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의 치료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약 100년전 알로이스 알츠하이머라는 독일의사에 의해 처음 이 병이 보고된 이후 수많은 약제들이 알츠하이머병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되어 왔습니다.
현재 4가지의 약물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메만틴)이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를 위한 약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인지, 기억, 언어, 이상행동등 다양한 방면에 대하여 유익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런 약물들이 병 자체의 경과를 바꾸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한 상태입니다.
그동안 많은 약제들이 근본적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대한 임상에 실패하면서, 큰 제약회사들이 힘들어하기도 하고, 정복이 어려운 병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 아두카누맙 (aducanumab)이 미국 FDA에 신속승인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레카네맙 (lecanemab), 도나네주맙 (donanezumab)이 각각 2022년, 2023년 임상에 성공하였음이 발표되면서, 알츠하이머병 치료 방향에 큰 흐름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맙"으로 끝나는 약물은 단일클론항체 (monoclonal antibody)로 축적되어 있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제거를 목표로 합니다. 내용이 조금 어려워지는 듯하여, 잠깐 알츠하이머병 그리고 이후 발생하는 치매의 진행과정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워낙 복잡한 병으로,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매우 많으나, 간단히 설명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시작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노년판을 형성 하는 것입니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뇌에 침착되는 시기부터 광범위하게는 알츠하이머병이 시작되는 것으로 여깁니다. 이후 타우병태생리와 신경염증반응들이 가교역할을 하면서 뇌가 빠르게 위축하게 됩니다. 즉 나이에 비하여 뇌가 빨리 작아지는 것입니다. 이후 인지 및 기억력이 저하를 보이게 되고, 결국에 치매로 진단되게 됩니다. 이런 과정으로 인해 발생한 치매를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 일반적으로 부르는 알츠하이머치매가 됩니다. 이를 도식화 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새로운 치료제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시작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주의 해야할 점은, 이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이미 작아져 있는 뇌가 커지거나, 진행된 인지저하가 바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부분입니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제거 되니, 이로 인하여 나이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던 그 다음 과정들이 줄어들거나 멈춘다고 이해하는 것이 더 맞습니다. 또한, 아직은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이러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두가지를 만족해야 합니다.
첫번째는 너무 심하게 치매가 진행된 경우, 치료의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인지 및 기억력 저하가 너무 심하면 치료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비하여, 기억력 저하가 시작되고 있는 분들은 이러한 기억력이 더 많이 나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약물 치료외에도 다양한 생활습관개선, 기억훈련, 인지재활등을 통하여 악화를 방지해야 합니다. 자세한 부분은 전문의와 상의하시길 권유드립니다.
두번째는, 아밀로이드 병태생리, 즉 아밀로이드 베타가 뇌에 침착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안좋은 물질이 쌓여 있는게 확인되어야 제거를 할 필요가 생기니깐요. 아직까지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핵의학검사와 척수액검사 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핵의학 검사 (amyloid PET)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있으나, 비용도 많이 들고, 검사를 받기 조금 번거로운 부분도 있는게 사실입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다양한 혈액검사들이 연구되고 있으며, 조만간 이런 핵의학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는 사람들을 혈액검사를 통해 스크린해내거나, 더 나아가 핵의학검사를 대체할 정도 수준의 혈액검사가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출처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권혁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