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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유용 미생물 배양, 너무 다른 기대와 현실

효모는 단순히 알코올만을 만드는 미생물이 아니라
토양 환경까지 개선, 농업인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어

“처음에는 거품도 잘 올라오고 냄새도 시큼하니 좋더니만 몇 번 돌리다 보니 악취가 나서 지금은 안 쓰고 저쪽 창고 구석에서 애물단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요즘 농민들이 농사 비용도 줄이고 유용미생물을 많이 써보고 싶은 마음으로 유용 미생물 농가 자가 배양에 큰 기대를 가지고 시작을 하는 곳이 많다. 농민들이 미생물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큰데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병원균을 억제하기 위함이고 그 다음으로 토양 살충 효과, 지력 증진, 농산물 품질 향상 등이 그것이다.

대다수 농민들이 관내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유용 미생물 강의’나 SNS(유튜브, 틱톡 등)를 통해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유용미생물 배양을 진행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유용미생물 배양기 보급 사업”들을 진행하여 농민들의 열의를 더욱 북돋아 주는데, 막상 미생물 배양을 실제로 하다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급기야는 똥 냄새에 가까운 악취가 나서 농작물에 사용하기가 꺼려지고, 결국 배양기계는 창고 구석으로 밀려나 방치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러면 왜 농가에서는 미생물 배양이 원활하게 안 되고 똥 냄새가 나기도 하고, 미생물 배양 밀도가 10의 8승 이상의 원하는 밀도가 나오질 않는 것일까? 아마도 가장 큰 원인은 잡균의 오염을 첫 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미생물 배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멸균 또는 살균 소독인데 농가에서는 멸균은커녕 살균조차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미생물 배양을 위한 멸균 과정은 배양기 내부를 완전히 밀폐한 상태에서 121℃에서 최소 15분 이상 유지시켜야 되는데 농가에서는 이런 과정을 구현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물은 100℃에서 끊기 때문에 121℃까지 온도를 올리려면 압력으로 꽉 눌러주어야 하는 장치, 즉 고압멸균기가 필요하다. 쉽게 표현하면 200리터짜리 압력밥솥이 있어야 하는 셈인데, 현실적으로 이런 장비는 가격이 너무 비싸 농가에서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생물 배양을 위하여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배지를 물에 녹인 후 100℃에서 최소한 30분은 유지를 시켜주어야 하는데 이 또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전문적인 장치가 아니면 농가에서는 어려운 이야기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열에 의한 처리가 아닌 염소계소독제를 투입하여 24시간 동안 유지시킨 후 미생물 종균을 접종하여 배양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 또한 오염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 실제로 농가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독제를 가져다가 실험실에서 살균 효과를 검증한 결과 업체에서 홍보하는 만큼의 살균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리고 미생물을 배양한 후에는 반드시 배양기 내부를 깨끗이 청소해주고 10번 정도 배양을 한 후에는 염소계 소독제를 넣고 온도를 올려 펄펄 끊여 주는 방법으로 주기적인 내부 소독을 해주어야 하는데 농가에서는 바쁜 농사일로 그러한 과정을 챙길 시간이나 여유가 없다. 그러다 보니 미생물 오염이 계속 축적되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 안타깝게도 배양기 가동을 포기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곤 한다.


미생물 중에는 공기를 공급해 주어야 하는 미생물이 있고, 공기가 전혀 필요 없는 미생물이 있는데 농가에서 배양하는 미생물들은 주로 공기가 필요한 호기성 미생물들이 많다. 그러면 미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공기를 넣어주어야 하는데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듯이 공기 중에는 다양한 잡균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 이렇게 다른 미생물들로 오염된 공기를 계속 넣어주다 보면 오염이 되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그래서 제대로 미생물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외부공기를 0.45마이크로미터 멤브레인필터나, 헤파필터에 통과시켜 잡균을 제거한 무균 상태의 공기만을 배양기 내부로 넣어주게 된다.


효모-알코올부터 양분 가용화까지, 농가의 든든한 파트너
그렇다면 여러 가지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농가 수준에서 유용 미생물을 배양하려면 완벽한 무균 상태까지는 기대하지 않고 오염이 조금은 되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잘 자랄 수 있는 미생물을 선정하는 것이 첫 번째 숙제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농가 현장에서 배양하기에 그나마 적합한 미생물로 효모를 추천하고 있다.


효모 미생물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듯이 술(알코올)이나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친숙한 미생물로 알코올은 소독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물질이다. 효모가 만든 알코올은 잡균의 오염을 억제할 뿐 아니라 식물체로 흡수되어 에너지원으로 전환이 가능한 물질이다. 또한 효모는 빵을 만들 때 효모를 넣으면 숙성하는 과정 중에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밀가루 반죽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효모 배양 과정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가 토양 속 공기층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어 토양 온도의 급격한 변화를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효모는 단순히 알코올만을 만드는 미생물이 아니라 토양 환경까지 개선해주는 농업인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게다가 효모가 생산해내는 인산가용화 효소는 토양 속 불용화된 양분을 가용화시킬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물론 모든 효모가 이런 특징을 가지는 것은 아니며 특정 균주에 한정이 되므로 그러한 효모 종균을 구하여 배양을 해야 된다.
한때 게르마늄이나 셀레늄이 유행처럼 농업에 활용되던 때가 있었는데 무기태 게르마늄이나 셀레늄을 유기태로 전환할 수 있는 미생물도 효모이다. 효모 세포벽에 단백질이나 다당류와 결합한 유기태 형태로 전환된 미네랄들은 흡수율이 높고 독성이 낮아 식물 생리 활성 효과를 증진시킨다는 연구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고초균은 종류가 너무 다양하고 외부 잡균에 쉽게 오염되기 때문에 농가에서 안정적 배양이 어렵다. 광합성세균 또한 오염에 너무 민감하므로 농가 자가 배양이 쉽지 않은 미생물이다. 유산균은 영양 요구 조건이 까다롭고 잡균과의 경쟁력이 약한 미생물이므로 이 또한 쉽지 않다. 그나마 효모가 그중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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