절해 다양한 작물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개발된 깊이거름주기 방식과 장치는 현장 실증연구로 기술 효과를 확인했다. 헥타르당 암모니아 발생이 12.4kg이였던 논에서는 암모니아가 발생하지 않았고, 밭에서는 암모니아 발생량이 17.2kg에서 4.5kg으로 줄었다. 이 기술이 보급되면 연간 농경지 암모니아 발생량이 1만 8,799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암모니아 국가 배출량의 7.4%에 해당하는 양이다.

 

 

양파, 작업시간·노동력 감소하고 생산량 52% 증가
경남 함양에서 약 66,115㎡(2만평) 면적의 양파를 재배하고 있는 (사)한국양파연합회 이홍주 양파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은 깊이거름주기 포장 실증연구에 직접 참여해 그 효과를 크게 느꼈다고 밝혔다.

 

이홍주 관리위원장은 “지난해 900평 중 절반은 깊이거름주기 방식을 적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관행방식으로 재배했다”며 “올봄에 비가 워낙 많이 와서 관행 방식을 적용한 밭에는 비료 용탈이 심해 비료성분이 거의 없었던 반면에 깊이거름주기 방식을 적용한 밭에서는 비료성분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다른 농가들은 추가로 비료를 5회까지 준 곳도 있었지만, 저희 밭에는 2회밖에 주지 않았다”며 “비료 사용량은 줄고 작업시간과 노동력이 감소했음에도 수확량이 늘어 매우 놀랬다”고 덧붙였다.


기존에는 작물을 심기 전에 비료를 주고 심은 후에도 2~3차례 추가로 비료를 줬으나 깊이거름주기를 적용하면 추가로 비료를 주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실증연구를 통해 비료 주는 횟수를 1회 줄인 양파 재배지에서 질소비료를 22% 절감할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추가로 비료를 주는 데 드는 시간과 노동력도 줄었다.


양파 10a당 267만8,000원 소득 증가 효과
홍성창 박사는 “질소비료 사용을 줄였음에도 암모니아로 배출되던 질소 성분이 작물로 흡수돼 양파 생산량이 52% 늘었다”며 “양파 생산량은 늘어나고 트랙터 등 농기계 사용횟수가 줄어듦으로써 10아르당 267만 8,000원의 농가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술은 양파뿐만 아니라 벼, 마늘, 콩, 배추, 밀, 보리,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증연구 결과, 깊이거름주기를 통해 벼는 9%, 콩 23%, 배추 24%, 밀 26%, 보리 27%, 옥수수 29%, 양파 52%의 생산량 증가가 확인됐다. 


비료는 기존에 사용하던 비료를 표준시비량과 같은 양을 사용해 질소(N)·인산(P)·칼륨(K) 삼요소 밑거름을 토양 속 25~30cm 깊이에 투압했다. 이를 통해 암모니아 배출이 억제됨으로써 질소 성분의 손실이 방지되고 인산, 칼륨 성분의 흡수가 늘어 작물의 생육이 촉진되면서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판단한다.


올해 9곳, 내년도 마늘·양파 시범 보급 계획
농촌진흥청은 올해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밭작물 유해물질 발생 저감 실천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경기, 강원(2), 충북, 충남, 전북, 전남(2), 대구 등 전국 9개소에 이 기술을 시범 보급 중이다. 특히 내년에는 마늘·양파 수확량 증가를 위한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보급하고, 농림축산식품부에 질소비료를 절감하는 저탄소농업기술 인증을 제안할 계획이다.


신재훈 기후변화평가과장은 ”깊이거름주기는 암모니아와 메탄 배출을 억제해 농업 분야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길 수 있다“며 ”비료 사용량과 노동력 절감, 농작물 생산량 증가로 농가 소득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 현장에서 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깊이거름주기 기술 확대 보급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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