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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마음의 감기 ‘우울증’을 치료합시다.

워낙 재발이 흔한 질병, 반드시 치료받아야

흔히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이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그만큼 흔하고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라는 뜻이지요. 하지만 우울증은 감기 보다는 폐렴처럼 좀 더 열심히 치료해야 하는 병입니다. 우울증은 어떤 병인지, 어떻게 치료하는지, 또 왜 치료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울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슬픈 일이나 버거운 일들을 겪게 되는 경우가 있고, 그럴 때조차 기분이 좋을 수는 없겠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것만으로 우울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울한 상황에서 우울한 것은 건강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우울증에 걸렸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울할 만한 일이 없는데 계속 우울하거나, 아니면 우울할 만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이전에 비하여 혹은 사회 통념상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비하여 지나치게 심하게 혹은 지나치게 오래도록 우울해한다면 우울증에 걸린 것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 가장 주된 특징입니다. 하지만 기분이 심하게 우울하거나 슬프지 않더라도 감정이 없어진 것 같고 특히 좋은 기분들이 다 사라진 것 같다면 우울증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의외로 우울한 기분 이외의 증상들로 병의원에 오시는 우울증 환자들도 많습니다.

우울증은 기분의 변화 이외에도 여러가지 신체 증상이 같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입맛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너무 많이 먹기도 하고, 잠이 안 오거나 반대로 하루 종일 자려고만 하기도 합니다. 불안하거나 초조하기도 하고 피로하고 축축 쳐지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자신이 가치가 없다고 느끼게 되고, 과한 자책이나 심할 경우 망상 수준의 죄책감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일상 생활을 해 나가기 어려워지기도 하고 우유부단해져서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죽음에 대한 생각에 몰두하기도 하고 자살 사고나 자살 시도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어린이들은 갑자기 비행을 저지르거나 짜증을 내는 경우도 많고, 노인들의 경우에는 마치 갑자기 치매가 온 것 같이 기억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기분의 변화 보다는 신체적 증상을 더 많이 호소하시는 화병과 같은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우울증으로 병원에 처음 오시는 많은 분들이 내 기분의 문제인데 치료가 될 수 있는지, 내가 이런 상황에 빠져 있는데 약을 먹는다고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우울증 치료가 무조건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치료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분명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입니다.

 

우울증은 기분 조절에 있어 문제가 생겨 내가 평상시에 느낄 우울감보다 더 깊고 오래 가는 잘못된 우울감을 느끼는 질병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을 치료함으로 인해 내가 적절하게 느낄 수 있는 정도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약에 의해 만들어진 기분이라기 보다는 원래 내가 평상시에 느끼던 정도의 기분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약에 내 기분이 좌우된다고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적절한 우울증의 치료가 필요한 또 한 가지의 이유는 우울증이 워낙 재발이 흔한 질병이라는 것입니다.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충분한 기간 잘 받을 수 있다면 재발의 확률을 훨씬 줄일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그 자체로도 본인과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질병이지만 또 자살률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는 질병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자살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우울증 환자들이 전문적인 치료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다면 다른 여러 신체 질환의 치명률을 높이기도 하고 노인에서는 치매의 위험률을 높이기도 하기 때문에 올바른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우울증의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울증의 치료에 있어서 항우울제의 투여는 매우 중요합니다. 감정의 조절 문제는 현대 의학에서는 뇌 안의 뇌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지면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를 되돌려주는 것이 항우울제입니다. 항우울제는 많은 분들이 염려하시는 것과 달리 중독이 되거나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약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뇌가 스트레스에 더 잘 견딜 수 있게 도와주는 약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우울제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약물 치료가 결코 우울증 치료의 전부는 아닙니다. 정신치료를 통해 감정을 조절하고 일상에 적응해 가는 것, 대인 관계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 역시 약물 치료만큼 중요합니다. 이외에도 전기치료, 자기치료, 광치료 등 기타 여러가지 치료 방법들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자살 위험이 높을 때는 이와 관련하여 긴급한 위기 대응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우울증의 증상을 감소시키고 재발을 예방하는 치료 과정은 상당한 시간을 두고 이루어지곤 합니다.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에서 주치의를 정하고 한 주치의와 차근차근 치료를 진행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오시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울한 기분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보다 행복한 일상을 위해 더욱 전문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출처 :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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