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10여 년 전에 크라우드펀딩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그게 뭐지?’ 내지는 ‘클라우드펀딩?’ 등의 질문들이 되돌아왔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제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말이 되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크라우드펀딩이란 용어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나온 지가 벌써 15여 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1년 단위로 새로운 기술을 장착한 스마트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금 세상에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몇 년을 넘겨온 세월 동안 크라우드펀딩은 어떤 모습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왔을까? 지난 연재에 이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하 온투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그 뿌리라 할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농수산식품 분야에서 온투업의 나아갈 길을 숙고해보는 것, 이것은 우리 농어촌사회에 꽤 의미가 있어 보인다.
크라우드펀딩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Crowd)으로부터 온라인을 통해 자금을 모집(Funding) 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일반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은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아이디어나 프로젝트 등을 홍보하고 다수의 참여자로부터 소액의 자금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혜택이나 수익금 등을 되돌려 주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의 자금조달은 산업, 문화, 예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금융권에서 해결하지 못한 개인, 단체, 기업 등의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크라우드펀딩은 참여(투자)에 따른 보상의 여부 및 보상의 종류에 따라 기부형, 후원형(또는 보상형, 리워드형), 대출형 그리고 증권형(또는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으로 구분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크라우드펀딩은 과연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우리나라 최초의 크라우드펀딩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이 등장한 것은 2007년. 그리고 2011년부터 다수의 기부형과 후원형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등장하였고 그 후 2013년 국내 최초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나타나게 되었다. 한편 농수산식품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이 등장한 것은 2016년 무렵으로 생각된다. 당시 정부(농림축산식품부)는 건전한 농식품 벤처창업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크라우드펀딩 사업을 활성화하였고 ‘농식품 크라우드펀딩 전용관’을 신설하는 등 의욕적으로 사업을 지원했으며 농림축산식품부보다는 조금 늦었으나 해양수산부 역시 해양수산 분야 중소기업의 투자유치 및 판로개척을 위해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정부가 주도한 크라우드펀딩은 농수산식품을 제공하거나, 체험행사 등의 기회를 부여하는 후원형과 스타트업 등의 창업자금지원을 위한 증권형이었다. 후원형의 경우 별다른 규제 없이 자유로운 참여를 통해 농수산식품 기업이나 단체 등이 생산 및 유통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상을 받았던 반면 증권형은 상법상 법인에 투자하고 증권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2015년 7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의 개정 및 2016년 1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제도화되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농어촌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금한 자금은 세금 혜택을 주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도 구축 및 지원해왔다. 하지만 현재 농어촌 관련 크라우드펀딩은 상당한 수준으로 정착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보상형 크라우드펀딩에 한정되었고,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유감스럽게도 2020년에 들어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연재에서 언급한 ‘농촌융·복합산업’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정부뿐만이 아니라 민간분야에서도 농어촌에 대한 지원과 배려 등의 환경조성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일회성 내지는 단기 프로젝트에 가까운 보상형 크라우드펀딩도 필요하지만, 농어촌의 창업을 지원하고 농수산식품 관련 법인이나 개인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금융지원도 역시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온투업(P2P금융)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기부형 크라우드펀딩처럼 고향 사랑의 취지를 살리는 동시에 투자수익이라는 금전적 이익을 가미한, 농수산식품 분야를 대상으로 매출채권을 활용한 공급망 금융을 준비하고 있는 ㈜온투인이라는 온투업체의 등장은 늦은 감은 있지만, 반길 만하다.
㈜온투인은 P2P(Peer to Peer)금융이라 불리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의 거래 중개기관으로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차입자와 투자자)를 비대면으로 모집하고 금융거래를 진행한다. 구체적인 업무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먼저 차입자는 중개 플랫폼을 통해 연계대출을 신청하고, ㈜온투인은 해당 차입자에 대한 심사, 즉 상환능력에 대해 평가한 후 연계대출과 관련한 차입자의 신용상태, 투자금액, 이자율, 대출기간 등의 투자 정보를 플랫폼에 게시한다. 투자자는 플랫폼에 게시된 투자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차입자의 대출에 대해 투자를 신청한다. 연계 대출금의 모집이 완료되면 연계대출이 실행되고 차입자에게 투자금이 전달된다. 마지막으로 차입자와 미리 약정한 연계 대출금의 상환계획에 맞춰 차입자로부터 상환금을 회수하고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의 금융거래에 익숙하지 않겠지만, 비대면 금융의 장점을 살려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제도권 금융기관의 신뢰성 및 투명성이 법제화되었다는 점에서 우려할 필요는 없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온투업권의 대출 규모 성장세를 보면 P2P금융에 대한 인식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농수산식품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의 온투업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낯설다는 데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온투업체가 이용자와 연결고리를 구축하고 강화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온투업은 거래구조뿐만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이 가지는 속성도 크라우드펀딩과 유사해서 사람들과의 접점을 어떻게 넓힐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좌우된다. 크라우드펀딩이 콘텐츠나 스토리를 바탕으로 진정성과 공감 형성, 수익 배분을 통한 경제적 혜택, 가치 부여와 참여에 따른 보람 등을 중요한 연결고리로 여기듯이, 온투업체 역시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생산하고, 혜택을 나누어서 접점을 넓히고 연결고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온투인은 이용자에 대한 연결고리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과 독창적인 방법으로 이용자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 온투업체에서는 시도된 적이 없는 이용자 중심의 정보생태계를 조성하여 금융업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일례로 농수산식품 분야의 생산, 유통, 가공, 소비, 외식업에 종사하는 이용자에게 필요한 시계열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과 물량의 변동성에 대해 빅데이터와 Ai에 기반한 인사이트와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구매와 소비의 기준을 제시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 속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시도가 그것이다.
앞으로 ㈜온투인이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와 금융지원이 농수산식품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