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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달려라 F1! 골든시드 프로젝트의성공을 향해

 

사람도 이름이 좋으면 출세에 도움이 된다고 하듯 기업도 브랜드 네이밍을 잘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정부의 정책과 사업은 영리가 아닌 공익을 목적으로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선 작명도 중요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수출종자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골든시드 프로젝트’는 참으로 귀에 쏙 들어오는 작명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씨앗이 금보다 비싸다는 것은 말뿐이 아니다. 수입 토마토 종자 1g(270립)의 가격은 12만원이 넘어 금값보다 3배 가까이 높다. 이처럼 금 이상으로 가치있는 수출전략형 종자를 키우기 위한 골든시드 프로젝트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의 기간 동안 정부의 예산 4911억원을 투입하는 장기 연구사업으로서 올해는 3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과거 농사를 주생업으로 했던 우리 조상이 농사의 근원인 씨앗을 얼마나 중시했는지 알려주는 말이 있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는 말이 그것이다.


농업을 둘러싼 환경과 여건이 과거와는 다른 지금도 종자산업의 중요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농업인이 어떤 품종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재배법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기타 농자재의 선택과 사용도 백팔십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몬산토, 신젠타와 같은 세계 굴지의 종자기업은 종자와 작물보호제를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하거나 농가맞춤형 생산 및 판매를 추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종자 판매를 통해 농업인이 필요로 하는 농자재와 관련 서비스 제공으로 농산업의 영역을 넓히며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종자산업과 관련해 우리에겐 아픈 상처가 있다. IMF 때 흥농종묘 등 한국의 종자를 대표하는 5대 기업 중 4개가 외국 글로벌기업에게 넘어갔다. 우리 것일 때는 그 가치를 잘 몰랐던 다수의 토종종자를 헐값에 팔아버린 일이다. 흥농종묘의 경우만 보아도 1998년 세미니스에 넘어갔다가 2008년 몬산토에 다시 인수합병 됐고 2012년 동부팜한농이 되찾아와 잃어버렸던 토종종자를 찾아왔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흥농종묘의 자산이었던 모든 토종종자를 되찾아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쪽자리 종자주권 회복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종자업계 1위 기업인 농우바이오가 농협경제지주에 경영권을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작년 8월 농우바이오를 설립한 고희선 회장이 별세하면서 유족들이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경영권 매각이 이뤄진 것이다. 처음에 경영권 매각 입찰에 사모펀드 기업이 물망에 오르면서 농우바이오가 과거 흥농종묘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었다. 한 발 늦게 나선 농협이 결국 농우바이오를 인수하는 것이 확실해지면서 종자주권을 지킬 수 있게 됐다는 안심의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업계 한쪽에서는 우려의 소리도 높다.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유전자원을 토대로 가장 많은 신품종을 개발하고 공격적으로 국외 종자산업에 진출해온 농우바이오가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나아가 더 큰 성장을 일굴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는 농우바이오 내부에서도 고민한 문제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농우바이오 R&D 본부를 이끌고 있는 한지학 본부장은 처음 경영권 인수건이 언론에 오르내릴 때 “무엇보다 현재의 농우바이오 R&D 자산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는 기업이 새 주인이 되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었다.


농우바이오가 지닌 기술력은 앞으로 수출종자 육성에서 큰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2년 말 창립 45주년을 맞아 선포한 기업 비전에서 농우바이오는 2020년 국내 매출 900억원, 해외 매출 1억 달러 달성을 통해 세계 10위권의 종자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1억달러 수출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골든시드 프로젝트의 수출 목표액 2억달러의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는 금액이다. 농우바이오는 민간기업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골든시드 프로젝트에서도 가장 많은 수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첨단과 토종의 양극을 아우르는 종자산업
하나의 신품종 개발은 10년의 시간이 투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주요 종자기업들은 골든시드 프로젝트를 통해 ‘수출종자’라는 화두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신품종을 육성하는 것인 만큼 정부의 기존 기술연구 프로젝트와는 차별화돼야 한다는 기업들의 요구도 많다.


국내 농업 종자시장은 4억달러(5천800억원) 수준이다. 367억달러 내외로 추정되는 세계 시장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다국적기업 몬산토의 R&D 투자가 국내 종자산업 전체 R&D 투자의 20배가 넘으며 국내 종자시장 규모의 2.5배에 이른다는 것도 새삼스런 이야기가 아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도 이런 싸움이 없다.


그러나 새로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배인태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GSP운영지원센터장은 “이미 중국과 동남아 등 현지에 맞춘 신품종 개발이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으며 수입품종의 의존도가 높은 종자들도 새롭게 개발한 우리 품종으로 대체되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토종유전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가 먹는 채소와 과일은 여러 번의 시험과 교배를 거쳐 가장 최적의 상태로 개발된 F1(잡종) 씨앗이 키워낸 결실들이다. 우리가 키워내야 하는 신품종은 수많은 시간동안 수없이 실험한 교잡과정을 거쳐 선별되고 육성된 최고의 F1들이다. 더 잘 달리는 F1을 위해 종자업계는 충실하고 열정적인 레이스를 끝까지 펼쳐야 할 것이다.


이은원 hiwon@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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