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 배의 병해를 현장에서 즉각 진단할 수 있는 휴대용 광학장치가 개발됐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개발한 ‘IBT 기술을 활용한 과수 주요병해 조기 진단 최적화 기술’이 그것이다.
이 기술은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한 휴대용 적외선 광학장비인 SD-OCT시스템과 분자생물학적 진단법으로 알려진 LAMP법을 이용했으며, 사과 갈색무늬병과 배 검은별무늬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법이다. LAMP법을 이용함으로써 1시간 이내, 실외에서도 진단이 가능해진 것이다.
OCT시스템, 이젠 농업에서도!
이번 농기평이 개발한 병해 현장 진단 기술에 적용된 OCT는 스펙트럼 영역 광간섭단층촬영기를 말하는데, 이는 적외선을 이용해 즉시 단층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 광학장비다. 주로 의료분야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농업 분야 적용은 세계적으로 연구가 미미한 실정이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와 농기평이 2014년부터 첨단생산기술 개발사업을 추진, 3년간 사과 및 배 재배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병해인 사과 갈색무늬병과 배 검은별무늬병의 조기 진단법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지원한 결과 이제 농업에서도 OCT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경북대학교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식물병 진단용 휴대용 SD-OCT는 농업분야 최초로 시도된 방법”이라며 “현장검사가 가능하고 자동화 판별 알고리즘을 통해 감염 여부를 즉시 알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히 잎에서 병반이 나타나기 전에 사과 갈색무늬병 및 배 검은별무늬병의 감염여부를 진단할 수 있어 과원 내 발생하는 병해를 조기에 방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OCT기기의 현장 적용성을 위해 광학 구조의 최소화, 외골격형 구조 도입, 외부 케이스 등을 적용해 이동에 적합하고 충격에 강하게 설계했다. 또한 광학계의 단순화, 고성능 프로세서의 소형화를 통해 복잡한 OCT 연산을 단순화시키고 광학 구조부와 데이터 처리부를 효과적으로 소형화해 백팩에 탑재시켰다.
육안으로 감염여부 즉시 판단 가능
이번 연구에 참여한 (사)한국과수병해충예찰연구센터의 장일 이사장은 “사과 갈색무늬병은 사과 재배농가에서 해마다 가장 경계해야 하는 병해”라며 “추가 방제비용 및 과실의 상품성 저하를 고려할 때 재배면적 1ha당 약 316만원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병해 현장 진단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육안 상 건전한 잎에서 즉시 감염여부가 파악되고 이를 통해 농약살포 적기분석 및 불필요한 농약의 살포를 줄이게 되면 이는 곧 농가 소득증대로 이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실제 휴대용 SD-OCT를 사용하면 건전 또는 감염여부를 즉시 판별할 수 있도록 했다. 진단 결과가 건전이면 광학계와 LCD모니터에 녹색불이 들어오고, 감염이면 붉은색이 들어온다. 육안상 건전한 상태에서 감염여부를 진단하는 것이 다른 광학기반 진단법과 구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같은 특징으로 검사대상 식물체를 파괴하지 않아 유관속 국재성 세균 및 바이러스 병해 등 다양한 식물병원체로 확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농민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도 제작했다. 해당 기술은 참여기업인 ㈜오즈텍으로 기술이전 된 상태다.
연구책임자인 경북대학교 정희영 교수는 “3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화 검정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며 “back-pack형 OCT 개발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향후 식물검역현장 및 재배현장에서의 활용성 증대와 해외시장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경태 농기평 원장은 “앞으로도 농업현장의 애로 해결을 통해 경영비 절감 등 농가소득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