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농가의 골치를 썩게 하는 잎도열병, 탄저병 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시 관찰 및 적용약제로 적기방제를 해야 한다.
특히 장마철에 발생하는 병해는 한번 발생하면 완전 제거가 어려운 특성이 있어 수시 관찰 및 초기에 방제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발생하는 주요 병해를 살펴봤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수도작의 경우 이 시기에 잎도열병, 잎집무늬마름병, 흰잎마름병 등이 주로 발생해 피해를 입힌다. 특히 장대비나 강풍은 벼 잎에 상처를 내 균이 침입하는 통로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병원균의 급속한 증식을 초래해 농작물 수량과 품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잎도열병
질소질 비료가 많을 때 피해 커
도열병은 벼의 유묘기부터 수확기까지 전 생육기를 걸쳐 발생하며, 피해부위발병 부위에 따라 모도열병, 잎도열병, 마디도열병, 목도열병, 가지도열병, 벼알도열병으로 구분한다. 잎도열병은 비료를 많이 줄 때 발생해 주변으로 빠르게 번진다. 특히 질소질 비료가 많을 때 피해가 많다. 질소질 비료를 많이 주면 벼가 왕성한 생육을 하게 되는데 특징적으로는 키가 커지고 분얼수가 많아 포기사이가 빽빽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잎들에 의해 통풍이 방해를 받아 온도와 습도가 높아져 병 발생에 좋은 조건이 된다. 아울러 여름철의 저온, 잦은 강우로 식물체가 연약해지고 도열병균의 증식과 감염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저항성이 약한 품종이거나 약제방제가 소홀할 경우 도열병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
또한 병 무늬가 커지면서 곡식이 잘 여물지 못해 이삭이 줄게 된다. 병해가 심하면 포기 전체가 붉은 빛을 띠며 자라지 않게 되고 일찍 발생하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발병 초기에 전용약제를 통해 방제 해야 한다.
방제제는 일반 유제, 수화제, 액제로 방제해야 효과적이다. 특히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약효가 긴 침투이행성 입제나 수화제로 1회 방제한다. 도열병은 전문 약제로 등록된 농약이 많으므로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2018년 현재, 도열병류에 135종(살균살충제 포함)이 등록돼 있다. 아울러 저항성 품종을 선택하고 건전 종자를 이용하면서 종자 소독을 실시하고 균형 시비와 이병물 제거 등을 실시해야 병해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흰잎마름병
잎의 상처나 기공으로 병원균 침입 발생
흰잎마름병은 물로 전염돼 물관과 체관 중심으로 세균이 번식하고 수분과 양분 이동을 방해해 잎을 하얗게 변하게 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배수가 나쁘고 저습지 또는 습지인 곳에 병발생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발생은 여름의 낮은 기온, 지온의 급격한 변동과 농무가 많을 때 발병과 관계가 깊으며 7월 평균 기온 22~24 ℃ 일 때 발생이 많다. 이 병은 7월 중순부터 수확 전까지 잎의 상처나 기공으로 병원균이 침입해 발생하며 수량 감소와 미질에 영향을 끼친다. 매년 약 1만ha에 발생하며 초기에 발병이 확인되거나 병원균 밀도가 103cfu/mL일 때가 예방 적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병 발생이 예상될 때 7일 간격으로 가스가마이신이나 발리다마이신에이 성분의 약을 뿌려 예방적 방제를 해야 한다. 저항성을 지닌 품종으로 ‘신진백’, ‘예찬’, ‘해품’, ‘안백’, ‘만백’ 등 최근 육성된 품종을 심어 발병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발생하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잎에 병징이 보이면 약제 방제와 함께 깨끗한 물로 걸러대기를 실시해야 한다.
잎집무늬마름병
벼 군집 내부로 바람 잘 통하도록 해야
잎집무늬마름병은 벼 잎집에 주로 발생하며 처음에는 암녹색의 뜨거운 물에 데친 것 같은 병무늬(수침상병반)가 생기고 나중에는 가장자리는 갈색, 중심부가 점차 잿빛으로 변한다. 양분과 수분의 이동을 막고 심해지면 쓰러져 죽는다. 잎도열병과 함께 주로 7월 상순께 발생한다.
이른 모내기(조기이앙)와 웃자람(과번무)을 피해 벼 군집 내부로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 모내기 전 써레질로 한쪽에 몰린 월동균핵을 제거하고 초기 오염원을 줄이면서 지나친 질소 비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 이삭 패기 전 철저한 방제로 끝잎(상위엽) 진전을 최대한 억제하고 이른 모내기로 새끼치기가 많거나 과다하게 빽빽하게 심은 경우, 비료를 많이 줘 웃자람이 심한 경우 병 발생이 많아지므로 방제에 중점을 두도록 한다. 아울러 장마철에도 비가 잠시 멈췄을 때 트리사이클라졸이나 아족시스트로빈 성분의 살균제를 뿌려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한다.
탄저병
초기 감염 과실제거하고 살균제 살포
장마기 이후에 급격히 늘어나는 곰팡이 병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초기에 감염된 과실을 없애거나 살균제를 살포해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
사과나무와 복숭아나무, 포도나무 등에 발생하는 탄저병은 주요 관리 과수병으로 지정될 정도로 피해가 크다. 탄저 병원균은 25℃ 정도의 습기가 많은 조건에서 감염이 잘 되므로 장마기에 주의해야 한다.
탄저병균 감염 막기 위해 비오기 전 살포
탄저병에 감염된 과실은 초기에 검정색 작은 반점이 껍질에 나타난다. 병이 커질수록 과실 표면이 움푹 들어가면서 과실 내부가 갈색으로 변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과실 표면에 많은 분생 포자가 생겨 주변의 건전한 과실을 감염시키기며, 장마철이나 바람이 많이 불면 분생포자들이 이동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지난해에 탄저병이 많이 발생한 농가는 과원 내에 남아 있을 수 있는 탄저병균의 밀도를 줄이기 위해 예방적으로 살균제를 뿌려야 한다. 탄저병은 습한 환경에서 잘 발생하므로 과원 내에 바람이 잘 통하고 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탄저병이 발생한 농가는 초기에 살균제를 10일 간격으로 3회 이상 뿌려야 하며, 반드시 비가 오기 전에 살포해야 탄저병균이 과실에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잿빛곰팡이병
뿌리 크지 않고 종자 채취 못해
인삼 재배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잿빛곰팡이병 또한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많이 발생하고 피해도 크다. 최근에는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 병이 일찍 발생해 확산할 가능성도 많으므로 장마 후기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잿빛곰팡이병은 인삼이 자라는 동안 전반적으로 발생한다. 잎과 열매에 생기면 잘 자라지 못해 뿌리가 크지 않고 종자를 채취할 수 없게 된다. 또한 포도나무에 많이 발생하는 갈색무늬병과 노균병도 장마 후에 급격히 늘어난다. 주로 잎에 발생하지만 과실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포도는 품종에 따라 양상이 다르다. ‘캠벨얼리’ 품종은 갈색무늬병이, ‘거봉’ 품종은 노균병 발생이 많다. ‘머스캇베일리에이(M.B.A)’ 품종은 두 병이 동시에 발생한다. 포도 갈색무늬병은 발생 초기에 잎에 검은 점무늬가 생긴다. 병이 커질수록 병반이 확대돼 심하면 잎이 떨어진다. 포도 노균병은 초기에 잎에 투명한 병반(수침상)이 형성돼 4일∼5일 후 잎 뒷면에 흰색 곰팡이가 생긴다. 병든 잎은 갈색으로 바뀌고 말라서 떨어진다.
약제저항성 균 발생 억제위해
작용 기작이 다른 방제제 사용
농진청이 지난해 인삼 주산지인 충북 음성과 증평, 충주, 괴산의 인삼밭을 무작위로 선택해 매달 잿빛곰팡이병 포자의 비산량과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6월 이후 포자 비산량이 늘면서 발병률도 따라 늘었다. 올해 6월 발병률은 1% 미만으로 낮은 편이지만, 최근 잦은 비와 고온으로 피해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방제는 포자 비산이 활발해지는 6∼7월부터가 좋다. 병 발생이 확인되면 조기 방제로 확산을 막아야 한다. 잎과 열매에는 병으로 생긴 일정하지 않은 모양의 반점 부위에 회색 곰팡이 균사가 확인되며, 지제부(토양과 지상부의 경계 부위)의 줄기에는 균핵이 형성돼 눈으로 진단할 수 있다.
특히 인삼 잿빛곰팡이 병원균은 기주 범위가 넓고 유전적으로 변이가 쉽게 나타나므로 동일한 약제를 연속해서 사용하면 약제저항성 균이 나타난다.
지난해 수집 균주를 대상으로 농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약제(플루디옥소닐 액상수화제, 펜헥사미드 액상수화제, 폴리옥신비 수화제, 보스칼리드 입상수화제) 저항성을 분석한 결과, 특정 약제에 저항성이 생긴 병원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약제저항성 균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작용 기작이 다른 전용 살균제 혹은 친환경 방제제를 안전사용기준에 맞춰 번갈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