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농약 허용물질관리목록 제도(PLS. Positive List System)제도를 도입하면서 안전농산물을 생산하는 계기가 마련 될 것으로 보인다.
PLS제도는 잔류허용기준(MRL, Maximum Residue Limits)이 정해지지 않은 농약이 농산물에서 검출될 경우, 불검출 수준의 일률기준(0.01 mg/kg)을 적용해 안전성이 확보된 농식품만 수입·유통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제도로 2019년 1월 1일부터 모든 농산물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 사용등록 또는 잔류허용기준(MRL)이 설정된 농약 이외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은 원칙적으로 사용이 금지된다.
특히 미등록 농약 및 MRL 미설정 농약에 대한 안전관리가 한층 강화된다. MRL 미설정 농약의 경우 Codex(코덱스. 국제식품규격위원회) 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수입 농산물에 수출국 잔류허용기준보다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예컨대, 면화씨 중 글리포세이트의 기준이 국내는 미설정이나 코덱스 기준은 40mg/kg, 호주15mg/kg 이다. 이에 따라 PLS시행 전에 수입시 코덱스 기준에 따라 호주 기준보다 높은 코덱스 기준이 적용됐다. 하지만 시행 후 부터는 모든 수입농산물에 MRL 일률기준 0.01mg/kg이하가 적용돼 적합한 농산물만 수입할 수 있다. 관리대상 농약은 국내외에서 사용되는 600여 종이 대상이다. 즉 국내사용 및 수입농산물에 사용하는 거의 모든 농약이 대상이다.
1차 작목 부적합률 2.1% →10.8% 5.1배 증가
부적합 농산물 폐기·출하연기
PLS제도의 시행 시기는 1·2차로 나눠 시행된다. 우선 올 1월 1일부터 밤, 호두, 은행, 잣, 땅콩 등 견과종실류 및 바나나, 파인애플, 키위(참다래) 등 열대과일류를 대상으로 1차 시행하고 있다. 2019년 1월 1일부터는 나머지 농산물 전체에 대해 시행할 예정에 있다.
예컨대, 취나물에 배추 농약 성분으로 나눠 기준이 설정된 농약을 사용해 0.03mg/kg 검출 시 시행 전에는 해당 성분의 최저 기준인 0.05mg/kg 이내 이기 때문에 적합 농산물로 판정됐다. 하지만 PLS 제도 시행 후에는 일률기준 0.01mg/kg이 적용돼 부적합 농산물로 판정돼 해당 농산물은 폐기나 출하연기 된다.
또한 PLS제도가 전면 시행되면 잔류농약에 대한 안전성기준이 강화돼 부적합률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 2015년에서 2017년 사이 농산물 안전성 조사 결과에 PLS 제도를 적용할 경우 잔류농약 부적합률은 3.3%에서 8.8%로 2.7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6월 기준, 1차 도입작목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2.1%에서 10.8%로 5.1배 증가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소면적 작물의 경우 부적합률은 7.5%에서 23.8%로 급증했다. 소면적 재배작물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조사결과 미등록 농약 사용이 93%를 차지해 부적합률이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시하고 있는 잔류허용기준은 현행 200여개 작물, 약 450성분, 6744개의 기준을 설정해 적용하고 있다. 쌀(190건), 고추(210건), 사과(151건) 등 주요 품목은 MRL 설정이 많은 편이나 엽경채류 등 소면적 작물은 부족한 상황이다. 엽경채류인 고사리, 달래, 두릅 등은 10건 이내로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년간 부적합 상위 20개 품목의 경우 79.1개의 MRL이 설정돼 있다. 20개 작물 중 소면적 재배작물이 13종이며 MRL 설정 수는 53.7개다. 부적합 상위 20개 품목의 MRL 설정수를 보면 취나물(25), 부추(45), 쑥갓(41), 들깻잎(49), 시금치(64), 알타리무(88), 쪽파(106), 배추(122), 얼갈이배추(84), 파세리(6), 홍고추(180), 상추(50), 미나리(6), 대파(106), 수삼(67), 쌀(190), 샐러리(46), 건고추(30), 열무(88), 복숭아(133)로 나타났으며, MRL 설정이 많은 품목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는 농약 사용에 대한 농업인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야 하는 것을 시사한다.
농정당국에 따르면 그동안 농업인은 농약판매상 및 경험에 의한 약제 살포로 생산된 농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이 낮았기 때문이다. 또한 농산물 산지유통인이 무, 배추 등 주요 작물에 대한 포전거래가 증가하면서 매매 후부터는 중간상인이 농작물에 대해 농약을 살포해 농업인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아울러 농산물 안전성이 강화되는 만큼의 크기로 이에 대한 교육이 강화돼야 하지만 공무원의 인식부족으로 농업인에 대한 교육·홍보를 소홀한 점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농약 사용 관행 개선시급
농정기관간 역할 분담 체계 구축
농촌진흥청은 이달부터 T/F팀 구성을 하는 등 교육·홍보 방안을 마련, 신속히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PLS 교육 관련 농진청과 지방농촌기관간의 체계적인 역할 분담을 통한 교육이 진행된다. 또한 공무원에 대한 선 인식전환 후 농업인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순차적인 교육을 추진한다.
아울러 PLS시행시 부적합 농산물 발생이 우려되는 작목에 대한 현장 기술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농진청 공무원에 대한 농약 안전사용 관련 중점 교육을 실시하고 농업인에게는 농약안전 사용 슬로건 지정 및 캠페인 활동을 병행해 추진한다.<표 참조>
교육·홍보 T/F팀 구성
작목 그룹화 통한 지역별 전략수립
세부적으로 보면 교육·홍보 T/F팀을 도원 및 특· 광역시에 구축해 PLS 전면 시행에 대비한다. 이를 통해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홍보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하는 등 역할 분담해 추진한다.
T/F팀은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특·광역·자치시의 기술보급과장을 팀장을 맡아 진행한다. 또 PLS 전면시행 대비 교육·홍보 계획 수립하고 농업인이 필요로 하는 소면적 작물에 대한 직권등록 수요조사를 실시한다. 또한 156개 시군센터 담당자에 대한 일괄적인 연락체계를 마련,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한다. T/F팀은 비상설로 운영하되, 분기별 1∼2회 정기적인 회의를 개최해 현안사항을 점검한다. 특히 작목 그룹을 일반작목, 소면적작목, 아열대작목으로 그룹화해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면서 단계적 시행에 대응해 1차(견과종실, 아열대)와 2차(모든 작목)로 구분해 교육의 효율성을 제고한다. 또한 그룹별로 작목을 세분해 주산지별 맞춤형 교육·홍보 지원한다. 일반작목의 경우, 교육·홍보 T/F팀 권역별 활동 시 중점작목 및 대상시군 선정, 특별교육을 실시한다. 예컨대, 사과(경북·충북), 무·배추(강원·전남) 등 작목별 광역단위 주산지별 재배·출하 상황에 맞춰 교육과 현장기술지원 실시한다.
소면적 작목은 재배현황조사를 내년 6월 실시하고 등록농약 확대를 위한 직권시험 수요조사를 내년 6월과 11월 2회에 걸쳐 실시하면서 산림청 등과 협업을 통한 임산물(밤·호두·은행·대봉감 등)에 대한 기관합동 홍보도 추진한다.
아울러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아열대작물은 시급성 높은 품목을 선정해 순회교육 및 기술지원 추진하면서 시기별·품목별 차별화 교육을 실시한다. 시행 중인 견과류 등 1차 적용 작목은 올 1년간 진행한 농산물 안전성 조사결과를 공유해 경각심을 제고한다. 2차 시행에 대비해선 공무원·농업인·판매상 등 교육대상에 맞춰 기관별 역할분담을 통한 전 방위적인 교육·홍보 활동을 추진한다.
농촌진흥공무원 대상 교육 강화
PLS 기준 적용 위한 농약사용요령 개정 추진
농진청은 농약 및 PLS 업무담당자 지정, 담당자 역량강화 위한 권역별 특별교육을 지난 2~3월 실시했다. 또한 도원·시군센터 등 4만3000명의 지방농촌진흥공무원은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사이버 교육 과정을 개설 추진한다. 이를 통해 농진청에서 올해 개설해 운영한 정규과정(166과정)에 2만7000명이 이수했다. 특히 내년에는 안전농산물 생산을 위한 ‘농약의 이해’ 정규과정이 편성하고 도원 및 시군센터 업무담당자 외 전 직원이 숙지할 수 있도록 PLS 홍보영상 방영을 추진한다.
또한 농업기술 길잡이 병해충 방제, 농약사용요령 등을 강화되는 기준에 맞게 현행화 하는 등 PLS 기준 적용을 위한 개정 작업을 추진한다. 아울러 현장에서 발생하는 농약관련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농진청 고객지원담당관실에 농약전문가를 배치하는 등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농업인 대상 맞춤형 교육 계획 수립
품목별 주산지 현장기술지원 강화
시군별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기술보급사업과 연계해 연찬회·설명회·평가회를 실시하면서 시군실정에 맞는 교육대상 선정과 홍보 추진전략을 수립 지원한다. 또한 교육대상인 영농법인·작목반·생산자연합회 등을 그룹화를 통해 맞춤형 교육 실시하면서 교육효과를 높이고 농업인 상호간 전파를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955개소 약 124만명의 선도농과 취약농을 대상으로 PLS 제도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로 인지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품목별 주산시군에 대한 현장기술지원 강화하고 농약 허용물질목록관리 제도(PLS)의 문제점 및 건의사항 등 현장의견을 수렴 및 반영한다. 또 농관원 분석결과, 부적합농산물 생산 우려가 있는 참외·자두 등 작목을 중심으로 현장 활동을 확대한다.
PLS 전면시행 대비 홍보활동 강화
안전농산물 생산지원시스템 개발
농약정보 제공강화
농업인 이해도 증진을 위해 내년 5월부터 9월까지 영농기에 맞춰 농약 안전사용을 위한 슬로건 지정 및 캠페인 추진한다.
아울러 농약정보, 농산물 생산이력, 농약사용 관리정보 등을 탑재한 안전농산물 생산지원시스템을 내년 7월까지 개발해 농약정보에 대해 농업인의 접근성 강화한다. 또한 농진청·도원·시군센터의 홈페이지 및 SNS 활용하는 등 온라인 홍보를 확대해 PLS 정보를 실시간 제공한다. 또한 농촌진흥공무원 담당자 밴드 및 사과·배·고추 등 품목중심 농업인의 참여를 활성화한다.
이와 함께 농진청·도원·시군센터·상담소 전광판·모니터 등 DID시설(기업 광고 또는 홍보를 위해 설치, 운용하는 옥내외용 디스플레이)을 활용 홍보를 강화한다. 농업인 DB 정보를 활용해 문자메시지를 전송(연 4회) 하고 취약계층 농업인을 대상으로 현수막을 설치하고 주간농사정보, 월간농업기술 등 기관별 발행 간행물 활용 PLS 주요내용을 수시 게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유관부서 업무추진 지원
소면적 및 수출유망작물 농약직권등록 추진
우선 소면적 및 수출유망작물 농약직권등록시험 수요조사를 연 2회 실시한다. 소면적 작물 직권등록 농약은 추천 시 현장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다.
올바른 농약 구매를 위해 시군 농약판매업체에 농진청이 제작한 포스터 부착 및 리플릿 배부 판매업체 대상 홍보활동 추진한다. 또한 농업인의 농약구입에 큰 영향을 주는 판매상의 올바른 농약추천을 지원하고 무·배추 등 포전매매 주요시기 및 약제방제 시기별 현장지원단 운영한다. 아울러 농산물 유통종사자의 강화되는 농약잔류허용기준 이해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경매인을 대상으로 연간 2회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농진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농식품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하는 PLS를 통해 농약 안전관리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부적합 농산물로 인한 우리 농산물의 불신을 불식하면서 농약사용에 대한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