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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세포 미생물들은 묵묵히 필요할 때만 나타나 맡은 역할을 다할 뿐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받으며 살아가길 원하는 인간과 달리


지난주에는 충북 제천에 있는 월악산을 올라갔었다. 오랜만에 등산을 하니 힘도 들고 중간에 그냥 내려올까도 생각을 했지만 정상에서 보게 될 장관이 너무 기대되어 힘겹게 정상인 영봉에 올랐다.


역시나 가을 등산의 묘미 는 정상에서 바라보는 가을 단풍이리라! 정상 주변에 빨 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이 한껏 자태를 뽐내느라 눈이 호강을 하며 그동안 저 아래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 방 에 날려버리는 좋은 기회였다.


멀리 충주호의 남색 물빛은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주기까지 했다. 올라갈 때는 힘이 들어서 안 보였던 낙엽들이 언제 나타났는지 내려가는 길에 온통 낙엽이 떨어져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심신의 피로가 풀려나가는 듯 기분이 상쾌하였다.


겨우내 먹을 먹이를 조금이라도 더 모으려는 청설모가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모습 또한 간만에 느껴보는 여유로움을 실감나게 하였다. 이렇게 오랜만에 산행을 하면서도 확실히 직업은 못 속이는 것이 다른 사람들은 단순히 낙엽이라 생각하며 늦가을의 정취를 즐기는 반면 나는 떨어진 낙엽들이 섬유소 덩어리로 보이고 이것들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 모두 포도당이나 설탕과 같은 에너지원으로 변하는데 하는 생각이 앞서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듯하다.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유기물 중에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탄수화물


낙엽을 비롯한 모든 식물체의 세포벽은 섬유소(셀룰로오스; cellulose)가 50% 정도 포함 되어 있다. 그리고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유기물 중에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탄수화물이기도 하다. 봄이 되면 숲속의 앙상했던 나무 가지에 나뭇잎들이 무성하게 매달리는 것이 바로 지구가 탄수화물 덩어리를 무진장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섬유소는 무수히 많은 포도당이 연속으로 연결되어 이루어진 복합 물질인데 섬유소분해효소(셀룰라 아제; cellulase)에 의해 포도당과 같은 작은 물질로 분해된다. 사람의 몸에서는 섬유소를 분해하는 효소가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섬유소는 우리가 먹어봤자 몸에서 분해가 안 되고 그대로 배출되어 그동안 영양성분으로 간주하지 않아 왔다.


1980년대에만 하더라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그리고 무기염류를 5대 영양소라고 배웠다. 그때만 해도 그랬었는데 우리의 식습관이 점점 서구화되어져 고기나 밀가루, 치즈 그리고 기름기 많은 음식물 섭취가 늘어나면서 창자(소장과 대장을 통틀어 가리킴)의 건강이 안 좋아지고 식이섬유라는 것이 필요하게 되면서 급기야는 섬유소를 영양성분으로 포함시키게 되었다.


장내에 우점하고 있는 미생물상이 급격하게 변하게 되면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까지 위험해 질 수 있어


그러면 초식동물인 소나 말은 풀을 먹고 사는데, 소나 말은 몸속에서 풀과 같은 섬유소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분비되는 것일까? 소나 말도 우리 사람과 같이 몸속에서 섬유소 분해효소가 분비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초식동물이 풀만 먹고 살아갈 수 있 는 것일까?


소의 위에는 미생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데 소의 위액 1밀리미터에는 10억마리 이상의 세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수많은 미생 물들이 섬유소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분비하여 소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소의 위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들은 비타민이나 소화기관에서 흡수하기 쉬운 단백질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사람이나 동물이 어떤 음식을 먹는가에 따라 장내의 미생물상이 변하기도 한 다. 예를 들어 가축이 곡물 사료를 먹게 되면 곡물에 들어있는 녹말을 분해잘 할 수 있는 효소를 분비하는 미생물들이 우점을 하게 되고, 콩깍지와 같은 것을 먹게 되면 펙틴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들이 많이 자라게 된다.


장내에 우점하고 있는 미생물상이 급격하게 변하게 되면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까지도 위험해 질 수 있다. 그 이유는 풀을 먹던 소에게 갑자기 곡물사료를 먹이면 장내에 있던 미생물들도 부지런히 교체가 일어나야 되는데 곡물을 분해하는 미생물들은 초산과 같은 장내 pH를 저 하시킬 수 있는 유기산을 분비하는데 그러한 물질들에 의해 장내 pH 쇼크가 발생되어 심하면 가축이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미생물은 사람이나 동물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들이기도 하다.   


스테로이드 대사 문제 없게 해주는 미생물

사람의 간에서는 스테로이드(steroid)라는 물질이 분비되는데 장내 염증을 막아내는 등 많은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스테로이드 물질은 장내에서 흡수가 안 된다. 간에서 쓸개즙을 통해 장내로 분비되는데 흡수가 안 되니 영 쓸모가 없는 물질일 수밖에 없는데 이때에도 우리 장내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들이 활약을 하여 스테로이드 물질 에 구조 변화를 일으켜 흡수할 수 있게끔 바꾸어 주는 것 이다.


이러한 녀석들 때문에 우리가 스테로이드 대사에 문제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생물들이 포유동물들과 어떠한 관계에 있는 지에 대하여 유익한 미생물들을 위주로 설명했는데 미생 물들은 갑자기 어디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평상시에는 묵묵히 자기 자리만을 지키고 있다가 자기가 활약할 시기가 오면 그때에 일어나서 맡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때가 아니다 싶으면 조용히 사그라드는 것 이다.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우리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자기만을 비춰주길 원하는 스포트라이트(spot-light) 를 받으며 인기를 누리고 살아가길 원하지만 단세포 미생물들은 자기가 언제 나서고 언제 사그라들어야 할지를 아는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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