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5가는 평화시장, 광장시장, 종묘 등이 위치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서울의 명소로잘 알려져 있지만 종묘사 거리로도 유명하다. 봄이면 씨앗을 사러 오는 사람들로 붐비는 이곳에서 50년째 아람종묘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달선(74세) 대표를 만났다.
주말농장, 텃밭 등 도시농업 인구 점점 늘어
“농사짓는 분들은 계속 줄고 있고 주말농장 같은 텃밭을 키우는 분들은 점점 늘고 있는 추세죠.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거 같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소규모 농업을 하시는 분들의 수요가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는 유난히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힘든 한해였다. 봄에는 냉·동해로 여름에는 사상유례 없는 폭염으로 이상기후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해였다.
종로5가에는 수많은 종묘사들이 모여 있다. 농촌의 종묘사의 경우 연령대가 높고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는 분이 많다면 이곳에는 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농사를 짓지 않지만 가정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는 고객이 많았다. 예전에 이곳은 전국의 종자시장의 흐름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활성화 된 곳이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시장의 규모는 작아졌지만 아람종묘사는 같은 자리에서 한결 같이 그 곳을 지키고 있었다.
국내 종자의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 농업 살리는 것
박 대표는 농촌진흥청 원예시험장에서 재직하게 된 것이 종묘 일을 하계된 계가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본점과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를 이어 아들인 박성훈 대표(43세)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종묘사를 운영하면서 웰빙에 관심이 많았던 박 대표는 국내에서 최초로 홈쇼핑에서 새싹채소를 판매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앞서가는 그의 안목이 아람 종묘사의 존재감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다.
박 대표는 어떤 제품을 만드는 지도 중요하지만 소비의 형태가 어떻게 바뀔지 먼저 내다보는 것이 종묘사업에서는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300종이 넘는 야생화 및 꽃씨와 산야초 씨앗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충북 단양에 농장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국내의 토종 종자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종사 시장이 외국종자가 대부분인데 사실 국내 재래 품종도 너무 좋은 종자들이 많은데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저는 국내 종자의 경쟁력을 살려서 국내 농가들이 더욱 우리만이 갖는 우수한 농산물을 만들어 한국의 종자를 세계에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아람종묘사는 다른 종묘사에서는 볼 수 없는 국내 전통 종자들이 많다. 간 보호 성분이 들어 있다는 흰무늬엉겅퀴 ‘밀크씨솔’, 백발이 검은 머리가 된다는 ‘백하수오’ 등 다양한 기능성 종자들이 있어 찾아오시는 분들도 몰랐던 종자를 보고 신기해 한다.
“여기 오시는 분들이 구매 목록을 정해서 찾으러 오지만 와서 보시고는 이런 씨앗도 있냐며 사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부의 다양한 지원 부족한 점 아쉬워
산야초에도 더욱 관심 높아졌으면 하는 바램
종자 개발을 할 때 박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건강이다.
“예전에는 없어서 못 먹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맛있는 것만 먹잖아요. 그런데 이제 그런 시기도 지나서 맛도 있지만 건강에 좋은 것을 찾아 먹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수요가 줄지 않고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새싹채소 당귀 잎 등 다양하게 사람들이 편안하게 식사를 하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종자 개발에 집중해 왔다. 아람종묘의 경쟁력은 다른 종묘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특수 씨앗을 판매하는 것도 있지만 건강 기능성 제품을 위주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박 대표는 “정부에서는 대표작물이나 식량작물에만 연구 개발비를 투자하는데 저는 다양하게 투자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야초 부분에는 정부의 지원이 전무 하거든요. 안타까운 부분입니다.”라며 “정부의 지원이 조금 더 다양하게 이루어져 농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