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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에 따라 기능과 역할 달라… 기대 높은만큼 실망할 수 있어

손쉬운 배양, 높은 적응력 등
4가지 조건 갖춰야 유익성 높아

그렇게 매섭던 추위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제 한 낮에는 봄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계절이 돌아왔다.
영하 15~20도까지 내려가 모든 것을 얼려버릴 것 같았던 극한의 추위도 시간이 지나니 어쩔 수 없이 물러나는 자연 현상을 보면서 현재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인내하며 버티다보면 따뜻한 봄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힘을 내야 겠다. 토양 속에 있던 미생물들도 올 겨울은 유난히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 추측을 하는데 이제 따뜻한 봄날이 오면 그동안 토양 속에서 움츠리고 있었던 녀석들이 기지개를 켜고 나와 왕성하게 활동을 할 것이다.


만병통치 인식 버려야
미생물은 절대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병통치 개념으로 생각을 하면 실망이 클 것이라 생각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녀석들은 우리가 원하는 것들 중에 1-2가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 토양에 농작물의 뿌리 썩은 것이나 말라 비틀어진 볏짚을 분해하는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지렁이나 선충의 죽은 몸을 분해하여 아미노산으로 만들어 주는 녀석들도 있다. 또한 농작물의 병원균으로 잘 알려진 역병이나 시들음 병원균의 껍데기를 파괴하는 미생물들도 있다. 어쨌든 미생물은 저마다에게 주어진 특징대로 살아가는 생태계의 구성 요소이다.
그런데 요즘 미생물에 대한 우리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것은 아닌지 살짝 염려가 되어진다.


지자체에서는 미생물을 배양하여 지역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데 악취를 없애고, 더러워진 물도 깨끗하게 해주며 심지어는 산화방지까지 해주어 음식물 특히 과일의 부패를 막아주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라고 까지 홍보를 하고 있다. 이런 것을 보면서 이러다 미생물이 그러한 기능을 못 하면 미생물은 아예 효과가 없는 것으로 인식을 하여 미생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물론 미생물 중에 환경을 정화시키고 냄새를 없애주는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러한 녀석들을 잘 골라내어 사용을 해주어야 하는데 그러한 절차가 잘 진행이 되었는지 의구심이 든다. 농사 현장이나 생활 전반에서 미생물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갖춰야 할 특징이 있다.


강한 내성으로 어디서나 생존가능해야
우선적으로 미생물 배양하는데 까다롭지 않아야 한다(Not Fastidious). 온도가 변해도 잘 자라야 되고 pH가 바뀌어도 개의치 말고 잘 커야 한다.
실험실에서는 온도나 pH를 최적으로 조성해주고 배양을 하기 때문에 미생물이 잘 자란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그렇게 귀엽게 자란 녀석들이 나가서 활동을 해야 하는 바깥 세상은 그렇게 녹록치가 않다. 올 겨울 같은 극한 한파가 닥쳐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안팎으로 떨어질 때 실험실에서 귀하게 자란 미생물들은 어떻게 견딜 것인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생물이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 지녀야 할 첫 번째 특징은 까다롭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미생물이 지녀야 할 특징은 자연계 어디에서나 존재를 할 수 있어야 한다(Ubiquitous). 자연계 어디에서든 존재를 한다는 것은 아무 곳에서 잘 자고 아무것이나 잘 먹는 튼튼한 녀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못 이루고 먹던 것이 아니면 잘 못 먹는 녀석들은 금방 면역력이 떨어져 내병성도 떨어져 주위환경에 적응을 못 하고 쉽게 도태될 가능성이 많다.
세 번째로 지녀야 할 특징으로 강한 내성이 있어야 한다(Persistent).
특별한 조건이나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해 주지 않아도 생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한다. 토양이라고 하는 자연 속에는 우리는 미처 상상하지 못 할 정도의 다양한 종류와 수많은 미생물들이 목숨을 건 피나는 경쟁과 공생 관계를 유지하며 생존하고 있다. 이러한 혹독한 조건에서 생존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서는 끈질긴 생존력과 지속되는 갖가지 위협에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바실러스와 효모 유익균으로 사용편리
마지막 네 번째로 식성이 좋아야 한다(Not picky). 자연계에 존재하면서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왕성한 종족 번식을 위해서는 먹성이 좋아야 한다. 다양한 종류의 먹이를 가리지 않고 먹어가야 그나마 견디어 낼 수 있는 것이다.
4가지의 특징을 지니면서 우리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미생물은 아마도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미생물로 바실러스(Bacillus spp.)와 효모(Saccharomyces spp.)를 꼽을 수 있다. 배양시간도 짧고 배양하기가 비교적 쉽고 먹이에 대한 특이성도 특별하지가 않아 농업용 유익균으로 사용하기에 이만한 미생물이 또 있을까 쉽다.
또한 트리코더마(Trichoderma spp.)곰팡이도 위와 같은 조건을 충족하므로 농가에서 직접 배양하여 사용하는 것도 농사 비용을 줄이면서 병원균의 발병을 억제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 생각이 된다.


이제 그동안 추위에 움츠렸던 모든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의 절기이다. 올 한해에도 유용한 미생물을 잘 활용하여 농사에 큰 결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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