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미원은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감초와 같은 양념이었다. 음식을 하다 맛이 없을 때 미원을 조금만 털어 넣으면 환상의 맛으로 변하니 요리 솜씨가 그냥저냥 해도 미원만 있으면 커버가 되었었다. 미원은 특정 회사의 상품 브랜드인데 맛을 내는 조미료의 대명사가 되었다. 미원이나 미풍과 같은 조미료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도 마케팅에 대하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단골 주제이기도 하다.
미원의 제조기술은 원래 일본에서 들여온 것으로 일본에서는 아지노모토(味の素, あじのもと, 맛의 근원이라는 뜻) 상품을 베낀 제품명이다. 오리지널 미원을 제치기 위해 후발 주자인 제일제당의 미풍이 다각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결국에는 미원의 아성을 넘지 못 한 이야기는 조미료 업계에서는 전설이 되고 말았다.
화학조미료의 대명사인 미원은 아미노산(amino acid)을 원료로 만든 조미료로 아미노산이 주 성분이다. 아미노산은 프롤린, 발린, 류신, 글루탐산, 아스파라긴 등 20가지가 있으며 20개의 아미노산이 한 줄로 길게 연결된 것을 단백질(protein)이라고 한다. 아미노산의 배열에 따라 단백질의 구조와 특징이 달라지는데 20개의 아미노산 배열순서는 핵 속에 있는 DNA가 정한다. 그래서 DNA는 우리 몸에서 생산해 내는 단백질의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마다 만들어 내는 단백질이 서로 다르다.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살과 피, 효소 등을 만드는 등 너무나도 중요한 물질인데 안타깝게도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을 우리 몸에서 모두 생산해내지는 못 한다. 인체 내에서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외부에서 들여올 필요가 없으므로 비 필수 아미노산이라 하고, 인체 내에서 생산할 수 없는 것은 외부에서 식품 등을 통해 섭취해야 함으로 필수 아미노산이라 부른다.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 미생물 덕분에
조미료를 대량생산하게 되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
미원과 같은 조미료를 다른 말로 MSG라고 부르는데 이는 글루탐산(Glutamic acid)에 나트륨(Na, 영어로 소듐 Sodium)을 붙여 놓은 것이다. 글루탐산에 한 개의 나트륨이 붙어 있다는 뜻으로 한 개를 뜻하는 Mono와 나트륨의 영어 표현인 Sodium과 맛을 내는 성분인 아미노산 Glutamic acid를 몽땅 합쳐서 Mono Sodium Glutamic acid라고 하고 이 긴 단어의 앞글자만 따서 M.S.G.라고 부르게 되었다. 어떤 이는 우스갯소리로 MSG를 맛소금(Mat So Geum)의 약자라고도 한다.
아미노산 조미료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 때 항상 나트륨을 가지고 시시비비를 따지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뜩이나 현대인들이 짜게 먹어서 성인병이 급증하고 있는데 조미료에 나트륨이 붙어 있으니 건강에 더욱 안 좋을 것이 라는 말인데 나트륨은 글루탐산 아미노산이 물에 더 잘 녹게 하기 위해 붙여놓은 것으로 나트륨의 위해성 때문에 미국에서는 나트륨 대신 칼륨을 붙여 연구를 하기도 한다.
최초에 일본에서 다시마에 산을 처리하여 맛을 내는 성분인 아미노산을 추출하였는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요즘은 사탕수수 추출액이나 당밀에 글루탐산을 생산하는 세균인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Corynebacterim glutamicum)을 접종하여 발효시킨 후 추출해내는 방법을 사용한다.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 미생물 덕분에 조미료를 대량생산하게 되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농장마다 발생하는 악취의 종류 파악하고 원인 탐색해
농장마다 적합한 미생물과 방법 등 적용해야
충남 금산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미생물 전문 연구기업인 우림바이오와 함께 축산 양돈 농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해결하기 위하여 악취 감소 기능을 지닌 미생물 분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산군 관내에 있는 양돈 농장에서 가축 분뇨를 채취하여 실험실에서 미생물을 분리하고 악취 발생의 요인과 악취 발생 미생물이 도대체 어떤 녀석들인지 분석을 하느라 한창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축산 분뇨 악취는 한두 가지 물질이 아니고 암모니아, 황화수소 그리고 메틸머캅탄 등 다양한 악취를 발생시키는 원인 물질들이 있다. 그래서 농장마다 발생하는 악취의 종류를 파악하고 원인을 탐색하여 농장마다 적합한 미생물과 방법 등을 적용해야 그나마 축산 악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렇게 축산 분뇨에 서식하고 있던 미생물들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악취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믿음직하고 유용한 미생물 10여종을 분리하여 16S-rRNA 분석을 통해 이 녀석들의 이름을 밝혀냈는데 그 중에 우리에게 아주 낮이 익은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Corynebacterium glutamicum)이 있는 것이었다.
이제까지 코리네박테리움은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을 생산해내는 미생물로 여겨졌었는데 금산군 관내 양돈장 분뇨에도 이 녀석들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안전성은 이미 식품에 사용할 정도로 안전하여 말할 것도 없고 축산 분뇨의 주 원인 물질인 암모니아를 체내 단백질로 이용하는 능력(동화작용)만 밝혀진다면 앞으로 축산 분뇨 악취 제거 미생물로서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 세균은 송아지 초유를 발효시킬 때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는데 초유에 함유되어 있는 젖당(Lactose)은 식물 열매의 당도를 상승시킨다는 농가 현장 사용 경험들이 있어 앞으로 과일이나 열매의 당도 향상을 위한 기능성 영양제로서도 활용을 할 수 있다. 맛을 내는 조미료를 만드는데 이용하던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 세균이 앞으로는 축산 악취를 감소하는 능력뿐만이 아니라 농작물의 품질 향상에도 기여를 하지 않을까 요즘 실험실에서 이 녀석을 주의 깊게 눈 여겨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