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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약)사!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최근 식물의(약)사 제도에 대한 많은 얘기가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식물의(약)사 제도는 오래전부터 언급되었으나 국회에서 법안이 몇 번에 걸쳐 폐기된 바 있다. 또한 몇몇 대학에서 식물의학 관련 학과를 개설한 바 있으나, 큰 진전 없이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어떤 이유에서인지 식물의(약)사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솔솔 주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논의의 시작을 여러 정황으로 유추할 수 있으나, 기 식물의학 관련 학과를 개설한 대학에서 구체적인 제도를 확립하려 할 수도 있고, 얼마 전 대학에서 항생제 농약 반복살포를 억제하기 위해 제도 도입을 거론 한바 있었으나, 큰 영향은 없었다.


또한 몇몇 몰지각한 인사들이 자신의 역량을 과시하고 마치 식물의(약)사 자격증을 이해 당사자인 농자재유통인들에게 줄 수 있는 것 같은 허무맹랑한 거짓말에서 혼란이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합리적인 의심도 하게 된다.


이러한 혼돈 속에 농촌진흥청은 2024년 연구용역과제로 ‘국제수준의 농약판매제도 선진화방안연구’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조만간 그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사항은 현재 농약판매제도 현황파악 및 개선 운영방안을 제시하고, 식물의(약)사 제도를 보완한 선진농약판매제도 법령개정안 마련으로 어떠한 의견이 나올 것인가 기대되고 있다.


식물의(약)사는 무엇인가?
국어사전에 식물의(약)사라는 단어는 없다.
식물에 인간의(약)사에 준하는 서비스를 통해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과 기능이 있는 상징적인 의미의 단어일 것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식물의(약)사라는 명칭이 적합할 것 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너무 큰 단어이며, 인간의(약)사에 대한 신뢰와 기대치가 높고, 식물의(약)사의 책임과 의무가 어디까지 인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 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나무의사 명칭에 대해 의사 관련 협회에서 의사라는 단어 사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 한 바도 있다. 반면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인간의(약)사 제도와 같은 식물의(약)사 제도가 실행된다면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농업인들은 식물(의)약사 제도로 안전하게 영농활동을하고, 다수확으로 경제적 안정이 되지 않으면 식물의(약)사 제도가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식물의(약)사 제도는 우선적으로 농업인, 농자재유통인, 농자재생산인의 안정적 경제 활동을 지켜 줄 수 있는 근간이 되어야 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안전먹거리를 제공해야 되는 것이다.


식물의(약)사는 어떤일을 해야되나?
몇몇 대학에서 식물의학이라는 강좌를 개설하고 향후 식물의(약)사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대학에서 식물의사에 준하는 학식과 기술을 가르쳐 향후 식물의사로서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농작물 생산이라는 것은 토양, 기후, 작물, 재배방법, 농자재선택 등등 많은 복합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데, 대학의 수업과정을 이수하고 의(약)사 시험에 통과만 되면 그 기능을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과거 우리 주변에 발생했던 몇 가지 사례를 거론해 보고자 한다.
멀리 자연 친환경적인 섬에서 소들이 시름시름 죽어가는 경우가 있었다. 늦게나마 원인을 분석해보니 농자재가 토양에 침수되어 유출되면서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이었다. 당시 시민단체에서 잔류 반감기에 대해 관련기관과 이견을 갖고 사회적 논란이 된 바 있으나, 핵심 문제는 그 지역만의 토양특성에 따른 침투·이행이었다. 
이런 경우가 다시 발생된다면 그 지역 토양의 특성을 몰랐던 식물의(약)사가 책임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본인 농장의 토질을 모르고 있는 농민이 그 책임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간다.


다른 예로, 전국적으로 육묘상 어린묘에서 약해가 나서 일년 농사를 힘들게 한 경우가 있었다. 그 원인은 아침이슬로 판명되어 제조사와 농자재유통인 및 농민의 희생으로 수습된 바 있었다. 그 후 농자재 주의사항에 ‘이슬을 잘 털고 사용’이라는 문구가 삽입 되었지만, ‘잘 털고 사용’하라는 구체적인 해석이 안되고 있다. 
이럴 경우 식물의(약)사가 이슬을 잘 털었는지 어떻게 확인 할 것인가?

지금까지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넘어갔지만, 식물의(약)사 제도가 실행된다면 좀 더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언급되어야 될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저 멀리 바다 건너 청정지역의 대단위 마늘밭에서 마늘이 주저앉어 농민들이 엄청난 손실을 받은 일도 있었다. 
원인은 산성비! 한국 최고의 청정지역이고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에 산성비가 내리고 있다고 누군가가 예측 할 수 있을까? 
그 후 해당 농자재 주의사항에 ‘산성비가 내릴 때는 사용하지 말 것’이라고 주의사항을 추가 한바 있지만, 비가 올 때마다 식물의(약)사는 어떻게 산성비를 판단할 것이며, 농민은 산성비에 대한 정보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앞에 언급 한 문제는 빙산에 일각일 뿐이다. 매년 많은 문제들이 농업현장에서 발생되고 있으며, 교과서적 접근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역토양, 기후, 작물특성 등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농자재 유통인들은 한국을 식량강국으로 성장시켰고, 농자재 제조사들도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것으로 생각된다.


식물의(약)사는 오랜 경험과 사명감 있어야
이렇듯 식물의(약)사 제도는 몇 년간의 교육에서 배운 것과 시험을 통과한 것만으로 식물의(약)사 자격증을 부여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사들은 최신의 첨단기기로 진찰·치료를 하고 있어도 오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식물의(약)사는 선진화된 기자재도 변변치 않으면서 식물의 병해충, 토양, 작물의 특성, 기후, 재배방법 등등 다수확 및 안정적 영농활동을 위해 수행해야 될 것들이 너무 많다. 또한 농업현장의 오래된 경험과 투철한 사명감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제 식물의(약)사 제도가 또다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의 미래를 위해 모두가 참여하여 지금까지 허술하던 제도와 무책임한 태도에서 벋어나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자재유통인들은 현실의 문제점을 분석하여 개선하며,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농자재 유통인으로 자질을 향상시키고, 지역농업의 주인으로 농업 전문인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식물의(약)사 제도와 관련해 현존 시판상 (농약상)은 사업 당사자로서 제도 진행과정을 면밀히 확인하고, 유통협회를 중심으로 일치된 의견을 제시하고, 유통협회내에 식물의(약)사 제도개선을 위한 상설 기구를 창설하여 연속성 있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듯하다. 지금까지 농업현장에서 헌신하고 농업을 발전시켜 온 당사자들로 가감 없는 현장의 의견제시로 식물의(약)사 제도의 주체로서 역할이 필요하다. 


또한 행정기관들은 지역 특성에 맞는 재배 정보를 정확 신속하게 전달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농업 행정기관으로서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친농업적, 친농민적 태도 변화를 통해 한국농업의 대들보 역할을 해야 한다.
농자재 제조사들 역시 충분한 검토와 세심한 주의를 통해 농민과 농자재유통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혁신적인 변화 없이 식물의(약)사 제도가 시행된다면 기대치가 높은 국민들로 부터 엄청난 저항이 있을 것이며, 믿고 있던 농업인으로부터도 외면당할 것이다. 또한 현재까지 열악한 농업현장에서 농업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농업인, 농자재유통인에 대한 배신이며, 불합리한 제도개선의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려운 재앙이 되어 사회적인 파장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국제 수준의 제도 선진화를 위한 연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한국 현실에 맞는 제도개선과 지금까지 헌신해 온 농자재유통인 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겸허한 자세가 한국농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식물의(약)사제도는 서두르고 조급하게 할 것이 아니다.
한국 현실에 맞는 구체적인 방법 등을 세심하게 검토하고 해당 전문가들의 충분한 검토와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졸속한 악법을 만들어서 한국농업을 쇠퇴시키는 행위는 그 책임 또한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충분한 농업현장의 의견과 지혜를 담아 한국농업발전의 초석이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

또한 더 구체적이고 많은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혹시나 오해하고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을까 서론에 그친다. 하지만 향후 진행 과정을 한국농업 발전을 위한 사명감으로 면밀히 주시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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