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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농산업계 원로에게 듣는다③] 대유 권옥술 회장

자급자족 토대 위에 농자재 등 연관 산업 발전할 수 있어

농기자재신문이 창간 9주년을 맞이해 식량증산과 농업경쟁력 제고에 일등공신 역할을 해온 ‘농산업계 원로에게 듣는다’란 지면을 신설해 연재하고 있다. 농산업계 원로들은 배고픔이 일상이던 어려웠던 시절을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며 현재의 농산업을 있게 한 산증인이다. 또한 오늘날의 국내 농기자재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는데 이들의 헌신이 있었기 가능한 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재의 첫 주인공으로 (주)대유 권옥술 회장의 얘기를 세 번째 싣는다.  <편집자 주>




















(주)대유는 복합영양제 나르겐을 생산·보급하기 시작하면서 회사도 성장하기 시작했지만 어려움도 동시에 나타났다.
권옥술 회장은 “처음에 복합영양제를 보급할 당시 사용량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며 “씨 발아가 안 돼서 시달리는 것은 물론, 효과가 없는 것을 팔았다고 해서 많이 불려 다녔다”고 회고했다.
이는 복합영양제를 정량정법으로 사용했으면 문제가 없었을텐데 처음 나오는 제품이다 보니 농가에서 임의로 사용한 결과 이런 현상이 나타났던 것.
권 회장은 “정상적으로 처리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를 비교하며 설명했더니 농민이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사람으로 치면 과다복용으로 의해 배탈이 난 것처럼 그런 현상이 빚어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속리산 정2품송 살리며 도약계기 마련
강전유 박사 “이런 비료 진즉에 나왔어야” 극찬

대유의 첫 작품인 나르겐은 이런 우여곡절 끝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특히 나르겐은 물에 섞어서 엽면에 살포하는 국내최초의 엽면시비제로 관심을 끌었다.
권 회장은 “사람에 비유한다면 병이 났을 때 힘이 달리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해서 영양결핍이 오게 되면 링거를 맞듯이, 식물도 뿌리나 토양이 좋지 않을 때 잎으로 먹여주는 영양비료가 나르겐인 셈”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엽면시비용 비료가 농가에 보급이 많이 돼 흔한 제제가 됐지만, 당시만 해도 대개의 비료들은 땅에 뿌려서 뿌리로부터 영양분을 흡수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엽면시비제의 출현은 놀라울 수밖에 없는 상품이었다.
이렇게 알려지기 시작한 나르겐이 유명세를 탄 직접적인 계기는 또 있었다. 고고한 자태로 오랜 세월을 국민과 함께 해 온 속리산 법주사의 정2품송을 살린 것이다.
“정2품송은 오랜 세월을 견디는 시간 속에서 영양상태가 결핍인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나르겐을 통해 정2품송이 살아나니까 신문이고 방송이고 난리가 났다. 모두가 나르겐에 대해 궁금해 하며 물량 주문이 이어지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대유는 전국의 고궁에 있는 노목들을 진단하며 처방을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현재까지도 전국의 수목원에서 대유 나르겐을 쓰고 있는 것도 거기에서 연유한다.
나르겐을 친환경자재의 대표상품으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본격적으로 알리게 계기가 된 셈이다.
권 회장은 “엽면시비가 생소하던 시절 나르겐을 들고 국내최초로 나무병원을 세운 강전유 박사를 찾아가 우리 제품을 설명 하니까 무릎을 쳤다”며 “이런 비료가 진즉에 나왔어야 한다. 내가 찾던 게 바로 이것이라고 하면서 잘 만들었다고 극찬을 했다”고 술회했다.


나르겐 유명세에 입사경쟁 치열해져
친환경제품 생산하며 사명 변경

권 회장은 “이런 일을 겪으면서 나르겐은 대유를 상징하는 상품이 됐다”며 “당시 사내 분위기는 임직원의 사기가 충천한 것은 물론 신입사원을 모집 공고시 지원자가 너무 많아 곤욕을 치룰 정도였다”고 했다.
나르겐을 통해 대유의 입지가 확장되면서 치열한 취업전쟁을 벌여야 했던 것. 또한 대유화학에서 주식회사 대유로 사명을 바꾸게 된 계기도 친환경제품을 생산하면서였다.
권 회장은 “친환경이 갖는 의미가 화학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사내에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사명을 바꾸게 된 계기가 됐으며, 결정적인 계기는 따로 있었다”고 했다.
“당시 대유화학 공장 아래에 있는 저수지에서 물고기가 죽으면서 단속이 나왔다. 물고기의 죽음의 원인이 우리 회사에 있었다고 봤기 때문에 관계당국에서 단속을 나왔다” 결과적으로 외부로 유출되는 화학물질도 없고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입증되면서 무혐의 처리 됐다고.
권 회장은 “억울한 누명이었다. 사명에 화학이 있으니 환경에 해로운 물질을 몰래 버리는 것으로 오해를 해 단속까지 나왔던 것”이라며 “당시 친환경제제를 생산하면서 화학물질이 외부로 유출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일 이었다”고 했다. 이어 “전사적으로 이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을 했고 결국은 오해가 풀리면서 사명에서 화학을 떼어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나르겐 출시 당시 마케팅과 가격 결정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권 회장은 “나르겐이 출시 당시 소비자 가격과 판매상 가격을 놓고 당시 주주들은 출고가격을 500원으로, 소비자 가격을 1000원으로 책정하자고 했으나 나는 각각 500원을 더해 출고하자”고 했다. 나르겐이 국내 최초의 엽면시비제로 각종 성분의 함량이 높은 상태에서 타사와 같은 가격으로 가는 것은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물론 차별성 확보가 안되기 때문에 반대를 했다는 것.
차별성이 떨어지면 농민도 기존제품과의 차이를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함이었다고. 나아가 “가격을 조금 높게 책정한 것이 단순이 이익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더 나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연구개발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고, 결과적으로 마케팅 전략도 성공을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


농업 블루오션으로 성장가능성 커
미래전략산업으로 투자 확대하는 것 중요

권 회장은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농정이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정의 지속성은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발전은 물론 식량 자급을 위해서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그래야 자급자족은 물론 식량안보가 가능하고 그 토대 위에서 연관 산업도 발전할 수 있으며 후방산업은 설 자리가 있게 된다”고 했다.
이를 통해 값싼 농산물과 FTA로부터 견딜 수 있다고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농업은 피폐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관된 정부정책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그래서 가장 우선순위에 식량안보가 있어야 하고, 식량만은 비교우위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미래를 바라보는 국민을 먹거리로 부터 불안에 떨지 않도록 미래전략산업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외국 유수의 학자들도 농업에 블루오션이 있다고 강조하는 흐름에 맞춰보면 농업의 미래가치는 커질 것”이라며 “4차산업혁명이나 6차산업도 농업의 성공 속에 확대돼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농산업계는 재편될 여지가 커질 것이며, 대규모 전문화된 농업과 수출농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권 회장은 “그리고 농가소득이 보장돼야 한다. 그래야 후방산업인 농자재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그것을 전제로 하는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농자재 생산비 차지 크지 않아
좋은 제품으로 해외 진출해야

농자재 가격이 농가소득을 하락시킨다는 것에 대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농자재 없이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농자재가 농업생산비에 차지하는 비중은  실제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농산물 가격이 둘쑥날쑥하니까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농가소득 문제는 농산물 가격보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농협에서 수매 등을 통해 수급을 조절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만들어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농자재 가격인하 목소리에 대해 거품을 빼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실제 농민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크지 않다”며 “농업 생산비에서 농약이나 비료가 차지하는 부분은 실제 크지 않지만 가격을 인하하면 농자재 업계는 가뜩이나 어려운데 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농자재 업계도 반성해야할 점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있는 자재는 퇴출시켜야 한다”며 “남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 하는 저급한 제품을 유통하는 것이나 가격을 후려치는 것은 그야말로 한치 앞도 못 보는 것”이라며 “농가도 저렴한 제품만 선호하다보면 공급자는 저질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업계 전체가 같이 무덤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품질만은 제대로 된 것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것이 업계가 사는 길이고 소비자에게 외면 받지 않은 것이고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힘도 거기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작은 것이 쌓여 큰 것을 이루는 것이 진리”라며 “한 방에 해보겠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심하게 말하면 사기꾼 생각이다. 씨도 안 뿌리고 가꾸지도 않고 수확만 많이 하면 말이 안 된다. 하루라도 빨리 그런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업과 농산업계는 공동운명체
농민이 잘 살아야 농산업계도 생존

“우리 산업계는 농업과 공동문명체로서 모두 농업을 통해 밥을 먹고 살고 있다”며 “농민 소득이 보장돼야 한다. 그 뒤에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정직한 경영을 해야 한다. 그야말로 품질로 세계에서 승부를 겨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농산업계가 국내에서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세계를 경쟁 대상으로 삼고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같이 토론하고 의견수렴을 거쳐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로 진출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권 회장은 “미래 먹을거리를 위해 농업발전개발세 등을 제도화 하는 등 농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농촌은 이미 고령화 돼 일할 사람이 없을 정도다. 농가소득이 보장되면 젊은 사람들이 농촌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런 정책을 서둘러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권 회장은 “불량자재 생산은 공멸의 길”이라며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가 뛰어난 자재를 생산해야 업계가 살고, 농업이 산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40년 동안 대유는 농민과 하나라는 마음으로 영리 추구가 아닌 정도경영과 기술집약에 힘써왔다”며 “앞으로도 품질 좋은 제품,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농자재를 개발해 농민과 함께 발전해 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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