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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나 눈이 없는 미생물의 생활사

미생물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미네랄 성분이 윤활제 역할

얼마 전 하지(夏至)를 지나고 본격적으로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장마 후에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 될 텐데 올해는 더위가 그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릴 거라 하는데 우리들의 불쾌지수 또한 높아져 이런 때에는 뭐니 뭐니 해도 몸에 맞는 음식을 잘 먹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무더위에 자칫 몸의 균형이 무너지기 쉽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보양식이 많이 먹게 된다. 그런데 이런 음식들은 공통적으로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것인데 단백질은 우리 몸에 질소를 공급해 주는 물질로서 살을 찌우고 골격을 튼튼하게 하는 성분이다. 작물을 잘 자라게 하기 위하여 질소 비료를 많이 주어야 하는 것처럼 사람도 질소 성분을 많이 섭취해야만 허우대도 커지고 건강해진다.


지난 주 강의 중 귀농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농업인이 미생물에 대하여 궁금한 것을 질문을 하는데 미생물은 입이나 눈이 없는데 어떻게 먹고 사는지에 대하여 물어왔다. 미생물은 세포막과 세포벽이라고 하는 껍데기로 이루어져 있고 구멍 같은 것은 안 뚫어져 있다. 그리고 필요한 양분은 에너지를 동원해서 세포내로 흡수를 하는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착착 진행이 되는 것을 보면서 생명에 대하여 놀랍기만 하다.   


일반적으로 실험실에서 미생물을 배양할 때 먹이(배지)원으로 포도당, 단백질 성분, 그리고 마그네슘, 칼슘, 철, 망간과 같은 성분을 넣어준다. 미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잘 먹는 먹이원을 주는 것이다. 넣어주는 양은 포도당을 가장 많이 넣고 그 다음이 단백질, 마그네슘, 칼슘, 철, 망간 순이다. 
포도당은 미생물이 자라면서 에너지로 사용하고 단백질은 미생물의 몸체를 구성하며 마그네슘, 칼슘, 철, 망간과 같은 물질들은 미생물 세포 안에서 대사활동이 잘 이루어질 수 있는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주식(主食)으로 먹고 있는 밥이 포도당과 같은 에너지원으로 변환되고 고기나 생선 종류가 우리 몸을 구성하는 데에 사용된다. 예로부터 밥에 김치를 주로 먹었던 우리나라 사람은 체구가 왜소한데 비해 고기를 주식으로 먹는 서양 사람들은 우리보다 덩치가 큰 것을 보면 그 이유를 보다 쉽게 이해가 된다. 


사람이나 미생물, 식물과 같은 모든 살아있는 생물들은 생장에 필요한 원소들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열 가지를 주로 꼽는다(10대 원소). 탄소(C)가 가장 많이 필요하고 그 다음으로 수소(H), 산소(O), 질소(N), 인(P), 칼륨(K), 마그네슘(Mg), 칼슘(Ca), 황(S), 철(Fe) 순서로 충족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경우 그 열 가지를 충족해주기 위해 밥을 먹고 숨을 쉬기에 탄소, 수소, 산소의 필요를 채우게 된다. 그 다음에 필요한 질소를 공급받기 위해 고기나 생선, 콩과 같은 음식을 먹게 된다. 그리고 난 후 채소나 과일을 통해 그 외 필요한 미량 원소들을 공급받게 된다. 미생물도 사람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똑 같다. 포도당을 섭취하여 탄소, 수소, 산소의 필요를 채우고 질소 공급원으로 고기가루나 콩가루 등을 섭취하여 미생물 증식에 활용한다. 그 외 다양한 미네랄 성분은 미생물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윤활제 역할을 해준다.

 

식물에 필요한 3대 요소, 질소·인산·칼륨
더 많이 필요한 탄소·수소·산소는?

그러면 우리가 재배하는 작(식)물은 어떻게 필요한 양분들을 조달해나갈까? 식물도 똑같이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인의 순서대로 양분이 필요할 텐데 이제까지 작물을 재배하면서 제일 많이 필요한 탄소, 수소, 산소는 제쳐놓고 질소, 인, 칼륨을 우선적으로 공급해오지 않았는가? 분명히 질소보다 더 많이 필요한 탄소는 공급하지 않은채... 


지금까지 비료의 3대 성분을 질소(N), 인(P), 칼륨(K)이라고 배워왔는데 실상 질소는 작물에 있어서 4번째로 필요한 성분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정말 이렇게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작물 재배를 하고 있어서 농사가 잘 안되는 것은 아니었을까?
다소 헷갈리는 분들도 있었을 텐데 식물에 가장 많이 필요한 3대 비료 성분은 질소, 인, 칼륨이 맞다. 그러면 질소보다 더 많이 필요한 탄소와 수소, 산소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식물의 광합성에 답이 있다. 


모든 식물은 해만 뜨면 잎에서 광합성 작용이 일어나는데 이때 광합성 작용을 통해서 만들어 내는 물질이 포도당이다. 바로 포도당이 탄소와 수소, 산소의 필요를 한방에 해결해주는 것이다. 포도당은 탄소가 6개, 수소가 12개, 산소가 6개 뭉쳐진 물질이다. 식물은 물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빛만 있으면 잎(세포)에 있는 엽록소에서 광합성 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포도당이 무한정 쏟아지는 것이다. 


식물은 물에 녹는 물질만 흡수
그렇게 자연에서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물과 이산화탄소와 빛을 가지고 포도당과 같이 귀중한 에너지원을 얻을 수 있는 과정이 광합성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도당은 식물에게 필요한 탄소, 수소, 산소를 공급해주니까 4번째로 필요한 질소가 가장 먼저 필요하게 되고 그래서 비료의 3대 요소가 질소, 인, 칼륨이 되는 것이다. 


광합성에 필요한 물은 식물 뿌리를 통해서 공급받고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있는 것을 활용하면 된다. 식물 뿌리가 물을 흡수할 때에 물에 용해되어 있는 물질은 덩달아 식물체내로 흡수가 된다. 그래서 식물은 물에 녹는 물질만을 흡수하게 되는 것이다. 
토양에 투입된 유기질 비료가 신속하게 흡수가 안 되고 시간이 지나야만 흡수가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쌀겨나 톱밥이나 볏짚과 같은 유기질 비료는 토양에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미생물들이 분비하는 효소에 의해 물에 녹을 수 있는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형태로 분해되어야지만 비로소 물에 녹아 식물 뿌리를 통해 흡수가 되는 것이다.


올해 농사도 아무쪼록 제때 햇빛과 물이 적당하게 공급되고 식물에게 필요한 비료 성분들을 올바로 공급해주어 풍성한 수확과 함께 대박 나는 농사가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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