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승돈 청장)은 자동화·데이터화 중심의 디지털 농업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인 ‘표현체 영상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다양한 분야에 기술이전하여 농업현장에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표현체 영상분석 기술: 작물의 형태, 색상, 생육 등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생체정보를 영상 장비로 측정하여 자동으로 수치화하는 것
▲종자 영상분석 기술의 처리 과정
기존에는 품종 개발을 위해 작물의 표현형을 연구자가 직접 관찰하고 기록해 왔다. 이는 작물의 육종에 꼭 필요한 과정이지만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필요하고 숙련도와 사람에 따라 데이터가 균일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표현체 영상분석 기술을 적용하면 대량의 종자 특성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종자 한 개의 크기, 색상, 모양, 표면 질감 등 11가지 특성 분석에 걸리는 시간은 사람은 5분, 표현체 영상분석 기술은 1초가 걸린다.
《작물 영상에서 특성정보를 추출하는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개발·분석》
육종 현장에서 4만개 종자분석시 표현체 영상분석 기술을 활용하면, 4명이 하던 일을 1명이 할 수 있으며 소요 시간은 40일에서 1일로 줄어든다. 정확도도 높아져 선별된 종자의 품질도 덩달아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기술은 밀, 콩, 옥수수, 고추, 수박 등 상업용 종자 62종에 성공적으로 적용하여 특성 분석을 자동화하였다. 분석 정확도는 97%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립종자원의 품종 등록 프로그램 개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밀‧수수 일반종자와 돌연변이 종자 구분, 생명정보기업의 플랫폼을 통한 형질 자동분석 서비스, 산업체의 민간보급용 작물 영상촬영장치 개발 등에도 기술이 제공되어 활용 중이다.
그리고, 가나, 세네갈 등 아프리카 15개 국가에서 현지 기후에 적합한 벼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종자의 형질 분석과 선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종자 분석뿐만 아니라 당도 높은 딸기 선발, 흠집이나 멍든 사과 골라내기, 크기가 제각각인 팽이버섯 갓의 수 계산, 옥수수 크기와 낟알 수 확인, 꽃과 과일의 수확시기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식품에서는 제빵 과정에 적용하여 계량, 반죽, 굽기 등 전체 공정과정에서 불량 여부를 판단하여 골라낸다. 예를들어 굽기과정에서 익지 않았거나 타버린 것 등을 영상으로 확인하여 품질관리를 자동화할 수 있다.
산림 분야에서는 국내 자생 고사리 포자 발아 분석에 활용 중이다. 이는 사람 눈으로 확인이 어려운 작은 크기의 포자를 분석해 발아율을 확인하고 건강한 포자생산에 활용하는 등 산림 복원에 필요한 기술이다.
빠른 기술 확산을 위해 종자기업 등을 대상으로 기술설명회, 교육 및 실습이 병행된 워크숍, 현장 컨설팅 등 전문인력 양성도 진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17년 국내 최대 규모의 표현체 연구시설 ‘작물표현체연구동’을 준공했다. 이후 8년 동안 작물표현체 기술을 도입하여 우리 농업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여 선진국 수준의 기술 자립화를 이뤘다.
2022년에는 산업통산자원부로부터 국내 최초 ‘작물표현체 참조표준데이터센터’로 지정되었고, 벼 9품종의 표준데이터를 생산하여 참조표준으로 제정했다.
농촌진흥청은 민간에서 요구도가 높은 밀, 콩, 옥수수, 고추 등 주요 작물 65종을 대상으로 표현체 데이터 확보, 슈퍼컴퓨터와 연계한 분석 등 디지털 육종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
작물 주산지 북상에 대응하여 고온 등 이상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형질이 도입된 신품종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 김남정 농업생명자원부장은 “새 정부 국정과제인 스마트 농업 고도화 정책에 부응하는 이 기술은 농업의 디지털 혁신을 가져올 것이며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다양한 분야로 확산해 미래 먹거리를 개척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