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동분서주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니 감기가 걸렸다. 콧물이 나는 듯 싶더니 재채기가 나고 곧이어 열도 나는 것 같다. 지난주 너무 무리했더니만 곧바로 감기 증세로 나타났다. 아마도 좀 쉬면서 하라는 몸의 신호인 듯 하나 미리 계획된 일정을 어쩔 수 없이 소화해야 하는 신세가 좀 처량하기도 하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된 질환으로 우리 사람에게 흔하게 발생되기도 하고 특별한 약이나 처방 없이도 저절로 낫는다. 도대체 이놈의 바이러스가 하필 이 바쁜 때에 들어와서 힘들게 하나 원망을 해보지만 어쩔 수 없이 그냥 쉬는 수밖에 없다.
병이 발생되는 원인을 병원균이라 보고
병원균을 차단하는데 전력
바이러스는 살아있다고 말하기는 좀 곤란한 생명체로 단백질 껍데기 속에 유전물질인 DNA나 RNA만 들어있는 단순한 물질로 혼자서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생활할 수도 없는 녀석이다. 단지 숙주가 되는 세포에 들어가야지만 비로소 자기 종족을 퍼트릴 수 있다. 너무 단순하다 보니 변화도 빠르고 종류도 많아서 제때 알맞은 약을 처방하기도 어렵다. 어떤 바이러스가 감염되었는지 검사하는 동안 감기가 나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기에 대해서는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쉬는 정도가 고작이다. 그런데 희한한 것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동료들이 모두 감염이 안 된다는 것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몸 안에 들어있는 바이러스가 무수하게 많이 튀어나와 공기 중에 퍼지고 그것을 흡입하는 사람은 감기에 걸려야 정상이라 보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대개 우리는 병이 발생되는 원인을 병원균이라 보고 병원균을 차단하는데 전력을 다한다. 농촌에서 시설재배를 할 때 옆집에 병이 발생되면 옆집 주인은 다른 농장에 출입을 삼가 병원균이 퍼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를 한다. 구제역과 AI(조류독감)가 유행했을 때도 축산농가 주변에서는 도로에 소독시설을 설치하여 통행하는 자동차에 소독을 하곤 했다.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때부터 관공서 입구에는 손 소독기가 설치되어 손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병원균이 병의 원인이므로 병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는 병원균을 사전에 차단시키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몸의 면역력이 어떠한가에 따라
감기 발병 여부가 결정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어렸을 때 감기에 걸리면 엄마가 옆에서 나를 돌봐주시고 해서 나았던 적인 한 두번이 아니다. 그렇게 감기 걸린 환자를 옆에서 간호하다보면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온갖 병원균에 노출이 되었을텐데 그때는 왜 감기에 걸리지 않았던 건지? 아마도 이러한 경험은 많은 사람들이 해 보았을 텐데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반드시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 몸의 면역력이 어떠한가에 따라 감기 발병 여부가 결정이 된다. 내 몸의 상태가 좋고 면역력이 높을 때는 감기 바이러스 아니라 감기 할아버지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감기에 걸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있고 스트레스를 무지하게 받고 있는 상태일 때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영락없이 감기가 발생이 된다. 그러면 감기에 걸리는 원인이 반드시 감기 바이러스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 몸의 상태, 체력, 체질에 따라 감기가 걸릴 수 도 있고 안 걸릴 수 도 있는 것이다.
토양의 상태, 즉 토질이나 땅심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병 발생 결정
이러한 원리가 토양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은 많은 경험들이 뒷받침을 해 준다. 지금 재배하는 작물에 역병, 탄저병 발생이 안 되었다고 해서 그 토양에 역병이나 탄저병 미생물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조건이 안 맞으니까 다른 미생물들하고 조화를 이루며 그저 수많은 토양 미생물중의 하나로 지내는 것이다. 그러다가 지력이 저하되거나 땅심이 약해져 탄저균이나 역병균이 활동하기 좋은 조건이 되면 그 녀석들이 활개를 치고 다녀 급기야는 작물에 병이 발생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토양의 상태, 즉 토질이나 땅심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병 발생이 결정된다.
땅심이 떨어져있고,
편협한 미생물들이 우점하고 있는 상태
어떤 작물을 재배하든지 병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병 때문에 농사짓기 힘이 들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피해가 심하다. 일단 병이 발생되면 병 방제 수단으로 화학농약을 구입해서 뿌리는데 한번 뿌리면 병이 멎거나 잦아들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그러면 농민들은 약효가 없다고 간주하여 다른 농약을 찾기도 하고 급기야는 농약과 농약을 혼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농약은 곰팡이를 죽이는 성분이 들어있고 수많은 현장 시험을 거쳐 출시가 된 검증된 제품인데 왜 방제가 안 될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원인은 바로 병 발생의 근본적인 요인이 무엇인가에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토양 미생물상의 조화가 깨져 땅심이 떨어져있고, 편협한 미생물들이 우점하고 있는 상태에서 병이 발생이 된 것인데 그러한 원인은 생각을 안 하고 무조건 병을 일으킨 병원균만 죽이려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아쉽게도 병원균을 다 죽일 능력도 우리한테는 없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농약을 완전히 배제하자는 말이 아니다. 일단 병이 발생되면 농약을 사용해서 병 발생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하고 그 다음에 토질을 높일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토양의 힘을 높여 놓으면 병원균의 발병이 줄어들 것이 아닌가? 우리 사람이 면역력이 높을 때 병 발생이 줄어드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