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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와 효모가 미래 에너지로

화석연료 대체하며 미래 연료 생산하는 미생물 연구 활발

신토불이(身土不二)를 글귀대로 직역하면 ‘몸과 흙은 둘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즉 우리 몸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땅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닌 하나이므로 내가 살아가고 있는 땅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먹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실생활에서 섭취하고 있는 먹을거리들의 일부는 수천 km 바다를 건너온 것도 있다. 어떤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여 재배되었는지 모르는 농산물이 우리의 식탁에 버젓이 올라와 우리의 배고픈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그렇게 정체모를 먹을거리들을 먹는 사이에 우리의 몸이 우리가 살고 있는 기반인 흙과 따로 따로 나누어져 둘이 되어버렸다.


석유가격과 등락 같이하는 농산물
눈부신 경제발전으로 20~30년 전보다 훨씬 잘 먹고 풍성한 삶을 누리면서도 아픈 곳은 더 많아지고 전에 없던 이름도 어려운 몹쓸 병들이 늘어만 가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가 아닌지 모르겠다.
 그나마 농산물을 수송하는 비용이 높았다면 지금처럼 값싼 수입농산물이 우리의 식탁을 이렇게까지 위협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농업 통계를 보더라도 석유값이 오르면 농산물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는 농산물을 생산하거나 수송하는데 석유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농업에서도 온풍기를 가동하여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석유가격이 농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어쨌든 석유가격의 높고 낮음에 따라 국가의 성장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연료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중의 하나가 알코올이다. 알코올은 술로서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다. 브라질에서는 알코올과 가솔린을 섞어 만든 연료를 사용하고 있는데 가소홀(gasohol)이라고 한다. 브라질은 드넓은 대지에 사탕수수를 심어 저렴한 가격으로 알코올을 생산하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미생물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대체연료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미생물들을 이용하여 알코올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미생물의 먹이로 주는 것이 나무이다. 산과 들에 우거져 있는 모든 식물들이 알코올을 생산할 수 있는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하여튼 미생물은 못 하는 것이 없는 만능 재주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효모 분해해서 알코올 생산
미생물 실험실에 있으면서 한때 대체에너지 개발을 하기 위해 미생물을 선발하고 실험하였던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러한 미생물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나무는 섬유소(Cellulose)라고 하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섬유소는 포도당 덩어리이다. 즉 아주 작은 포도당이 손에 손잡고 길게 실처럼 사슬모양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섬유소라는 물질이다. 이렇게 기다랗게 생긴 물질인 섬유소는 주로 곰팡이에 의해 잘게 잘게 나누어져 포도당으로 만들어 질 수 있다. 이렇게 생겨진 포도당을 다시 효모(yeast)가 분해해서 알코올을 만든다. 원리대로 따지면 숲속에 있는 나무들을 가져다 미생물 처리만 해놓으면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알코올이 무진장 쏟아져 나올 수 있다.


실험실에서 일반 나무 조각을 가져다가 포도당으로 만들기 위해 곰팡이를 처리하였더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어떻게 하면 곰팡이가 나무를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분해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하였다. 그래서 나무를 굵은 톱밥으로 전환시켜 사용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나무를 분해하여 곰팡이를 투입하여 포도당을 만든 후 어떤 효모가 알코올을 잘 만드는지를 검증하여 우수한 효모를 선발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석유를 대체하기 위하여 알코올을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나무를 당화(糖化 : Saccharification : 섬유소인 나무가 포도당으로 변화되는 과정)시켜 포도당을 만드는 과정과 포도당을 발효(醱酵 : Fermentation)시켜 알코올을 만드는 2번의 과정을 거치다 보니 번거롭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대체 하려고 하는 석유값보다 생산된 알코올이 더 비싸게 되는 웃지 못 할 일이 발생한 것이다.


큰 숲 봐야 새로운 것 발견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당화와 발효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나무를 파쇄하는 전처리를 하여 당화를 진행한 다음에 효모를 이용한 발효 과정이 이루어지는 이원화 과정이었는데 이것을 통합하는 것이었다. 당화를 맡고 있는 곰팡이와 발효를 담당하는 효모를 한꺼번에 넣고 반응을 시키는 것이다.
당화와 발효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동시당화발효(同時糖化醱酵 : Simultaneous Saccharification and Fermentation : SSF)라는 방법으로 연구를 수행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엉뚱한 생각처럼 들렸다. 어떻게 누룩곰팡이와 효모가 같이 자랄 수 있을까? 누룩곰팡이는 공기가 필요한 호기성 미생물이고 효모는 혐기성 조건에서 자라는 미생물인데 이 둘은 동시에 배양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점들이 많았지만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일단 진행하기로 하였다.


당화와 발효는 각각 진행되어지는 환경 조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적합한 미생물을 다시 선발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수백 종류의 미생물을 선발하여 효과 시험을 거친 결과 결국에는 곰팡이와 효모를 각각 선발하여 관련 학회에 발표를 했던 기억이 있다. 서로 다른 미생물이 같은 조건에서 자랄 수 있을지 의심을 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새삼 웃음이 나온다.
당시에는 미생물 실험실에서 한 가지 미생물에 빠져 큰 숲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하다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깨닫게 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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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효모  미래에너지  화석연료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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