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포도가 아프시다구요?

김천 ‘김부자 농약 종묘사’ 김대근 대표

여름이면 김천은 포도향기로 가득하다. 김천을 가로지르는 직지천과 감천의 맑은 물과 게르마 늄 함량이 높은 토양이 만나 당도가 높은 김천 포도는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과일이다. 수확기 에 강우량이 적고 추풍령을 기점으로 일교차가 커 맛과 향기가 뛰어나다는 점도 김천 포도의 빼 놓을 수 없는 특장점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김천포도는 2005년 포도산업특구로 지정되어 우수한 재배기술과 그 상품가치는 브랜드로서 더욱 성장해가고 있다. 그런데 김천에 포도만큼 유명한 농약 종묘사가 있다. 바로 포도전문 처방 ‘김부자 농약 종묘사’ 이다. 김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 경기도와 전라도 등 전국에서 찾아오고 있다. 포도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포도전문 농약 종묘사로의 시작

“아무리 아는 사람이 많고 좋은 사람이라 해도 그런 이유로 장사가 잘 되는 건 아 니거든요.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는 않더라구요. 전문적으로 세분화되는 추세에 농약사만 유독 전통을 고집하는 것 같아. 전문적인 농약사를 차리면 좋겠 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도 종합병원이 있고 세분화된 전 문 병원이 있는 것처럼 농약사에도 전문 병원이 있다. 그 전문성을 가장 먼저 시 도한 사람이 김부자 농약 종묘사의 김대근 (39) 대표이다. 김 대표는 12년 전인 2006년 김천시농업기술센 터에서 근무하시던 아버님의 권유로 사업을 시 작했다. 그 당시만 해도 27살의 최연소 농약 종 묘사 판매상이었던 김 대표는 아버님의 말을 거 역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시작하게 되 었다. “사실 그 나이에 농약상을 누가 하고 싶어 하겠어요. 저도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원했 죠. 근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까 이게 이렇게 해 서는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몇 십 년을 알고 지낸 친구도 처음에는 오지 않더라구 요” 라며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농 약 시장이 굉장히 보수적인 곳이에요 사람들이 새로 생긴 병원에는 잘 안 가잖아요. 누가 다녀 보고 거기 잘 본다 더라 해야지 가는 것처럼 저 희도 그랬어요. 농약을 잘 못 쓰면 한해 농사를 다 망치기 때문에 믿을 만한 농약사를 찾게 되는 거죠. 제 친구도 5년이 지나서야 저희 농약사를 찾았으니까요” 라며 웃어보였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최연소에 전문 병원으로서의 차별화까지 그가 해온 일들은 모두 누구도 가지 않은 새로운 개 척의 길이었다. 그런데 김 대표는 도전 정신이 나 전문성을 갖춰야겠다는 큰 보부보다는 아주 작은 마음으로 사업의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2011년 작물 보호제 전문 매장으로 다시 시작하 면서 그가 가진 생각은 한 가지였다. 바로 입장 을 바꿔서 생각해보자는 것. “초반에 외면 받을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왜 손님이 안 오시지 원망하기 보다는 우리가게 에 오고 싶은 이유가 뭐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환경을 바꾸게 된 거죠. 지금의 매장 컨셉도 그런 이유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편의점을 보는 듯한 김부자 농약 종묘사 는 일반 농약 종묘사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다 른 곳에 비해 그곳을 지키는 대표가 젊어서였을 수도 있지만 분위기 자체가 종묘사라기 보다는 약국에 가까웠다. 오시는 손님들 모두 자연스럽 게 매장을 둘러보면서 농작물의 주치의인 김 대 표에게 쉬지 않고 질문을 했다. 작은 일도 농작 물에 관한 일이라면 김 대표의 의견을 듣고 싶은 것이다. 


‘더 쓰지 마세요. 제가 필요한 것만 드려요’

인터뷰 하는 내내 김 대표는 잠시도 말을 쉬지 않았다. 매일 쉬지 않고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 에 지금은 성대결절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 다. 일종의 직업병이다. 김 대표에게 사람들이 김부자종묘사를 찾는 이유에 대해 묻자 별거 없다며 그저 충분히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 부 분이 이런 이유일 것이다. 농민들은 소중하게 키운 작물들이 혹시나 해를 입을 까봐 걱정을 한 다. 그 불안한 마음을 이곳에서 치유하는 것이 다. 쉬지 않고 웃으면서 농민들을 대하는 김대 표의 모습에서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 “돈이 아깝지 않고 마음의 안정을 찾고 가셔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농작물 은 농민들에게 있어서는 자식과 같은 존재인데 아플까 다칠까 걱정하는 마음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제가 해드릴 수 있는 한 최대한 설명해드리 고 조언해 드리려고 하는 거죠” 라며 오시는 손 님들에게 쉬지 않고 설명을 하고 안심을 시켜 드 리기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포도처방의 달인 김천 포도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다

김부자 종묘사를 찾는 80%는 포도를 재배 하는 농가이다. 김부자 종묘사가 유명해진 것도 포도전문 처방으로 전문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김부자 종묘사에는 다른 종묘사에는 없는 특별한 것이 있다. 커다란 모니터와 현미경 그리고 많은 책들이 있다. 병에 걸린 농작물을 가져오면 정확한 진단을 해주고 틈틈이 공부하면서 전문적인 지식을 농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포도 처방의 달인으로 불리는 이유가 그러한 것. 김천지역 뿐만 아니라 전라도 경기도에서도 포도를 키우는 농가들이 김부자 농약방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번은 전라도에서 김천까지 김 대표를 찾아온 농민이 포도 농사가 잘 되고 난 후 고마운 마음으로 편지를 적어 준 적 이 있다고 한다. 하루 종일 말해야하는 특성상 성대결절이 좋아질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 다는 보람을 느끼기 때문에 다시 힘을 낼 수 있 다며 앞으로도 김천의 포도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기를 자처했다. 김 대표는 “여기 포도들이 다 제 농작물 같거든요. 제가 지켜야죠. 농사에 작 물호제가 감초인 것처럼 저도 농민들에게 감초가 되도록 해야죠”라고 말했다.







포토뉴스




배너



기술/제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