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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지만, 농업의 성패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 ‘미생물’

장 건강에서 토양 건강까지 결국 미생물 다양성이 답

최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을 비롯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서 사람의 대장 내 미생물의 구성이 어떠한가에 따라 파킨슨병 발병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파킨슨병은 뇌 질환의 일종으로 나이가 들면서 손, 발이 비정상적으로 떨리고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지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게 되는 병인데, 60세 이상에서 1.5%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100세 시대를 코 앞에 두고 있지만 노인성 질환 특히, 치매, 뇌졸중 그리고 파킨슨병 이렇게 3대 질병이 노년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와 건강한 사람 간의 대변 미생물을 분석했는데 파킨슨병 환자의 장내 미생물 중 176종이 건강한 사람과 차이를 보였다. 파킨슨병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대변을 분석하여 장내 미생물 패턴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균형 잡힌 식단(다양한 음식 섭취)을 가진 사람들이 편식하는 사람들보다 파킨슨병과 관련된 장내 미생물이 덜 관찰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과 균형이 신체 건강에 중요한 인자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농업 토양 미생물과의 연관성 역시 주목받고 있다. 사람의 장이 영양분 흡수와 면역 조절의 중심이라면, 토양은 작물의 장 역할을 한다. 작물 뿌리 주변(根圈)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 간의 균형에 따라 토양의 비옥도와 병 발생이 달라진다.

다양한 미생물로 구성된 건강한 토양은 병원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작물의 생장과 면역을 돕는 반면, 특정 미생물만 과도하게 우점하는 토양은 병해충과 선충 피해가 빈번하다. 따라서 토양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해 토양의 미생물 다양성과 균형을 파악하는 것이 작물 건강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토양 미생물 다양성이 병 발생을 막는다
미생물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오래전부터 “병을 억제하는 토양(disease‑suppressive soils)”이라는 개념에 주목해 왔고 강의 때마다 강조를 하고 다녔다. 병 억제 토양은 병원균이 유입되더라도 발병이 일어나지 않거나 매우 제한적으로 나타나는 토양을 말하는데, 지난 30여년 동안 토양 미생물을 분석하다보니 미생물 다양성과 균형이 이러한 병 억제력을 만든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다양한 세균과 곰팡이, 방선균, 효모 등이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특정 병원성미생물의 우점을 막고 토양 생물 다양성을 유도하여 식물의 면역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유기질 비료나 완숙 퇴비와 같은 유기물 투입이 토양 미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병 억제력을 강화하는데 한 몫을 한다. 유기물은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미생물 군집을 풍부하게 하고, 특정 유익균의 증식을 촉진해 병원균을 억제한다. 예컨대, 오랜 시간 유기질 비료를 투입하고 윤작을 실시한 토양에서는 병원성 곰팡이나 바이러스 피해가 줄고 수확량이 늘었다는 연구 사례가 많다. 한편, 과도한 농약 사용은 토양 미생물의 종 다양성과 밀도를 감소시키며, 이는 영양분 순환과 병 해충 억제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처럼 토양 미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건강한 균형을 만드는 것이 병 발생 예방과 직결되기 때문에, 토양 미생물 분석이 농업에서도 중요한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완숙 퇴비와 유기질 비료의 역할과 토양 미생물 분석의 중요성
토양에 유기물을 공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퇴비의 완숙 정도다. 완전히 발효되지 않은 미숙 퇴비는 토양에 투입되었을 때 미생물이 분해하는 과정에서 질소 결핍을 유발하고, 병원성 선충이나 곰팡이, 파리 유충의 서식을 증가시킬 수 있다. 완숙 퇴비는 미생물 활동을 촉진하는 동시에 방선균을 우점시키고 병원성 미생물이 살아남을 가능성을 줄여, 토양 미생물 다양성과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유기질 비료는 미생물의 먹잇감이 될 뿐만 아니라 토양 구조를 개선해 미생물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반면 화학비료는 빠른 효과를 보이지만 토양 내 특정 영양소만 과다 공급해 미생물 종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질소·인·칼륨 비료를 지속적으로 단일 품목에 공급하면 이 성분을 선호하는 특정 미생물만 늘어나고 다른 미생물은 감소한다. 이러한 균형 붕괴는 병원균이 빠르게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따라서 화학비료는 작물의 생육 상태를 고려해 적정량을 사용하고, 장기적으로는 유기질 비료와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람의 장내 미생물 분석으로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듯이, 토양 미생물상의 분석은 농작물의 병 발생과 수확량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우림바이오 부설 연구소에서는 일찌감치 토양 미생물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농민 토양의 미생물 분석을 무료로 진행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토양 내 미생물과 선충 그리고 이화학적 분석을 통해 병이 억제되는 토양인지 혹은 조만간 병이 발생할 수 있는 토양인지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우리는 매일 먹는 음식이 우리 몸을 만든다고 믿는다. 이때 음식의 영양소를 분해하고 흡수하도록 도와주는 존재가 바로 장내 미생물이며, 이들의 균형이 무너지면 질병이 찾아온다. 마찬가지로 농사를 짓는 밭과 논의 건강은 토양 미생물에 달려 있다. 미생물 다양성이 높은 토양은 병을 억제하고 작물 생육도 양호하지만, 다양성이 낮은 토양은 병원균이 활개를 친다. 토양 미생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완숙 퇴비와 유기질 비료를 적절히 투입하고, 과도한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 농사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미생물은 보이지 않지만, 농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임을 기억하며, 과학적 토양 관리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이뤄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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