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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농촌 인력수급 차질

해당국가 출국금지 및
국내 입국연기 등

외국인 계절근로자, 2015년 시범사업 이후 지속 증가
올해 46개 시·군 4,532명 배정

 

국내 농업현장에서는 농촌 고령화 등으로 인한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왔다. 특히 파종기나 수확기와 같은 농번기에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농번기에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고용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일이 없는 농한기에도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농산물 생산비용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농가소득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지난 2015년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실시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번기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단기간 동안 외국인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시·군·구 기초 자체단체가 외국인 노동자 수요를 법무부에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단기 취업비자(C-4 비자)를 발급하고 지자체가 농가에 이들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농번기 고용 통한 농가 인건비 부담감소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은 농번기에 입국해 지정된 농가에서 일한 후 출국하게 되며 체류기간의 연장은 불가하다. 다만 다음 농번기에 재입국하는 것은 가능하다. 국내 체류기간은 기존 단기취업(C-4 비자) 자격으로 최대 90일만 체류가 가능했으나, 2019년 말 법무부가 관련 규칙을 개정해 올해부터는 지자체별 사정에 따라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을 위해 단기취업(C-4 비자, 90일) 자격과 계절근로(E-8 비자, 5개월) 자격을 선택해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기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면 일이 없는 농한기에도 급여를 지급해야만 했던 고용허가제(E-9 비자)와는 달리 파종기, 수확기와 같은 농번기에만 필요한 인력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실제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요는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충북 괴산군에서 1차 시범사업으로 19명이 입국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2~3차 시범사업으로 6개 시·군에 200명이 입국했다.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된 2017년에는 21개 시·군에 1,086명, 2018년 42개 시·군에 2,822명, 2019년 47개 시·군에 3,612명이 입국하는 등 그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에도 전국 46개 시·군에 배정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4,532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국내 농촌지역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노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 국내 농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문제는 농번기 농사작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력수급이 ‘코로나19(Corona Virus Disease 19, COVID-19,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올해 1월 우리나라를 비롯해 태국과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 이어 미국과 캐나다, 호주, 프랑스 독일 등 북미·유럽·오세아니아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지난 1월 30일에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를 선포한데 이어 지난 11일 감염병 위험도 최고단계인 팬데믹(Pendemic, 세계적 유행)을 선포했다. 특히 WHO가 1948년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팬데믹을 선언한 경우는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코로나19’ 발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월 15일 09시 기준 세계 138개국 15만2,445명의 확진환자가 발생됐고 5,740명이 사망했다. 그중 아시아 23개 국가에 9만1,535명의 확진환자와 3,31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특히 중국이 확진환자 8만844명과 사망자 3,199명으로 가장 많은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체 확진환자가 8,162명에 이르며, 이중 격리해제 환자는 834명, 사망자는 75명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 지연 등에 따른
본격 농번기 인력난 우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농촌에서는 본격적인 영농시기를 맞아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 그동안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활용해 보충해 왔던 노동력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시기를 놓치면 안 되는 농사작업에서 필요한 인력의 수급차질은 매우 심각할 수 있기 때문에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실제 올해 전국에 배정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4,532명 중 절반 수준인 47.9%에 해당하는 2,173명을 배정받은 강원도의 경우 농번기 노동력의 많은 부분을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통해 해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국내외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국내 입국예정이었던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대해 해당 국가에서 출국금지를 내리거나 국내 입국연기 통보가 잇따르면서 본격적인 영농시기를 앞둔 농업현장의 노동력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강원도청은 지난 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및 확산 사태에 따른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시기 지연 및 미입국자 발생에 따른 농번기 인력 수급차질에 대비해 내국인 인력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먼저, 자활근로자사업과 연계한 농촌인력지원단 시범운영을 통해 부족한 인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농촌인력지원단은 도내 저소득층 도민을 대상으로 농가에 인력을 파견하는 사업으로 도와 강원광역자활센터 간 업무협약을 통해 농번기 인력난 해소 및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농가에서 인력이 필요할 경우 강원도 농업인력지원센터 및 일자리센터, 시·군 농업기술센터 등을 통해 구인절차 지원 및 구직자 연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강원도 농정국 이영일 국장은 “관련부처, 시·군 등과 함께 해외 송출국가의 계절근로자 파견동향 등을 모니터링하고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책을 보완하겠다”며 “이와 함께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대한 코로나 예방 및 방역활동을 강화해 ‘코로나19’ 예방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원지역에서 오랫동안 농가 영업을 해오고 있는 이모씨는 “현재 농촌 작업현장에서는 인력 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장 파종작업부터 시작해서 개화기 적화작업 등 앞으로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는데 어떻게 대처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에서는 인력지원센터 등을 적극 활용해 인력을 확보하겠다고는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안타까움을 대변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농촌 인력수급의 문제를 단순히 오늘의 문제로만 보고 있지 않다”며 “농촌의 노동력 부족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앞으로도 좋아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농작업의 생력화를 통해 보다 적은 인력으로 효율적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극복 추경예산 11조7,000억원
농업분야 지원예산 없어…

한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마련한 ‘코로나19 극복 추경’ 예산규모는 11조7,000억원이다. 이중 세입경정 예산 3조2,000억원을 제하면 실제 집행규모는 8조5,000억원이다. 중점 투자방향은 ▲감염병 검역·진단·치료 등 방역체계 보강·고도화에 2조3,000억원,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회복 지원에 2조4,000억원, ▲코로나19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고용안정 지원에 3조원,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 지원에 8,000억원 등이며, ▲대구·경북지역 특별지원 6,000억원이 별도 편성됐다.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감염병 검역·진단·치료 등 방역체계 보강·고도화 예산은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 △코로나19 피해의료기관 손실보상, 격리자 생활비 지원 등에 사용되며,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회복 지원 예산은 △코로나19 피해중소기업·소상공인 융자 및 초저금리 대출 확대, △소상공인 고용유지 지원 및 임대료 인하 유도, △코로나19 피해점포·전통시장 지원, 온누리상품권 발행확대 등에, ▲코로나19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고용안정 지원 예산은 △저소득층 소비쿠폰, 특별돌봄 쿠폰, 노인일자리 쿠폰 등,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취업성공패키지, 두루누리 확대에,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 지원 예산은 △코로나19 피해지역 대상 지역고용 특별지원 등, △지역사랑상품권 확대 발행, △지방·정 보강 및 초·중·고 방역소요 지원 등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대구·경북지역 특별지원 예산은 △코로나19 확산차단 및 의료인프라 구축(60억원),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긴급자금 지원(5,139억원), △지역경제 및 피해점포 회복 지원 등(1,010억원)이 투입된다.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코로나19 극복 추경’ 예산에는 농업분야에 직접적으로 배정된 예산을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국내 농업분야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쩌면 다른 산업분야보다 더욱 치명적인 일격을 맞았는지도 모르겠다.


화훼농가는 졸업식, 입학식, 지역축제 등이 취소되면서 가장 수요가 많을 시기를 놓치면서 수입이 불분명해 졌다. 국민들의 외식이 줄면서 농산물 소비가 급감하고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급식에 납품해 오던 농가들의 수입 또한 막막해 졌다. 특히 채소류는 저장성이 없어 납품시기를 놓치면 전량 폐기처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농가의 피해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당장에 눈앞으로 다가온 농번기 인력수급 문제와 함께 농산물 소비에 대한 문제까지 지금 농업·농촌 현장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고 많기만 하다. 이번 ‘코로나19 극복 추경’에서는 이런 농업·농촌의 문제와 농업인 피해에 대한 지원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농업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 경제적 부담까지 농업인의 한숨 소리가 높아만 간다.

 

국가의 근본산업이자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업·농촌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정부 및 관계기관의 관심과 실질적인 해결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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